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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다양한 음악 파일 형식을 지원하는 깔끔한 맥용 뮤직 플레이어 'Vox'


   Vox (무료)

다채로운 음악 재생 프로그램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윈도우와 달리 맥용 음악 재생 프로그램은 선택의 폭이 매우 좁고 제한적입니다. 

이유는 여러분도 잘 알시다시피 아이튠즈라는 울타리가 너무 높고 튼튼해 그 안에 있는 사용자가 울타리 바깥쪽을 신경 쓸 필요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애플이 아이튠즈의 역할과 기능이 너무 비대해졌다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해서인지 아이튠즈 성능 향상에 힘을 쏟는 가운데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미니 플레이어' 인터페이스를 선보이는 등 단점과 사용성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 아이튠즈와 대적할 음악 재생 프로그램을 만드느니 차라리 다른 영역에 눈을 돌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아이튠즈의 기능을 확장시켜주는 각종 플러그인이나 곁다리식 보조 프로그램은 판을 치지만 맥용 뮤직 플레이어라고 당당히 부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손을 꼽을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몇 되지 않는 몇몇 뮤직 플레어어도 업데이트가 지연되거나 개발이 중단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Vox 제작사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 개발이 거의 멎다시피 했던 Vox 뮤직 플레이어가 오랜 베타 기간을 청산하고 맥 앱스토어를 통해 정식으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디자인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Vox는 뮤직 플레이어입니다. MP3를 비롯해 FLAC과 AAC, Musepack, Monkey's Audio, OGG, Apple Lossless, AIFF, WAV, IT, MOD, XM 등 상당히 폭넓은 음악 파일 형식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아이튠즈에서 볼 수 있는 앱이나 음원, 동영상을 구매하는 기능도 없고, 그 흔한 팟캐스트나 동영상을 시청하는 기능도 없습니다. 오로지 음악을 듣고 즐기는데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같은 목적을 하는 아이튠즈의 미니 플레이어와 쏙 빼닮은 외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

둘 다 군더더기가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지만, 음원 관리 같은 기능을 본체에 두고 나온 아이튠즈 미니 플레이어 쪽이 비교적 단조로운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반면에 창 하나로 디스플레이와 음악 재생과 관련 기능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Vox는 어딘가 모르게 다소 육중하고 둔탁한 모습입니다. 여기에 어두운 색조를 띄고 있는 앱 디자인도 이런 부분에 한 몫을 거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창 상단에는 현재 재생 중인 앨범의 재킷 이미지와 음악 제목, 아티스트 이름, 음질, 재생 슬라이더가 표시되며 그 밑으로 Vox 자체 재생 목록이나 아이튠즈 보관함에 접근할 수 있는 재생 목록 펼침 버튼과 이전 곡, 멈춤/재생, 다음 곡 같은 음악 재생 관련 버튼, 음량 조절 버튼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

재생 상태바 위에 커서를 놓고 마우스나 트랙패드로 스크롤을 하면 빠른 탐색 기능이 작동하며, 볼륨 버튼 위에서 스크롤을 하면 볼륨 조절을 부드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재생 목록에 앨범 재킷 이미지를 보여주는 기능이라든가, 맥에 연결한 이어폰을 뽑으면 재생 중인 음악이 저절로 중지되는 기능도 갖춰져 있는 등 앱 안팎으로 꽤 섬세하고 세밀한 제작사의 손길이 잘 스며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이런 미니멀한 디자인 창마저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면, 오로지 메뉴 막대를 통해 이전곡 / 재생 및 정지 / 다음곡 같은 재생 관련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그뿐만 아니라 현재 재생 중인 음악 파일 속에 앨범 재킷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독(Dock)에 올려져 있는 스피커 모양의 Vox 아이콘이 아트워크로 대체되며, 트랙이 넘어갈 때마다 알림 배너를 통해 음악 제목과 가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그밖에 맥북이나 애플 키보드의 기능키로도 재생 관련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애플이 시행하고 있는 앱스토어 샌드박싱 정책 때문에 앱 내에 해당 기능을 탑재할 수 없어 시스템 환경설정에 설치할 수 있는 플러그인을 링크를 통해 별도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환경설정 패널 설치 후 평상시엔 Vox를 조종할 수 있으며, 아이튠즈를 켰을 때는 기능키가 아이튠즈와 연동하는 방식입니다. 또 헤드폰(이어폰)에 달린 버튼이나 애플 리모트로 Vox를 조종할 수 있는 옵션에 환경설정 패널 내에서 켜고 끌 수 있습니다. ▼

* 플러그인 사용이 꺼려지시는 분들은 Vox 환경설정에 마련된 키보드 단축키 지정 기능을 이용해 원하시는 단축키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고전적인 방식의 음원 관리 vs 아이튠즈를 통한 음원 관리

음악을 '보관함'이라는 거대한 창고에 한데 쌓아두고 태그(혹은 메타 데이터)로 분류하고 관리하는 아이튠즈의 음원 관리 방식. 그리고 (지금도 PC 사용자들 사이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음악 파일을 폴더별로 저장하고 분류하는 방식. 이 둘 중 어떤 방식이 좋은가 하는 지루하고 퀴퀴한 논쟁이 아이튠즈가 등장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음원이 수천을 넘어 수만곡에 이르면서 후자의 방식에 한계를 느끼신 분들이라면 당연히 아이튠즈 방식을 더 선호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이쪽을 더 선호하구요.) 

Vox는 이 논쟁을 '둘 다' 지원하는 방법으로 풀고 있습니다. 즉, 개별 음악 파일이나 폴더에 기반한 Vox 자체 재생 목록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며, 아이튠즈의 보관함에 저장된 음악이나 재생 목록을 Vox로 불러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파인더(Finder)에서 음악 파일이나 여러 음악 파일을 담고 있는 폴더를 Vox에 끌어넣어 "기존 재생 목록에 추가"하거나, 기존 재생 목록을 삭제하는 동시에 새로운 재생 목록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이런 방법으로 그때그때 본인이 듣고 싶은 음악을 추가하거나, 여러 재생 목록을 만들어 놓고 필요할 때 불러올 수 있습니다. RealPlayer 나 WinAmp가 활개치던 십수 년 전에 너무 당연시되던 방식이죠. 하지만 요즘처럼 태그를 이용한 파일 관리가 보편화된 시대에 사용하기에는 딱히 편리함이나 유용성이 뛰어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

Vox는 아이튠즈의 보관함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때 아이튠즈 보관함에 있는 음악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별도로 생성한 재생 목록까지 같이 가져옵니다. 이때 아이튠즈 보관함을 편집하거나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단순히 음악을 "공급"받는 수준으로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즉, Vox 자체가 제2의 아이튠즈 미니 플레이어가 되는 것입니다. ▼

참고로 말씀드리면, 앞서 키보드 기능을 소개할 때 언급한 앱스토어 샌드박싱 정책 때문에 Vox가 아이튠즈 라이브러리를 바로 불러오지는 못하며, 저장 장치를 읽을 수 있는 '접속 권한'을 먼저 부여해야 합니다. 이때 아이튠즈 보관함이 있는 폴더를 찾을 필요 없이 저장 장치 최상위 폴더에서 바로 "Grant access" 버튼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

부가 기능

Vox 역시 아이튠즈처럼 에어플레이 기능을 이용해 애플TV나 에어포트 익스프레스로 소리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또 음악 재생 프로그램이라면 응당 지원하는 이퀄라이저(10-밴드)가 탑재되어 있어 22개 이상의 이퀄라이저 프리셋 중의 하나를 선택하거나 사용자가 임의로 각 밴드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

그밖에 사용자의 음악 취향을 저장해둔 프로필을 바탕으로 취향에 맞는 곡을 추천하고, 비슷한 취향의 이용자들을 소개시켜 주는 Last.fm 사이트를 지원합니다. ▼

0.99불상당의 앱내결제를 통해 총 3,000개 이상의 인터넷 음악 방송 채널을 청취할 수 있습니다. (한국 가요 관련 채널은 2개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

모순과 다양성

평소 블로그에 앱 소개나 추천 글을 올릴 때 "유용하다", "편리하다", "마음에 든다."라는 수식을 자주 사용하는 편입니다. 여러 앱 중에서 기능이나 유용성이 눈에 띄는 앱을 고르고 골라 올리는 것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반면 이번 Vox 소개 글을 작성할 때는 이런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아이튠즈와 차별화되는 기능이 Vox에 몇몇 탑재되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이튠즈에 비해 더 편리하다거나, 음악 재생 프로그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음질이 특별히 더 뛰어나다고 느끼진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용성은 크게 뛰어나지 못하다 할지라도 다양성이라는 가치에서 보면 이번 Vox 정식 버전 출시는 매우 반가운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아이튠즈 일색인 맥 환경에서 뭔가 색다른 음악 재생 프로그램을 찾으시는 분들, 또 너무 비대해진 아이튠즈에서 음악 재생 기능만 뚝 떼다놓은 것 같은 프로그램을 찾으시는 분들도 분명 계실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이라면 지금 한번 Vox를 사용해 보세요. 맥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내려받으신 후 라디오 기능을 제외한 모든 기능을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다운로드

View in Mac App Store $0.00



링크
Vox 공식 홈페이지
Vox - 애플 키보드 기능키 지원 플러그인 다운로드 페이지
맥용 Win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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