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과 터치 인터페이스의 만남. 그리고 애플의 딜레마

2012. 9. 8. 19:33    작성자: ONE™

아이폰 출시와 함께 촉발된 모바일 기기의 터치 인터페이스 도입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8 출시를 시작으로 데스크탑과 랩탑에도 그 영역을 확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윈도우 8과 동반 출시가 확정된 상당수의 울트라북과 올인원 컴퓨터가 터치 패널을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어 PC 시장에 돌풍이 들어닥칠 예정인 반면, 터치 인터페이스 도입에 다른 어떤 기업보다 열성적이였던 애플은 매직 트랙패드 출시 이후로 너무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용한 행보의 이면으로 하드웨어 터치 인터페이스 기술과 관련된 특허들을 지속적인 취득하고 있고, 또 지금 당장은 필요해 보이지 않는 iOS의 UI 요소들을 OS X에 도입하는 등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터치 인터페이스 도입을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마련해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우연히 아이맥을 마치 아이패드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터치 인식 장치를 중국의 한 업체가 출시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조로 맥스크(Zorro Macsk)이고 아마존에서 $199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제품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아래 제품 소개 영상을 보시면 이해를 빨리 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실 초등학교만 가봐도 비슷한 방식으로 터치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전자 칠판 같은 것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위 제품 자체가 굉장히 획기적이라던가 매력적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제 이목을 사로잡은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마치 OS X의 기본 인터페이스가 터치 인터페이스인 것 마냥 손가락을 이용해 OS X의 여러 기능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런치 패드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삭제하는 것, 미션 컨트롤에서 데스크탑을 변경하거나 새로 생성하는 것, 프로그램의 창을 확대하거나 최소화 시키는 것, 이미지를 두 손가락으로 키우고 줄이는 것 등 ... OS X의 상당 기능들을 아무런 이질감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손가락 만으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터치 인식 장치를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드라이버를 사용자가 설치해 줄 필요도 없고 그냥 USB 단자에 케이블만 꽂으면 아이맥이 바로 터치 디바이스로 탈바꿈합니다. 써드파티 업체가 만든 (다소 허술한) 터치 인식 제품을 써도 이 정도의 수준을 보여주는데 애플이 마음만 먹는다면 과연 어떤 결과물이 탄생할까요?

스티브 잡스는 살아 생전에 맥에 터치 인터페이스가 도입되는 것은 '인체 공학적으로 끔찍한 경험'이 될 것이며 '수많은 테스트 끝에 '한마디로 제대로 되지 않는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팔을 허공에 띄워 세로로 세워져 있는 스크린을 터치해보니 팔의 피로가 너무 심해 장시간 사용이 불가능한데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체 공학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전형적으로 획일화 되어 있는 현재 컴퓨터 디자인이 완전히 바뀌기 전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단정지었습니다. (애플이 멀티 터치 트랙패드에 집중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입니다.) 하지만 최근 터치 인터페이스를 도입하고 있는 PC 업체들은 랩탑 스크린과 본체를 분리하는 디자인을 사용하거나 데스크탑의 스크린이 극단적으로 기울어지는 디자인을 채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위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OS X에서 분리된 운영체제 iOS, 그 iOS의 상당 부분이 OS X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을 말하는 'Back to the Mac' 프레이즈. 지금까지 'Back to the Mac'은 주로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제 점차 그 영영을 하드웨어쪽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그 스타트를 끊었고, 머지 않아 터치 인터페이스가 그 뒤를 이을 것이라 개인적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터치 패널이 맥에 도입되면 맥의 디자인은 더 이상 '전형적인 현재 컴퓨터 디자인'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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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샹스

    신기한 제품이네요.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윈도우8이 설치된 랩탑은 죄다 터치 기반으로 나옵니다.

    그런 제품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보니, 맥북이나 아이맥 같은 제품도 터치패널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실제로 그걸 구현해주는 녀석이 나오다니 신기하네요;;
    뭐 된다고는 해도 아이맥 스크린을 손가락으로 저렇게 해대면 지저분할거 같아서 전 안쓸거 같지만요 ㅎㅎ

    애플이 터치까지 구현된 맥을 내주면.. 정말 대박일거 같습니다. 특히 이번에 나올거로 추정되는 아이맥에서 해버린다면....

  2. 지문 자국.. 그것은 터치 디바이스의 숙명이죠 ㅠ.ㅠ
    아직까지 논쟁이 활발한 부분인데, 스티브 잡스는 기존 PC 시장이 죽고 '포스트PC'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PC의 정의 안에 아이맥도 사실상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PC들과 같이 전사하지 않으려면 아이맥 마져도 어떤 혁신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꼭 터치 인터페이스일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가장 가능성 높은 것중에 하나인 것은 확실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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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우비

    저는 개인적으로는 터치 인터페이스보다는 음성 인터페이스를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해 손을 올리는 것보다는 말하는 게 더 편할 것 같아서요... 그치만 사실 지금 탑재되어 있는 음성인식은 반쪽짜리잖아요. 시리의 다음 행선지가 오에스텐이지 않을까요?

  4.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새 기능을 도입할 때 모든 기기에 한 번에 적용하지 않고 단계별로 도입하는 애플의 최근 행보를 보면 시리도 아이폰 4s -> 뉴 아이패드 -> (뉴) 맥 이렇게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 같습니다.

    단, OS X과 iOS가 예전에 비해 활용성이 많이 겹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운영체제의 복잡성이나 기능성이 큰 차이가 있어 iOS에 시리를 구현하는 것 보다 OS X에서 시리를 구현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설프게 iOS의 시리를 그대로 도입하기 보다 OS X에 최적화된 모습을 갖출 때 까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 개발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아이언맨의 자비스 수준까지는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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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r

    사실 저건 잡스의 말이 아직까지는 맞다고 봅니다.

    사실 데스크탑에서 손으로 화면을 터치하고 제스쳐 취하고 하는것 자체가...

    잠깐잠깐 할 수는 있어도.. 장시간 하게 되면.. 금방 팔이 피곤해집니다.

    아직은 데탑에서의 터치 인터페이스는 아닌듯.

  6. 말씀대로 데스크탑 디자인의 아무런 변경없이 맥에 터치 패널만 집어 넣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터치 인터페이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맥의 물리적인 디자인도 필수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적은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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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ckal

    아이맥이 지금 정면각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말씀들 하시지만
    신티크 같이 눕힐 수 있는 각도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겠지요.
    문제는 단가일뿐, 이제 거의 발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군요.
    와콤은 이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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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

    본문중에서...
    스티브 잡스는 살아 생전에 맥에 터치 인터페이스가 도입되는 것은
    '인체 공학적으로 끔찍한 경험' 이 될 것이며 , 수많은 테스트 끝에
    '한마디로 제대로 되지 않는다.' 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패드 사용자로서...정확한 안목이라 생각합니다.
    아이패드에 키보드 다는 것 만큼이나 어리석은 생각 같아요.
    맥에 터치 인터페이스 적용하기보다
    아이패드 크기를 좀 더 키우는 게 낫지않나...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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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ookism

    제스쳐 들을 보니까 왠지 트랙패드의 제스쳐를 그대로 사용하는 듯 하네요.
    실제로 트랙패드를 사용해 보시면 윈도우의 클릭, 드래그 앤 드롭 보다는 화면상에서 이루어지는 제스쳐와 비슷한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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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eem

    안녕하세요, 맥을 미디어아트 도구로 사용하는 유저입니다.
    이번에 맥북을 외부 모니터와 연결해. 외부모니터에 터치패널을 씌워서
    사람들이 터치로 그리면 조명들이 반짝이는 효과를 만들려고합니다.

    맥북 2014, 또는 맥북 2010과 호환되는 터치패널을 알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