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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맥용 이미지 오거나이저 'Pixave' 한국인 개발자 인터뷰

맥 앱 개발자 '김영호'님과의 인터뷰를 대화 형식으로 풀어봤습니다. 

Pixa, Ember 등 여러 기라성 같은 앱으로 경쟁이 치열한 '이미지 오거나이저' 카테고리에 'Pixave'라는 앱으로 도전장을 내민 장본인입니다. 앱이 출시된지 이제 막 두 달이 지난 시점인데 탄탄한 완성도와 깔끔한 디자인, 또 이를 뒷받침해주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선보이며 최근 맥 앱스토어에서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앱 개발로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실 텐데 앱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1인 개발자, 특히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맥 앱 개발자로서의 이야기를 아주 상세히 들려주셨습니다. 이미지 오거나이저 앱에 관심이 많은 맥 유저 뿐만 아니라 맥 앱 개발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 분들에게도 흥미롭고 유익한 볼거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터뷰는 총 20개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으로 이뤄졌습니다.

들어가며

Q (1/20)
인터뷰 요청에 응해줘서 고맙습니다. 우선 블로그 방문자들에게 본인소개 부탁합니다.

A
제 이름은 김영호이며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진지 오래된 올드맥 사용자입니다. 그간 백투더맥 블로그를 통해 유용한 정보들을 그냥 보기만 하던 영양가 없는 구독자이기도 하구요^^

Q (2/20)
하하. 그럼 앱 개발 전선에 뛰어들기 전에는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셨습니까?

A
저는 운좋게도 처음부터 맥을 사용했고 올해까지 약 27년 정도 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맥을 접하게된 것 자체가 우연이기는 했지만 저는 주위에서 모두 PC를 사용하던 탓에 다른 컴퓨터를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맥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모든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80년대 말, 90년대 초에는 맥 리소스를 구하기가 아주 어려웠기 때문에 실제 맥을 사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더구나 저는 전산학같은 컴퓨터 관련 전공이 아니다보니 더더욱 할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서 맥을 팔아서 제가 원하던 Falcon 게임을 할 수 있는 PC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습니다. 근데 주위에 맥을 아는 사람이 없다보니 팔기도 어려운 상태가 지속 되었고 그냥 집에 방치를 하면서 마우스로 손목 운동만 열심히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너무 심심해서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지금까지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습니다. 운이 따랐는지 대학 졸업 후 가지게 된 첫 직장도 국내에서는 정말 찾아보기 어려웠던 매킨토시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곳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운좋게 매킨토시 소프트웨어를 만들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Q (3/20)
그럼 그동안 한 우물만 파신 셈이군요. 최근에 'Pixave'라는 맥용 앱을 제작하셨는데 동기가 궁금합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A
직장 일과는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맥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게 된 계기는 2000년 초반에 참석한 WWDC 덕분이였습니다. WWDC 시작을 알리는 스티브 잡스 키노트에서 조그마한 아이디어를 얻었고 귀국하자마자 조그마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미국에서 판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그 소프트웨어가 운 좋게 많이 알려졌고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하게되었습니다. 특히 그냥 책상에서 앉아서 뭔가를 하는 수준으로 끝나지않고 난생 처음으로 혼자서 마케팅, 고객들의 피드백 대응, 이에 따른 또 다른 반응 등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분야의 실질적인 경험을 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 시장의 특성을 직접 몸으로 느끼게 되면서 앞으로 제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Pixave에 관하여

Q (4/20)
최근에 개발하신 'Pixave'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여쭈어 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을 위해 나온 앱인가요?

A
Pixave는 '이미지 오거나이저(Image Organizer)'입니다.

마치 파인더에서 폴더를 관리하는 것처럼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컬렉션'이라는 단위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이미지를 보다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맥용 사진 앱처럼 별도의 라이브러리에 폴더와 스마트 컬렉션 구조로 이미지를 저장하게 되죠. 당연히 라이브러리를 여러 개 생성하거나 관리할 수 있으며, 데본씽크처럼 이미지 원본은 외부에 저장한 채 가상본만 라이브러리에 저장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라이브러리에 저장한 이미지는 한 번의 드래그앤 드랍으로 다른 외부 애플리케이션에 쉽게 붙여넣을 수 있습니다.

또 Open GL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쾌적한 이미지 뷰어와 PDF 뷰어, 움직이는 GIF을 위한 Animated GIF 뷰어, 멀티 프레임 구조로 되어 있는 이미지를 위한 멀티 프레임 이미지 뷰어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Pixave Mini라고 해서 아이튠즈 미니 플레이어처럼 OS X 상에서 언제 어디서든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가지고 있습니다. 메인 앱을 띄우지 않고도 라이브러리로 좀 더 빠르고 편하게 이미지를 임포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죠. OS X처럼 사용자가 선택한 영역 및 윈도우, 풀스크린 캡쳐 및 웹페이지 전체를 캡쳐할 수 있는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Pixave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컬러(Colors)'입니다.

이미지에 사용된 색상을 분석하여 오로지 색상만으로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인데요. 제가 오랜 시간 투자한 엔진을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하나의 이미지 내에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컬러를 특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해서 컬러만으로 이미지를 관리∙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아직은 인터페이스가 난해한 편이라 활용도가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추후에 있을 메이저 업데이트에서는 사용자 기억에 의존하는 방식을 탈피해 보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또 최근 많은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태그 외에도 IPTC, EXIF등 이미지에 관련된 추가적인 메타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Q (5/20)
이미지 오거나이저 카테고리는 이미 다양한 앱이 나와서 경쟁이 매우 치열한데, Pixa 또는 Ember 같은 대형 제작사에서 만든 앱과 비교해 Pixave 만의 특징과 장점을 짚어주시겠습니까?

A
언급하신 Pixa, Ember, Sparkbox 등은 모두 좋은 소프트웨어들이며 저도 개인적으로 모두 오랫동안 사용했던 소프트웨어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소프트웨어들은 모두 특장점이 다 있었고 제공되는 기능도 훌륭했습니다. 특히 이미지 및 비디오를 관리하는 애셋 매니지먼트 소프트웨어 시장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었고 저작툴을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기본적으로 늘 관심을 갖는 시장이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자기의 노력을 많이 들이면서 관리를 해야하는 차원에서 봤을 때 지불하는 비용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습니다. 지불하는 비용에 걸맞지 않은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언제까지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죠. 그래서 좀 더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안정성, 속도 등을 제공하면서 미국 대학생 수준에서 부담없이 지불할 수 있는 비용 수준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이 시장에서 경쟁할만 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문제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사용자들이 눈을 돌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무언가는 다른 핵심적인 기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였습니다. 저는 그 부분을 관리하는 미디어들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처음부터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 답을 찾는데 오래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그 답은 애플과 삼성의 차이에서 얻게되었습니다.

모두들 잘 아시다시피 하드웨어 스펙으로 보면 삼성 제품의 하드웨어가 압도적으로 우수합니다. 물론 최근 편차가 줄긴했지만 여전히 삼성의 하드웨어가 우수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전세계 많은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사랑하는 이유는 예쁘고 좀 더 편리하다는 단순한 논리입니다. 그런데 이 단순한 논리 뒤에는 무서울 만큼의 놀라운 디테일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저는 바로 이런 부분에 차이를 주어 사용자에게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전반적인 기능들을 다른 프로그램과 거의 비슷하지만 한번의 마우스 클릭, 단축키 사용 등 몇 번의 조작에서 얻을 수 있는 차이는 사용자에게 적지 않은 경험을 제공하며, 이를 좀 더 아름답게 관리하는 방식이라면 더더욱 좋아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요소들을 어떻게 찾고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존재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소프트웨어들을 사용하다 보면 특정 이미지같은 경우 화면에 올바르게 표시가 안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최근 많이 사용하는 SVG 파일 같은 경우 이러한 문제점를 만나기 쉬습니다. 기술적인 난이도 부분을 고려하면 이해는 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절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죠. 그런데 기술적인 이유를 핑계로, 또 버그로 치부하고 이를 해결하지 않는 행태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최대한의 조사를 하였고 이를 해결해주는 수준에서 시작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하나의 이미지를 보여줄 때도 많은 부분들을 신경쓰게 되었고 에러가 표시되는 과정도 좀 더 아름답게 표시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애플에서 제공하는 Preview는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거의 열지 못하는 이미지 포맷이 없을 정도로 호환성이나 기능은 압도적입니다. 오히려 사용자가 모르는 기능들이 더 많은 편입니다. 바로 이런게 애플의 디테일이고 사용자들에게 작은 감동을 주는 부분입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자면 ICNS, TIFF, Animated GIF같은 이미지들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이미지들은 표면상에 보이는 이미지외에 내부적으로 감쳐줘 있는 이미지들이 존재하는 포맷들입니다. 모든 사용자는 아니겠지만 간혹 이런 이미지들을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전세계 어디에서나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소프트웨어들은 모두 이런 부분들을 외면하고 표면적인 부분들만 보여주는데 주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Pixave는 바로 이런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공략을 했고 하나의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있어서 최대한의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해서 만족감을 들 수 있게 주력을 했습니다.

아울러 유저 인터페이스를 통해 관리하는 이미지들이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시각적인 차이 부분들에 대해 차이를 주면서 관리의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나름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저는 소프트웨어의 디테일의 차이를 통해 특징과 장점을 부각할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부분들이 기존 소프트웨어들과의 차이점 및 장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Q (6/20)
가격과 디테일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다는 말씀이군요. 그럼 앱 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A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항상 어려운 일들이 존재하며 어느 시점에서는 해결을 하게됩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고민을 하는 당시만 어렵지 그 과정이 지나가면 대단한 만족감이 들기 마련입니다. 즉,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나 고민을 하는 부분은 고민이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해를 도모하고자 실질적인 예를 몇가지 들어볼까 합니다.

위 그림은 관리하는 이미지를 데스크탑 픽쳐로 지정하는 인터페이스의 프로토타입입니다.

제가 이 기능을 고려할 때 기본적인 생각은 데스크탑 픽쳐를 지정하는 인터페이스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 뿐이였습니다. 오직 아름답고 예쁘게 만들고 싶다는 단순 논리에 빠져 위 그림과 같은 인터페이스를 만드는데 집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인터페이스를 구현하고 나서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인터페이스는 나쁘지 않은데 과연 적절한가라는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를 만드는 저에게서도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사용자들에게 또 다른 재미가 아닌 불편함으로 다가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 인터페이스를 전면 포기하고 아래 그림처럼 정리를 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직관적인 측면에서 훨씬 뛰어나 보였습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관리하는 이미지에 태그를 지정하는 인터페이스입니다.

당연히 목적은 사용자가 손쉽게 태그를 지정하기 위함이였고 편리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위함이였습니다.

그러나 구현을 하다보면 위 그림처럼 그다지 편리하지 않을 것 같은 인터페이스로 종종 구현됩니다. 그래서 이를 수정 작업을 거듭해봅니다.

마음에 들때까지…

위 그림들처럼 마음에 들때까지 계속 수정을 하다보면 기술적 및 인터페이스적인 측면에서 실제 향상이 오게되며 조만간 종착역이 다가온다는 신의 계시를 받게됩니다. 그래서 나오게 된 게 아래 그림과 같은 최종 인터페이스였습니다.

부실한 예이긴 하지만 제일 어려운 부분들은 이러한 고민을 할때입니다. 항상 그렇지만 개발을 어찌 한다고 해도 이를 표현하는 게 그다지 녹녹치는 않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너무나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카피캣”을 추구하는 저에게 있어서는 이를 잘 베껴내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제일 부담스럽고 고민이 되는 부분이였으며 이런 고민이 있을때마다 잘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들을 즐겨 사용했던 경험들에서 해답을 찾아왔던 것 같습니다.

미천한 경험을 가진 저같은 경우도 이런 고민을 하는데 애플에서는 도대체 어느 수준의 고민을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 정말 갑갑해집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들을 하나씩 해결할 때마다 애플 제품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어 마지막에 고통보다는 얻는 즐거움에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들의 반응과 앞으로의 계획

Q (7/20)
앱이 출시된 지 두 달가량 되었는데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사용자들의 피드백은 개발자를 춤추게 하기도 하고 상처를 입히기도 하는데 말이죠?

A
사용자들의 반응 및 피드백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Mac App Store Rating은 별 4개 정도 되는 수준입니다. 피드백은 정말 날카롭고 제가 개발을 하는데 있어서 살이되고 뼈가 되는 내용들로 넘쳐나는 실정입니다. 대부분 기능 요구 및 버그 리포트들인데 제가 생각하지도 못한 버그들을 정말 리포트를 잘 해주시기 때문에 저는 가만히 앉아서 그 버그들만 수정하면 되는 아주 편한 상황입니다.

이외 트위터를 통해 현재 개발되고 있는 내용들을 자주 고객들에게 전해드리면서 사용자 요구에 대한 부분들을 열심히 충족을 해드리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메일 및 트위터를 거의 실시간 수준에서 지원을 하는 덕분에 개인적인 좋은 평가를 자주 받게되면서 예전에는 실망하셨던 사용자들이 이제는 좋은 평가를 해주시고 있는 기적같은 일들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아래와 같은 메일을 받았습니다.

“I just wanted to write and say thanks for the recent updates. I edited my app store review, which you should see in a few days (sometimes it takes a while for reviews to come through iTunes Connect).

Keep up the great work, it’s very helpful and appreciated.”

이 이메일을 보냈던 분은 Pixave가 처음 출시됐을 때 그다지 좋은 평가를 주지 않은 분이였습니다. 그런데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다보니 이런 메일을 보내주셨고 실제 앱스토어 리뷰를 멋지게 수정해주셨습니다. 이 내용을 트윗을 통해 다른 고객들에게 알려줬더니 그 분들의 반응들도 마치 자기 일처럼 좋아해주셔서 굉장한 보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상처보다는 너무 좋은 말을 듣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더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게 되며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소프트웨어로 보답을 하겠다는 일념이 더 강해지는 듯 합니다.

Q (8/20)
너무 겸손한 것 아닌지 (웃음) 그럼 앞으로 앱의 어떤 부분을 더 보강하실 예정인지요?

A
Pixave를 사람과 비교한다면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한 조그마한 꼬마입니다. 앞으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더 노력을 해야하는 상황이지요. 현재 평균 25일 간격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실정인데 제가 후발 주자이다보니 매번 업데이트들에 들어가는 기능들이 적지 않은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기초적인 기능들이라 내세울만한 것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만간 기초적인 기능들에 업데이트가 끝나게 되고 첫번째 메이저 업데이트를 하게 될 예정입니다. 첫번째 메이저 업데이트의 최우선 기능은 iCloud Drive같은 서비스를 이용한 씽크 기능입니다. 이 기능은 추후 발표될 iPhone, iPad 버전들과 함께 동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하는 초석의 가까운 기능이라 이에 대한 지원을 최우선적으로 서두를 예정입니다. 앞으로 나올 1.0.6버전부터는 이미지 뿐만 아니라 MOV, M4V, MP4같은 영상 파일에 대한 지원도 제공될 예정입니다.

맥 앱스토어와 수익에 관하여

Q (9/20)
그럼 좀 더 민감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Pixave 공식 웹사이트는 앱의 기능 소개와 시험판 배포용으로 쓰이고 있고, 판매는 맥 앱스토어로 일원화되어 있더군요. 양쪽에서 앱을 판매하지 않고 전적으로 맥 앱스토어에 의존하고 계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일단 맥 앱스토어는 고객에게 신뢰를 줍니다. 그 정도의 신뢰를 주는 곳을 찾아보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현재 많은 맥 개발 회사들은 맵 앱스토어 및 자체 스토어를 통해 판매를 하고 있는 곳이 많기는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맥 앱 스토어에서 정착을 잘하기를 원했습니다. 이유는 오직 그것 하나 뿐입니다.

주위에 계신 분들도 자체 스토어에서도 판매를 해보라고 권유를 하긴 하지만 모두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고민하는 시간에 좀 더 제품을 제품답게 만들고 맥 앱 스토어를 통해서 시장을 점차적으로 넓혀가고 싶었을 뿐입니다.

Q (10/20)
애플이 ‘맥 앱스토어’를 런칭하면서 강도 높은 심사와 샌드박스 규제로 인해 개발자의 자율성이 위축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개발자로서의 영호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애플이 처음 샌드박스라는 정책을 발표했을 때 적지않은 당황을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적응을 하면 되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불평, 불만이 나왔던 이유는 기존의 방식들이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애플 샌드박스 정책은 나름 합리적이며 이 안에서 해결하기 힘든 문제는 거의 없다고 보여집니다. 기존 방식과 비교해 유연성은 떨어지지만 샌드박스라는 하나의 명제를 놓고 보면 이 내부에서 못하는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견해차가 있을 수 있긴 하겠지만 제가 경험한 샌드박스는 기존 오래된 관습 방식의 프로그래밍 방식을 버릴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되고 제한적인 환경에서 프로그래밍은 또 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에 설계적인 측면에서 이를 고찰하면 오히려 개발자가 얻을 수 있는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iOS의 발전에 따라 Extension같은 새로운 방법들이 제시되기 때문에 애플의 표준을 잘 지키면 다른 애플리케이션 연동같은 부분들이 개발자들은 유연하고 사용자는 편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처음에는 약간 더디었지만 지금은 상당히 발전된 상태라서 더이상 샌드박스가 단점이 되지는 않습니다. 개발자들이 인터페이스적인 측면들을 좀 더 신경써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샌드박스가 앱을 개발하고 개선하는 데 핑곗거리가 되는 시절은 지났습니다.

Q (11/20)
좋습니다. 그럼 정말 민감한 질문 나갑니다. 앱 출시 후 어느정도의 수익을 내셨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A
제가 처음에 세운 목표는 미화 30만불입니다. 당연히 맥버전만으로 이를 이루기는 쉽지 않겠죠. 일단 첫달 매출 규모로 봤을 때 제가 세운 계획이 허상은 아닐 듯 싶습니다. 하지만 늘 현재와 같은 매출이 유지되는 게 아니기에 앞서 구체적으로 세웠던 여러 계획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실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맥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Q (12/20)
구상 중이신 계획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A
이제 맥과 iOS 플랫폼을 따로 때 놓고 이야기 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원래 맥 버전과 iOS 버전을 동시에 개발을 하고 있었는데, 플랫폼에 차이에 따라 기능상의 분류 작업이 쉽지 않았고 이제 1.0 버전이라는 차원에서 봤을 때 본체에 가까운 맥 버전의 안정성이 최우선이 되어 일차적으로 iOS 버전 개발을 중단하고 연기를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iCloud Drive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이 마무리되면 빠른 시일내에 iOS 버전이 나올 예정입니다.

Q (13/20)
그렇군요. 그럼 본인이 들인 수고와 노력을 감안했을 때 지금까지의 수익에 대해 만족하시는지요?

A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들인 노력에 비해 오히려 과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14/20)
앱이 맥 앱스토어에 처음 올라왔을 때 스토어 정문에 특집(Featured) 앱으로 다뤄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앱을 제출한 다음에 애플 직원에게 귀뜸 받으셨는지요? 그동안 애플 추천 앱이 어떻게 선정되는지 궁금했었는데 속 시원히 말씀해주시죠.

A
매우 민감한 내용이라 자세히 밝히긴 어렵습니다. 사실 저도 이런 일이 저에게 벌어질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일부분이라는 점에 먼저 양해의 말씀을 전합니다.

앱을 등록한 후 연락이 왔습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특집 앱으로 다뤄질 것 같으니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준비하라는 귀뜸을 받았습니다. 선정 과정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애플이 추구하는 그 무언가에 살짝 부합되지 않았나 하고 상상만 해볼뿐입니다. 그냥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개발자로서의 맥 사용 환경

Q (15/20)
맥 블로그 운영자로서 궁금한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현재 어떤 하드웨어를 쓰고 계신지요?

A
현재 비-레티나 아이맥 27인치 모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간혹 왜 레티나 장비를 가지고 개발을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있는데 맥 버전을 개발하는데 있어 레티나는 상당히 불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간혹 레티나용 이미지를 만들어서 적용을 하고 스케일 다운이 된 이미지의 퀄러티가 비 레티나 맥에서는 보기가 안좋은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이미지 리소스는 비 레티나에서 제작해서 레티나용으로 컨버팅을 하는게 이러한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되어 아직까지는 비 레티나 장비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폰트 문제는 상당히 심각한 편이라 레티나에 맞춰 무언가를 했을 때 비 레티나에서는 정상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OS X 엘 캐피탠이 나오면 이 문제가 많이 사라지긴 하겠지만 일단 이런 부분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좋은 디테일을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대신 조그마한 모니터를 옆에 붙여서 HiDPI를 사용해 레티나 테스트를 해서 레티나 대응을 하고 있고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간혹 레티나 특성 때문에 생기는 문제점들이 있긴 하지만 이제는 대충 이에 대한 대응 방법을 찾아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Q (16/20)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필요성은 못느끼시는지?

A
현재 시점에서는 업그레이드 필요성은 못 느끼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맥은 지금 쓰는 맥이라는 생각이 많거든요^^ 다만 추후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테스트를 위해 맥북프로를 테스트 장비로 구입할 계획은 가지고 있습니다.

Q (17/20)
평소에 주로 어떤 맥 앱을 쓰시는지요? 사용 빈도가 높은 앱을 10개정도만 뽑아주세요.

A
직업이 이렇다보니 맥을 정말 즐겁게 사용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다만 가족을 위해 사용하던 소프트웨어들이 대부분이고 유틸리티들은 일을 하는데 사용하는 경우가 다반사라 그다지 소개해 드릴만한 앱은 없습니다. 그래도 소개를 해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Photos & iMovie
∙ iTunes & iBooks
1Password
Sketch 3
LaunchBar
Color Snapper 2
Fantastical 2
iStat Menus
MindNode
Notability
Tweetbot

마무리

Q (18/20)
인터뷰가 길어졌는데 슬슬 마무리지어 볼까요? 1인 개발자로서 어려움이 많은 텐데 현재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드신지요?

A
사실 별로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저도 나름 조직 생활을 오래 한 편인데 조직에서 일하는 것보다 개인으로 일을 하니 결정 사항같은 부분들이 있을 때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서 오히려 편합니다. 다만 가끔 조직의 힘이 필요한 경우가 아쉽긴 하지만 혼자 일을 하다보니 이런 부분들을 점점 생각하지 않게되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되니 마음은 편합니다. 스트레스도 적은 편이구요. 다만 고민이 생겼을 때 의논할 사람이 없다보니 이런 부분이 가끔 아쉽긴 합니다.

그밖에 전문 디자이너가 아닌 상태에서 스스로 디자인 부분을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또 하나의 어렵다면 어려운 점이기도 합니다만, 이번 기회에 배운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니 그 자체도 신세계라서 어려움보다 재미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다 어렵다 보니 정신이 혼미해져서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Q (19/20)
그럼 팀원을 추가로 영입한다거나 개발 규모를 키워 하나의 어엿한 제작사로 발돋움할 계획이 있으신지요?

A
기본적인 목표를 달성하면 소수 정예의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노리는 시장도 있고 이에 합당한 아이디어도 어느 정도 준비는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걸음마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이런 거창한 계획은 나중으로 미루고 기본적인 목표 달성에 주력을 할 것입니다.

Q (20/20)
일단은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말씀이시군요.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의 대화가 맥 유저들이 앱 개발과 맥 앱스토어 생태계를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물론 맥 블로그를 운영하는 제게도 많은 귀감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승승장구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맥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조언 있으면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A
학창 시절에 어디에 사용되는지도 모르고 행렬, 벡터, 미분, 적분같은 난이도 있는 과정을 배웁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학에 오면 이런 과정들은 쓸모가 없다고 판단해 버리고 더이상 만나기가 힘든 상황으로 가버립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생활속에서 이러한 것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지를 못해서 안타깝게도 힘들게 배운 것들을 외면하게 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은 어떻게 하겠지만 결과가 예측이 안되는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맥 또는 아이폰 플랫폼에서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자 하신다면 사용자로서 많은 경험을 가지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개발은 어찌어찌 하다보면 됩니다. 다만 문제에 봉착했을 때 답을 찾지못해 스펙 운운하면서 현실을 피해가는 것 보다 사용자 경험을 통해 개발의 의미를 찾고 그렇게 만들어진 소프트웨어가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처음부터 “대박”이라는 허구를 가지고 시작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소위 말해서 “대박” 칭호를 받은 소프트웨어들을 보면 정말 암울하고 힘든 시절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대박”이라는 것은 없는거죠. Pixelmator, Sketch 같은 킬러 앱들을 보게되면 초기에 정말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이겨내야지만 점차적으로 길이 열릴 것입니다. 조금 해서 안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될때까지 해본다는 심정으로 인생에 한번쯤은 매달려 볼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얼마전 기술적인 이유로 Pixelmator에 연락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의 리더가 직접 메일을 보내서 Pixelmator가 성장하기 까지의 어려운 점들을 요약해서 이야기해주고 너도 꼭 성공해서 이 시장에서 자주 보자는 이야기까지 들었습니다. 그 메일 하나는 같은 업계의 선배로서 진심어린 충고였으며 저에게 앞으로 힘든 과정들이 있을테니 실망하지 말고 꼭 극복하길 바란다라는 큰 뜻이 담겨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무언가를 얻게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절대 쉬운일이 없으며, 특히 누구를 만족시킨다는게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과정이 필수입니다.

힘들지만 무조건 버텨내고 이겨내시기를 바랍니다.



참조
Pixave 공식 웹사이트
• Image Credits: Flickr, Unsplash, Ap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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