비츠 X 리뷰 : 훌륭한, 하지만 익숙한

2018.01.07 02:09    작성자: 닥터몰라

작년, 에어팟과 함께 소개된 비츠의 W1칩 삼총사가 있습니다. 파워비츠 와이어리스 3, 솔로 와이어리스 3,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오늘 소개할 비츠 X 입니다. 앞의 두 친구들이 기존에 존재하던 바워비츠, 솔로 등의 후속작이었던 것에 반해서 비츠 X은 W1칩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제품군이고, 이들 중 가격도 가장 저렴하죠. 정확히 말하면 에어팟을 포함해 모든 W1 탑재 이어폰, 헤드폰 중 가장 저렴합니다. 에어팟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용자나 에어팟이 오픈형 이어폰이라 마음에 차지 않았던 분들이라면 비츠 X는 충분히 고려해봄직한 대상일 것입니다. 이런 여러분들을 위해, 닥터몰라에서 음향 전문가 STUDIO51님과 함께 비츠 X를 자세히 뜯어봤습니다.

 

디자인 : 튀지 않아요.

사진 : 비츠 제공

 

요즘 대부분의 제품을 선택할 때, 그 제품의 성능이나 가격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 제품의 디자인입니다. 제품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고, 가격이 합리적이더라도 디자인이 너무 못생겼다면 구매를 다시 고려해보게 되죠. 반대로, 제품의 성능이나 가격과 관계없이 너무 예쁜 디자인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 역시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품 디자인이라는 것은 개인의 취향을 많이 타는 부분이기 때문에 iMola와 Studio 51이 함께 비츠 X의 디자인에 대해 평가해 봤습니다.

 

사진 : 비츠 제공

 

iMola : ‘나 완전 무선 이어폰이야!’라고 외치던 에어팟의 디자인과는 달리 비츠 X의 디자인은 기존의 많은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의 형태에 가깝습니다. 덕분에 비츠 X의 디자인이 확연히 튀지는 않지만, 이것은 많은 경우에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에어팟에 대한 거부감의 많은 부분은 흔치 않고, 티나는 에어팟의 디자인에 기인한 것이니까요.

 

STUDIO51: 에어팟과 같은 코드리스 이어폰의 경우에는 이어폰 만큼이나 케이스의 존재가 중요합니다. 케이스가 없으면 충전도, 연결도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에어팟은 코드리스 이어폰 중에서도 케이스의 크기가 매우 작은편에 속하기 때문에 심하게 거슬리지는 않지만 많은 코드리스 이어폰들은 케이스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휴대하기 어려운편이죠. 불편하지 않다면, 과도기에 있는 코드리스 이어폰보다는 넥밴드형 이어폰이 어찌보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진 : 비츠 제공

 

iMola :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비츠 X는 비츠 솔로나 파워비츠, 스튜디오와는 달리 W1칩과 함께 새로 공개된 제품이고, 비츠가 애플에 인수된 뒤에 완전히 새로 출시된 제품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비츠 X의 디자인 역시 애플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비츠 X의 디자인은 화려하다는 느낌보다는 수수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소재 역시 흔하다고 볼 수 있는 실리콘 재질의 소재를 사용했지만, 제품 전체가 매끄럽게 이어져 있고, 전체적인 마감 역시 훌륭합니다.

 

STUDIO51: 전체적인 디자인은 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나 전체적으로 매트한 느낌의 마감이 이루어져서 흠집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게, 상당히 실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iMola : 비츠 X를 주로 구매할 애플 사용자들에게는 비츠 X의 충전 단자가 라이트닝 단자라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 비츠 제품군들은 여전히 USB-B 형식의 연결 단자를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해 비츠 X의 경우 라이트닝 단자로 충전되어 아이폰 사용자들의 경우 가지고 있는 충전기를 이용해 쉽게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또, 비츠 X의 귀에 꽂는 부분의 끝이 자석으로 처리되어 있어, 음악을 듣지 않을 경우 이 헤드를 서로 붙여 목에 걸어둘 수 있습니다.

 

STUDIO51: 그렇죠 라이트닝은 이미 수년간 그 신뢰성을 입증해왔고, 아이팟 나노 7세대와 같은 매우 얇은 기기에서도 문제없이 사용되어온 매우 작고 우수한 성능의 연결방식이기 때문에 비츠 X에 도입된것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다만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해서인지 파츠가 두개로 분리되어 있는데 그중 한쪽에만 충전단자가 있기 때문에 충전단자를 찾는것이 조금 어렵긴 합니다. 

 

 

iMola : 비츠 X는 블랙, 화이트, 그레이, 블루, 매트 실버, 매트 골드 여섯 가지 색상을 갖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매트 실버, 매트 골드를 제외한 나머지 색상은 출시와 함께 있었던 색상이고 이번에 매트 실버와 매트 골드가 새로 추가되었죠. 매트 실버와 매트 골드는 최근 출시된 아이폰 8 시리즈의 실버, 골드 컬러와 깔맞춤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매치를 보여줍니다. 다만 이런 밝은 색상들은 오래 사용할 경우 때가 탈 수도 있어 이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정리하자면 엄청나게 화려하고 튀는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용자들에겐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애플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애플의 디자인에 만족하는 사용자라면 비츠 X의 디자인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만족스러울 것입니다.

 

사용성 : W1칩과 함께하는 즐거운 경험 

사진 : 애플

 

iMola :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 7에서 이어폰 단자를 제거하면서 음향 감상의 미래로 내세운 이어폰이 있었죠. 바로 에어팟이었습니다. 에어팟은 완전한 코드리스 이어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배터리 성능과 블루투스 연결성을 보여줬습니다.

 

Studio 51 : 저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선이 없는 편함을 위해 찾아 썼다가, 오히려 더 큰 불편함을 느끼고 ‘이래서 이어폰에 선이 있던거구나’ 하면서 다시 유선 이어폰으로 복귀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가장 불편한건 역시 배터리와 연결성이죠. 하지만 에어팟의 경우에는 5시간 연속사용에 케이스 포함 24시간 사용을 보장하기 때문에 일주일 내내 충전없이 출퇴근 시간에 사용이 가능하고, 연결성도 매우 좋기 때문에 저 같은 사람들을 다시 끌어들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두가지 영역은 바로 무선통신 칩셋에 의해 성능이 결정됩니다. W1칩의 초저전력, 높은 연결 안전성 덕분에 이룰 수 있던 쾌거라고 할 수 있죠.

 

 

iMola : 비츠 X 역시 이런 W1칩이 제공하는 기능들에 힘입어 좋은 블루투스 이어폰이 갖춰야할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는데요, 준수한 배터리 지속시간은 물론 훌륭한 연결 안정성 등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최신 iOS나 macOS 등 애플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연결 편의성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비츠 X를 처음 켤 때 주변의 iOS 기기들은 비츠 X를 감지하고 연결할 것인지를 물어봅니다. 굳이 블루투스 설정에 들어가서 페어링을 할 것도 없이 운영체제 단에서 팝업창을 띄우고 여기서 연결 버튼을 한 번 누르기만 하면 연결이 완료됩니다. 이후에는 기기를 켜기만 하면 비츠 X와 연결된 주변의 애플 기기에 알아서 달라붙고, 기기간 전환도 소프트웨어 내에서 클릭 한 번으로 해결됩니다. 이건 에어팟에서 이미 경험했던 것이라 많은 분들에게 익숙할 수도 있겠네요.

 

STUDIO51: 이어폰에서 차음성 부분도 빼 놓을수 없는데요. 오픈형과 커널형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널형 이어폰은 차음성을 높여주지만, 반대로 신체가 만들어내는 노이즈를 증폭합니다. 때문에 발걸음 소리와, 심박 소리가 증폭되어 운동중에 사용하기 상당히 껄끄러운감이 없지않아 있죠. 하지만 일반적인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에는 신체에서 발생하는 노이즈 보다도, 외부에서 들려오는 노이즈의 양이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크기 때문에 커널형이 우월합니다. 

 

iMola : 하지만 에어팟을 사용하다가 비츠 X를 사용해본 입장에서 가장 불편했던 것은 명시적으로 전원을 켜고 꺼 줘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선 이어폰을 사용할 때는 전원을 켜고 끄는 동작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어폰을 리시버의 단자에 꽂는 것이 내가 지금부터 음악을 듣겠다는 선언이자, 전원을 켜는 효과를 줬습니다. 에어팟은 이 동작을 충전케이스에서 에어팟을 꺼내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에어팟은 충전 케이스에서 꺼내어지는 순간 전원이 켜지며, 알아서 연결됩니다. 즉, 사용자는 별도로 전원을 켠다는 인식 없이 음악 듣기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전통적인 블루투스 이어폰에 가까운 비츠 X는 이런 기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용자는 비츠 X를 사용하고 싶을 땐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 전원을 켜 줘야 하고, 더 이상 비츠 X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 전원을 꺼 줘야 합니다. 사실 전원을 켜는 것 자체는 큰 불편함을 유발하지 않지만, 전원을 꺼 줘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불편함을 줬습니다.

 

음악을 듣기 위해 블루투스 이어폰의 전원을 켜는 것은 필수적인 동작이지만 음악을 다 듣고 전원을 끈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동작입니다. 덕분에 저는 비츠 X를 사용하는 동안 전원을 끄지 않고 비츠 X를 방치해버려 정작 음악 감상을 하려고 할 때 배터리가 부족한 경험을 종종 했습니다. 물론 에어팟이 이 세상에 없었다면 이런 점은 단점이 되긴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에어팟이 존재하는 이상 이런 점들은 분명히 전통적인 블루투스 이어폰 진영의 단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비츠 X의 경우 전통적인 전원 옵션과 함께 리시버의 뒷쪽 부분에 탑재된 자석에 센서를 부착해 양 쪽 리시버가 붙어있는 경우 전원을 끄고, 양 쪽 리시버가 떨어져 있는 경우 전원을 켜는 등의 응용도 가능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정리하자면 비츠 X는 에어팟에 들어간 W1칩의 탑재로 높은 전력 효율성과 이로부터 오는 긴 배터리 사용시간을 얻었습니다. 또, 훌륭한 연결 안정성 역시 비츠 X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또, 애플 생태계 내의 유저들에 한정해서 좀 더 쉬운 연결과 기기 간 전환 역시 가능하죠. 하지만 비츠 X는 전통적인 블루투스 이어폰이 갖는 사용성에서의 단점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에어팟이 사용성 면에서 미래지향적인 제품이라면 비츠 X는 전통적인 블루투스 이어폰들이 제공하는 사용성을 다듬는 정도에 그친 부분은 아쉬운 점입니다.

 

음향 : 에어팟보다는 개성있게 

본격적인 측정치를 소개하기 전에, 측정 개요와 측정 환경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비츠X는 블루투스 연결로 동작하는 커널형 이어폰으로, Audio Precision의 블루투스 연결 프로토콜과 이어 시뮬레이터를 사용하여 측정하였습니다. 또 이어폰 헤드폰 측정을 위해서는 소리를 녹음하는 HATS, 녹음한 소리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장치, 측정 시료를 연결시켜주는 장치 등 여러 기기들이 필요합니다. 아래는 이번 측정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한 장비입니다.

 

 

음향 분석기는 Audio Precision(이하 AP) APX 525, AP APX 1701을 사용했고 음향 분석 프로그램으로 AP APX 500 Measurement software Ver. 4.4를 사용했습니다. 마이크로폰으로는 AECM304를 사용했습니다.

 

닥터몰라와 Studio 51에서는 리시버의 품질을 측정하기 위해 여러 항목의 성능을 측정하는데요, 가장 먼저 측정된 기준 레벨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IEC/KS 60268 표준에 의하면 이어폰, 헤드폰은 500Hz에서 94dB 음압을 맞추고 측정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어 시뮬레이터는 94dB에서 사람의 귀의 음향 임피던스를 모의할 수 있게 설계 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대 출력을 제외한 모든 측정은 500Hz에서 94dB를 맞춰서 측정합니다. 아날로그 신호를 받는 유선 이어폰, 헤드폰의 경우에는 500Hz에서 94dB이 나올 때의 전압 값을 기록하고, 이후의 측정 기준전압으로 사용합니다. 이를 특성전압(Characteristic voltage) 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에어팟과 같은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폰의 경우에는 전압으로 표현 가능한 아날로그 신호가 아닌 디지털 신호를 받기 때문에 디지털 신호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모든 측정 항목에서는 아날로그 단위인 V(볼트)가 아닌 dBFS (디지털 신호 크기)로 표기합니다. dBFS는 디지털 신호의 크기를 나타내는 값으로, 가장 큰 음량은 0dBFS입니다. 테스트 신호음은 500Hz 사인파를 사용했습니다. 음향에서 사인파는 가장 기본적인 파형으로, 모든 파형을 사인파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BeatsX에  -17.5dBFS 신호를 입력하였을 때 마이크로폰에서 94dBSPL이 나왔습니다. 최대 출력을 제외한 모든 측정에서 -17.5dBFS를 기준 레벨로 사용합니다.

 

다음은 최대 출력입니다. 간단히 말해 리시버가 내 줄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0dbFS 신호를 입력했을 때 값을 측정합니다.

 

 

비츠 X 의 최대출력은 111dB 수준으로 충분히 높은 출력을 내줍니다. 하지만 장시간 높은 출력으로 음악청취시 영구적인 청력손상의 가능성도 있으니 너무 높지 않은 볼륨으로 사용하시는것을 권장드립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항목은 주파수 응답 부분입니다. 주파수 응답은 어쿠스틱 측정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입니다. 어쿠스틱 측정이란 이어폰, 헤드폰, 스피커와 같이 공기로 방사되는 소리 신호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저 주파수에서부터 고 주파수까지의 소리 크기 변화를 볼 수 있으며 음색을 판단하는 근거로 사용됩니다. 세로축은 소리의 크기(dB, 음압)를 나타내고, 가로축은 소리의 높낮이 (Hz, 주파수)를 나타냅니다. 그래프가 일직선으로 그려지는 것을 "평탄하다" 라고 합니다. 그래프의 솟은 부분을 피크 (peak), 꺼진 부분을 딥 (dip)이라고 합니다. 주파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딥이 있으면 답답한 소리, 피크가 있으면 날카로운 소리로 인식합니다.

 

GENELEC Monitor Setup Guide에서는 20Hz ~ 40Hz는 극 저음, 40Hz ~ 160Hz는 저음, 160Hz ~ 400Hz는 중 저음, 400Hz ~2.5kHz 는 중음, 2.5kHz ~ 5kHz 는 중 고음, 5kHz ~ 10kHz 는 고음, 10kHz ~ 20kHz 는 초 고음으로 분류합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른 기준을 가질 수 있습니다. 본 리뷰에서는 GENELEC Monitor Setup Guide의 기준을 따라 음을 분류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측정치를 보여드리기 전에 각각의 음역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극 저음(20Hz ~ 40Hz)은 일반적으로 성능이 매우 좋은 서브 우퍼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커널형 이어폰도 재생은 가능하나 잘 들리지는 않습니다. 영화관에서 낮게 깔리는 자동차 배기음 소리, 폭탄, 대포의 압력 등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저음 ~ 중 저음(40Hz ~ 400Hz)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저음의 범위입니다. 남성의 목소리 또는 베이스 기타 소리, 킥 드럼 소리가 이에 해당됩니다.

 

중음 ~ 고음(400Hz ~ 10kHz)은 대부분의 많은 소리의 정보가 담겨있는 대역입니다. 바이올린, 플룻, 피아노의 대부분, 사람 목소리의 배음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초 고음(10kHz ~ 20kHz) 은 성능이 매우 좋은 이어폰, 헤드폰, 스피커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드럼의 챙챙 거리는 심벌 소리가 대표적입니다.

 

주파수 응답은 비 보정 데이터와 보정 데이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비 보정 그래프는 측정 장비가 측정한, 어떠한 가공도 거치지 않은 그래프입니다. 보정 그래프는 비 보정 그래프를 적절하게 가공한 값입니다. 사람의 청감 특성과 가장 유사하게 맞춘 것입니다.

 

현재까지 여러 산업표준 보정법이 존재하지만 본 자료에는 산업 표준 보정법 중에 대표적인 DF(Diffuse Field, 잔향실)보정을 사용합니다.

 

먼저 보여드리는 그래프는 비 보정 주파수 응답입니다. 비 보정 측정 데이터는 측정된 신호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RAW 데이터, 즉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입니다.

 

 

이 그래프는 위에서 말씀드린 DF 보정을 거친 그래프로, 이 그래프가 평탄할수록 청감상 평탄한 주파수 특성임을 의미합니다. 비츠 X의 주파수 응답에 대한 평가는 아래와 같습니다.

 

극 저음 ~ 저음 : 완전 밀폐된 커널형 이어폰 특성상 낮은 저음은 충분한 양이 나옵니다. 1kHz기준으로 20Hz의 음압은 12~15dB 이상으로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실내 청취용으로는 부적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음의 증가 시작점이 일반적인 커널형 이어폰보다 더 저주파수에 위치하여(200Hz) 극저음에 비서 중저음이 지나치게 많지는 않습니다. 소음이 많은 환경이나 걷거나 뛰는등 저주파수 노이즈가 생기는 경우에는 저주파수의 음압이 충분히 높아야 자연스러운 청취가 가능합니다 BeatsX의 저음량은 아웃도어용을 감안한다면 충실한 수준의 품질과 음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음 : DF 보정 기준으로 300Hz 부터  1.5kHz 정도까지 평탄한 응답을 보여주나, 3kHz부터 6kHz 사이는 음압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정도가 심각할 정도는 아니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중음이 약간 멀리서 들린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음 : 9kHz와 15kHz 의 피크를 볼때 공진제어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상태는 아닙니다. 실제로도 상당히 고음이 많이 나오며, 사람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거슬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음의 양을 높였기 때문에 고음의 양도 균형을 위해 의도한 응답으로 보이나, 저음이 적은 음원이나, 고음이 강조된 음원에서는 다소 날카로운 소리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역폭 : 20Hz부터 20kHz에 가까울 정도로 넓은 대역폭을 가지고 있습니다. 10kHz 이상의 응답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좌우편차 : 일반적으로 커널형 이어폰은 측정편차와 제품편차가 오픈형 이어폰에 비해서 적습니다. 비츠 X의 경우에는 오히려 고음쪽은 좌우편차가 거의 없을정도로 완벽히 일치하는 반면 저음에서는 1~ 2dB 정도의 편차가 보입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비선형 왜곡입니다. 비선형 왜곡은 리시버의 왜곡 정도를 나타내는데요, 음향기기의 왜곡은 배음(Harmonic)의 형태로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왜곡의 정도는 배음 왜곡을 모두 합친 THD(Total Harmonics Distortion, 총 고조파 왜곡)로 표시합니다. 소음이 없는 무향실 측정이 아닌 조건이기 때문에 신호대 잡음비를 높이기 위해 stepped sine이 아닌 swept sine을 12회 반복 측정하였습니다. 이런 기법을 Synchronous Averaging이라고 하는데, 같은 음을 반복 측정할 경우 일정한 신호음은 계속해서 가산되는 반면, 노이즈는 무작위로 발생되어 계속 줄어드는 현상을 이용해 신호대 잡음비를 올리는 기법입니다.

 

 

측정 결과 모든 주파수에서 1% 미만의 왜곡만을 보여주어, 실제로 가청될만한 왜곡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군 지연(Group Delay)입니다. 이는 시간 지연을 확인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 신호를 보내고 받는 시간의 간격입니다. swept sine파형으로 10회 반복 측정하였습니다. 블루투스와 같이 시간 지연이 발생되는 기기에서만 측정합니다.

 

 

군 지연은 125ms 정도로 에어팟의 140ms 보다 더 낮은 값을 보여줍니다(군 지연은 값이 낮을 수록 더 좋은 항목입니다). 이는 비츠 X는 양 쪽 이어피스가 유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이 둘 사이의 싱크를 맞추기 위해 추가적인 통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마지막으로 측정한 어쿠스틱 특성을 에어팟과 간단히 비교해보았는데요, 에어팟과 비츠 X 는 서로 상이한 응답 특성을 보여줍니다. 비츠 X의 경우에는 커널형 특성상 낮은 저음이 매우 많은 반면, 오픈형인 에어팟은 구조적 한계상 낮은 저음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중음~ 고음의 경우에는 에어팟쪽이 훨씬 더 자연스러운 응답을 보여줍니다. 응답의 기복도 적으며, 더 잘 제어되어 있어서 가청될만한 심각한 피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측정 그래프상 에어팟의 대역폭이 좁아보일 수 있으나, 에어팟의 경우에는 HATS의 모의 귀 를 이용하여 측정하였고, Beats X 의 경우에는 이어 시뮬레이터를 통해 측정하였기 때문에 10kHz 이상의 응답에 관해선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합니다. 전체적인 응답을 보았을때, 에어팟은 실내에서 정확한 음원 청취를 목표로 삼았다면, 비츠 X는 실외의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좀더 개성적인 소리를 목표로 삼지 않았나 싶습니다.

 

총평

 

비츠 X는 애플이 비츠를 인수하고 내놓은 새로운 라인업이자, 지금까지의 비츠 제품들 중 가장 애플 생태계 친화적인 제품입니다. W1 칩이 탑재된 것은 물론, 마이크로 USB 단자가 아닌 애플의 라이트닝 단자를 채택하는 등, 애플 사용자들에게 있어서 기존의 블루투스 이어폰들이 제공해줄 수 없는 여러 편의들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이런 점은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비츠 X의 디자인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 설명은 디자인이 못낫다는 의미라기보단 수수하고 정갈한 디자인이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비츠 X는 전체 제품이 곡선으로 이어져 있으며, 소재의 질감과 훌륭한 만듦새로 사용자에게 어필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기존 비츠 제품들에서 찾아볼 수 있던 화려함을 추구하시는 분들께는 이런 것들이 단점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저는 이런 선택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어폰에서 매우 중요한 착용감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동봉된 다양한 크기의 이어팁들은 다양한 귀에 이어폰이 잘 맞도록 해주고, 이어폰의 무게가 무겁지 않아 착용감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또, 비츠 X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W1 칩을 탑재하여 W1 칩이 제공하는 여러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데요, 가장 먼저 상당히 오래가는 배터리와 블루투스 연결 안정성을 들 수 있겠습니다. iOS와 macOS 등 애플 운영체제와 연동되어 최초 페어링, 기기간의 연결 전환 등이 간편한 것 역시 손에 꼽을 수 있는 장점입니다. 하지만 비츠 X의 경우 충전 케이스에서 꺼내서 귀에 끼는 직관적인 방법으로 청취 준비가 완료되는 에어팟과는 달리 명시적으로 전원을 켜거나 꺼 줘야합니다. 물론 기존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던 분들께는 이 점이 전혀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겠지만, 유선 이어폰을 사용했거나 에어팟을 사용했던 분들께는 청취를 위해 취해야 할 동작이 한 단계 늘어난 것으로 분명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배터리에 대한 걱정을 아예 할 필요가 없는 유선 이어폰이나, 충전 케이스에 넣으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짐 처리가 되는 에어팟과는 달리 비츠 X는 여느 무선 이어폰처럼 사용자가 전원을 끄는 것을 잊는다면 계속해서 배터리를 소모하게 되며, 이는 사용자에게 정작 음악을 듣고싶을 때 배터리가 부족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익숙해지면 해결될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좀 더 많은 고민으로 이 문제를 좀 더 스마트하게 처리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음향 성능 역시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일단 충분히 큰 소리를 내주며, 가청될만한 왜곡이 없는 등 심각한 결격 사유가 없습니다. 응답 특성은 에어팟처럼 평탄한 그래프를 그리지는 못하지만 아웃도어에 적합한 개성적인 소리를 내줍니다. 물론 응답특성의 경우 개인에 따른 선호가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기에 본문의 내용과 자신의 선호를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종합적으로 비츠 X는 에어팟보다 저렴한 가격과 함께 W1 칩이 들어간 블루투스 이어폰으로써 에어팟의 대체제 역할을 훌륭히 해 낼 수 있는데다가 굳이 에어팟과 비교해서 가치를 따지지 않더라도 충분히 훌륭한 블루투스 이어폰입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비츠 X는 에어팟처럼 사용자들의 청취 경험 자체를 바꾸겠다는 원대한 야망을 품고있는 제품은 아니고, 기존의 블루투스 이어폰의 개량판에 가깝습니다. 기존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고 그 경험에 만족하던 사용자들이 아닌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비츠 X는 완전히 새로운, 그리고 마법같은 경험을 제공하진 못할 것입니다.

 

비츠 X를 시작으로 비츠와 애플의 협력이 더 나은,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필자: Jin Hyeop Lee (홈페이지)

생명과학과 컴퓨터 공학의 교차점에서 빛을 발견하고 싶습니다. DrMOLA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조
• 비츠 X 리뷰 : 훌륭한, 하지만 익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