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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신형 맥프로 iFixit 분해기 "모듈 방식에 힘입어 부품 교체 및 수리 간편"

OS X 리뷰에 Ars Technica가 있고, 또 맥 하드웨어 리뷰에 AnandTech이 있다면 맥 하드웨어 분해에는 iFixit이 공고한 명성을 다지고 있습니다.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분해기를 족족 올리고 있는 iFixit에서 이번에는 출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2013 신형 맥 프로 분해기를 공개했습니다.

iFixit은 제품 분해와 부품 교체가 점점 어려워지는 애플의 하드웨어 디자인 트렌드가 맥 프로는 비껴간 것 같다며, 지금까지 나왔던 그 어떤 애플 제품보다 분해와 부품 교체가 쉬웠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다른 애플 제품과는 달리 나사를 풀기 위해 전용 드라이버를 준비할 필요 없으며, RAM•SSD 같은 핵심 부품뿐만 아니라 CPU까지 사용자가 임의로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분해기에서 가장 주된 내용을 발췌해 봤습니다.

케이스 분리 후 외부에서 손쉽게 교체 가능할 수 있는 부품

■ RAM

맥 프로의 여러 부품 가운데에서도 교체가 가장 쉬운 부품은 단연 RAM입니다. 드라이버도 필요 없습니다. 그저 케이스 잠금 스위치를 누른 상태에서 커버 케이스를 위로 올려 램 슬롯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iFixit에서 분해한 맥 프로는 4GB 램이 총 4개 탑재된 기본형 사양인데, 4GB 램을 16GB 램으로 교체해 최대 64GB의 램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신형 맥 프로는 내부 공간 활용에 제약이 있다는 점에서 아이맥 같은 데스크톱 제품군보다는 맥북 제품군과 닮은 부분이 더 많아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북 제품군처럼 메인보드에 램이 납땜된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시중에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형태의 ECC 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SSD 교환도 용이한 편

맥 프로 탑재된 삼성제 SSD의 경우 커넥터는 애플 독자 규격이지만, SSD 모듈 자체는 맥북프로와 맥북에어를 통해 먼저 선보인 PCIe 방식의 SSD와 거의 동일한 외형/시리얼 번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더욱 자세한 설명이 없어 맥북 제품군에 탑재되는 SSD와 100% 호환 가능한지는 불분명한데, 최소한 용량 증설의 문은 열려있는 셈입니다. 나사 하나만 풀면 바로 분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 방열팬

맥 프로는 맥 미니에 버금갈 정도로 소음 억제력이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 있습니다. 컴퓨터 소음의 주범이자 다른 워크스테이션급 컴퓨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열팬이 맥 프로에는 단 하나밖에 달려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식 스펙상으로 12 데시벨(dBA)입니다. 맥 프로 하단에서 유입된 공기를 내부 공간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발열판 거쳐 맥 프로 상단으로 배출되는 구조입니다.

맥 프로 내부 깊숙한 곳에 있는 부품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일단 방열팬을 제거해야 합니다.

맥 프로 내부 구조

아래는 맥 프로 내부를 위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놀랍지 않게도 멀티코어 CPU와 듀얼 GPU를 식히기 위한 삼각형 모양의 방열판이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두 개의 GPU 보드가 방열판의 두 면에 붙어 있으며, 나머지 면에는 마치 샌드위치처럼 마더보드(로직보드), 전원공급기, 입축력 단자 보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 도터보드(Daughterboard)

맥 프로 하단에 있는 원형 모양의 도터보드가 GPU 보드 2개와 마더보드, 입출력 단자 보드를 하나로 이어주는 일종의 허브이자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때 마더보드(로직보드)는 도터보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슬롯에 바로 장착되는 반면, GPU 보드와 입출력 단자보드는 PCIe 방식의 케이블로 연결됩니다.

■ 미묘하게 다른 GPU 1/GPU 2 보드

맥 프로 기본형에서부터 고급형에 이르기까지 모든 맥 프로는 GPU를 쌍으로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GPU 보드 생김새가 완벽하게 동일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두 GPU 보드 중 하나는 중국에서 제조한 것이며, 다른 보드는 대만에서 제조한 것이라고 하는데, 대만에서 제조한 보드에만 SSD 슬롯이 달려있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다시 말해, 두 GPU 보드 중 하나는 메인보드의 역할도 일부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 메인보드 및 교체 가능한 CPU

다음은 인텔 제온 CPU가 달려있는 마더보드(로직보드)를 담은 사진입니다.

당초 알려진 대로 CPU는 마더보드에 바로 납땜되어 있지 않고 소켓 방식으로 체결되어 있기 때문에, 차후 CPU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로직보드를 통체로 교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 쿼드코어 사양의 맥 프로 기본형을 구매한 다음 애프터마켓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6~12코어 제온 프로세서로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CPU를 업그레이드할 때 고려해야할 요인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로, 신형 맥 프로에 탑재된 CPU는 아이비브릿지 아키텍처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조만간 소켓 디자인을 달리해 새로 출시할 하스웰-E 프로세서로의 업그레이드는 불가능할 전망입니다. 또 CPU 교체시 애플케어와도 작별을 고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 입출력 단자 보드와 전원공급기

마지막으로 둘러볼 부품은 맥 프로에 숨을 불어넣어주는 전원공급기와 썬더볼트 등 여러 단자가 달려 있어 iFixit이 '단자 보드(Port board)"라고 부르는 부품입니다.

단자 보드(왼쪽)에는 무려 6개나 되는 맥 프로의 썬더복트 2.0 단자를 제어하기 위해 인텔에서 만든 팰컨릿지(Falcon Ridge, DSL5520) 칩이 3개나 박혀있으며, Broadcom의 BCM57762  기가비트 이더넷 콘트롤러, Fresco Logic의 FL1100 USB 3.0 호스트 콘트롤러, Parade의 PS8401A HDMI 지터 리피터 등 전반적으로 2013 맥북프로 레티나와 비슷한 구성의 칩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정격 출력이 450W인 전원공급기(오른쪽)는 공간 확보와 소음 억제를 위해서인지 따로 팬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모습입니다.

총평

iFixit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모듈 방식의 부품 배치에 힘입어 내부 공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했으며, 제품을 분해하기 위해 특수한 형태의 드라이버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 CPU, SSD, RAM 등 핵심 부품 교체가 매우 쉽다는 점을 들어 맥 프로의 수리용이성 점수에 10점 만점에 8점을 주었습니다. 맥 미니와 더불어 애플 제품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입니다. (참고로 아이맥과 맥북프로 레티나 모델이 iFixit으로부터 받은 수리용이성 점수는 각각 5점과 1점입니다.) 

그에 반면, 내부 확장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과 일부 커넥터 디자인이 애플 독자 방식이라는 점이 수리용이성 점수를 깎아 먹은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싼 가격 때문에 선뜻 구매하기 어렵다는 점은 변함없지만, 맥 프로를 쓰다가 수리할 일이 생기거나 특정 부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을 때 여러 선택의 길이 열려있다는 점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가격이 부담되는 분은 일단 기본형 모델을 구입한 다음 부품을 하나씩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꽤 괜찮은 전략이 될 것 같습니다.



참조
iFixit - Mac Pro Late 2013 Tear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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