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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라이프

백투더맥 블로그 운영 방향에 관한 공지: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말머리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블로그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라는 글을 올린지 열흘 밖에 되지 않았는데, 앞으로도 변함 없이 블로그 운영을 하게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게 되어 정말 뻘쭘합니다. 은퇴 선언을 번복한 운동선수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요.

네. 블로그 운영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패턴으로 계속합니다. "할 예정이다"가 아니라 "할 겁니다."

일단 제가 좋아하는 것을 힘 닿는 데까지 조금 더 해보기로 했습니다. 살면서 언제 또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것 "맥"에 관련된 블로그를 운영해 보겠습니까. 지금처럼 실시간에 가깝게 소식 전해드리지는 못하겠지만, 그 만큼 더 유용하고 알찬 소식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물론 일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말이죠.

앞으로 해외에서 근무한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습니다. 10월 18일로 출국일이 잡혀 있으며, 얼마나 오래 정착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에 새로 보금자리를 틀 계획입니다. 종종 사진과 함께 소식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국과는 그리 멀리 않은 곳입니다.

열흘 전과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업무 시간 축소와 휴일 조정 요청이 보스(?)로부터 받아드려졌다는 점입니다. 또 일주일 중 며칠은 자택 근무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시간을 100% 블로깅 하는데 쓰지는 않을 것 같고, 연애도 하고, 휴식도 취하고 그러고 싶습니다.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일개 블로그가 닫힌다는 소식에 너무나 많은 분들이 안타까움을 표하셨기 때문입니다. 앞서 올린 공지에 무려 6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린 것을 물론, 트위터, 페이스북, 이메일로도 응원과 격려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일개 블로그가 이런 관심과 사랑을 받다니... 일일이 응답해드리지는 못했지만 하나하나 읽어보며 마음이 정말… 이상해 졌습니다. 한 번도 뵌적이 없는, 사실 완전히 남이나 마찬가지인데 마치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 하시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감수성이라고는 제로인 제가 말이죠. 또 어떻게 보면 해외 소식을 전하는 중계 사이트에 불과한데도 그 필요성에 대해 주목하시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계기는 지금보다 느슨히 블로그를 운영해도 크게 상관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블로그를 운영하기 2년 전에도3년, 4년 전에도 클리앙에서 지금과 같은 패턴으로 소식을 전해 드려왔습니다.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바쁜 시간을 보내던 시절에도 문제가 없었는데, 하물며 더 나은 상황에서 블로그 운영을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맥뉴스라는 URL 주소가 조금 창피해지겠지만, 앞으로는 뉴스보다는 OS X 활용 정보와 앱 소개 같은 포스팅에 더 치중하려 합니다.

공교롭게도 블로그 누적 방문자 수 5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좋은 소식 전해드릴 수 있어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지만, 아직 박수를 받을 만한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또 앞의 공지를 조금 더 신중히 올렸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아무쪼록 방문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하는 요물 블로그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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