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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기기

아이맥을 들고 다닌다? 아이맥 휴대 가방 'Lavolta Carrying Case Bag'


* 애플 아이맥 소개 페이지 중

사건의 발단은 간단했습니다. 필자는 IYD 관리자 중 유일하게 애플의 맥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지요. 

꽤 오래 맥을 사용하기도 했고, 모든 워크플로우나 양식 등이 맥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포맷으로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윈도우 컴퓨터에서는 단순한 수정 작업정도밖에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필자가 맥북이나 맥북 프로 등 애플의 랩탑 컴퓨터 모델을 사용하고 있었다면 이런 문제들이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컴퓨터가 필요하면 들고다니면 되잖아요?

애석하게도 필자는 애플의 27인치 5K 아이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대한 뒤 싱글벙글하며 27인치 아이맥을 구매하던 시점까지만 해도 제가 이런 일을 하고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거든요. 기껏해야 컴퓨터로 게임을 하거나 학교 과제 정도 하는 게 전부일 줄 알았죠. 아시다시피 언급한 작업들은 윈도우 PC에서도 충분히, 아니 더 잘 할 수 있는 일들이기에 데스크탑 맥 컴퓨터를 메인 컴퓨터로 결정하는 데 큰 거리낌이 없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인걸 어쩌겠습니까. 모든 작업을 필자의 자취방에서 처리하는 수밖에요. 자취방에서 긴 기간동안,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야 할 경우 불가피하게 아이맥을 들고 이동합니다. 아, 아직 학생인 관계로 자가용이라는 근사한 이동수단을 가지지 못한 필자는 아이맥을 들고 기차여행을 감행합니다. 혹시 수원-동대구를 다니는 KTX에서 커다란 아이맥 박스를 낑낑거리며 들고다니는 사람을 보신 분이 계시다면 필자를 본 것일 가능성이 꽤 크답니다.

애플 아이맥 제품 사양 페이지 중

사실 아이맥 그 자체의 무게가 엄청나게 무거운 정도는 아닙니다. 

현재의 얇은 디자인 아이맥의 무게는 10kg도 채 되지 않아요. 갓 제대했던 당시의 저는 20kg이 넘는 군장을 메고 산길을 십수킬로미터씩이나 걸어다녔는데 10kg도 안되는 아이맥 하나 필요할 때 못 가져다닐까라는 오만한 생각을 했었더라죠. 하지만 이 생각이 경기도 오산이라는 게 밝혀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박스 자체의 무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을 뿐더러 엄청나게 커다란 사다리꼴 박스를 한손에 들고 운반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죠.

심지어 바로 최근의 동대구-수원 코스에서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박스의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 것이죠. 아래 사진의 녀석은 분명히 손잡이였습니다. 아 물론 이제는 한낱 플라스틱 쪼가리일 뿐이죠. 손잡이로써의 효용성을 잃어버린지 오래니까요. 덕분에 아이맥을 들고 옮기는 것은 더욱 난망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쯤에서 몇몇 독자분들은 제가 어떤 물건을 소개하려고 하는지 감을 잡으셨을 수도 있겠군요. 최근 IYD 페이스북 페이지에 아래와 같은 포스트가 올라왔었지요. 근래 IYD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게시물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맞습니다. 이 포스트를 통해 소개하려고 한 친구는 바로 위에 보이는 '아이맥 휴대 가방'입니다. 

Lavolta Carrying Case Bag for Apple iMac 27-inch가 이 제품의 정식 명칭이군요. 이 제품은 아마존 UK에서 판매중입니다(링크). 판매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제품은...


* Lavolta 아마존 판매 페이지 중

· 애플 아이맥 유저들을 위한 제품이며 수제로 만들어졌습니다.
· 진짜 가죽과 두꺼운 펠트로 만들어졌으며, 아이맥을 보호하기 위해 내부에는 벨벳 처리를 했습니다.
· 아이맥과 함께 따라다니는 애플 키보드, 매직 트랙패드나 매직 마우스를 수납하기 위한 두 개의 주머니가 있습니다.
· 쉽고 빠르게 아이맥을 포장할 수 있습니다.
· 2009년 이후의 모든 아이맥 27인치 모델과 썬더볼트 디스플레이를 수납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는 제품을 꽤나 꼼꼼하게 만든 듯 합니다. 

아이맥을 그대로 감싸는 디자인에 모서리를 가죽으로 처리한 것이나 꽤나 견고해보이는(적어도 아이맥의 원래 박스보다는) 손잡이를 단 것 등도 물론 멋지지만 애플 키보드와 마우스, 트랙패드를 넣을 수 있는 주머니를 넣은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제작자는 아이맥을 사용하는 데 입력기기가 필수적이란 사실은 생각해냈지만 전원 케이블을 수납할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던 모양이네요. 제작자에겐 미안하지만 아이맥에는 내장 배터리가 없답니다. 반대쪽 손에 채찍처럼 전원 케이블을 말고 다녀야겠군요. 벌써부터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이 느껴지네요.

아, 그리고 여러분 모두 macOS 시에라에서 애플페이가 추가된 건 알고 계시죠? 이 제품이 있다면 WWDC2016에 나왔던 이 장면을 실제로 재현해 볼 수도 있겠군요. 아, 물론 실제로 이 장면을 재현하려면 아이브가 살고있다고 알려져 있는 하얀 방에 갇힐 각오를 단단히 하셔야 할 겁니다.


* WWDC 2016 키노트 중 캡처. 전원 케이블이 연결되있는 아이맥과 점원이 표정이 포인트.

이 제품은 재밌는 컨셉을 갖고 있지만 그렇게 유용한 물건은 아닙니다. 실제 아이맥을 사용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맥의 다리 부분은 단단히 고정된 부품이 아닙니다. 저 가방에 넣어서 들고다니면 쉴 새 없이 덜렁거리며 짜증을 유발할 게 뻔합니다. 게다가 이 제품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아이맥을 보호해주지 못합니다. 이 제품에 아이맥을 넣어 들고다니다가 어딘가에 부딪히기라도 한다면... 어휴... 상상도 하기 싫네요.

대신 이 제품은 제품 포장 박스보다 훨씬 간편하게 제품을 포장할 수 있고, 최종 부피 역시 원래의 제품 박스에 비해 작습니다. 아이맥을 운반할 만한 자가용을 가지고 있고, 아이맥을 꽤 자주 옮겨다니실 필요가 있는 분들에게 적합한 제품입니다.


* Lavolta 제품 판매 페이지 중. 이 제품의 가장 적절한 용례. 이 이외의 용도로는 사용하지 마시길...

가장 중요한 가격은 55.49 영국 파운드로 한화로 대략 80,000원 정도입니다. 애플의 입이 벌어지는 악세서리 가격을 자주 봐 왔던 필자에게는 오히려 저렴해 보이는 가격인데요,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제품이 한국으로의 배송 옵션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영국의 배대지를 이용해야 하니 실제 구매 가격은 100,000원가량이 될 듯 합니다. 그 정도 가치가 있느냐고 물어보시면... 글쎄요.

주절주절 길게 글을 썼는데 이 글의 결론은 딱 하나입니다. 일 년에 한 두 번이라도 맥을 옮기셔야 한다구요? 제발 맥북 사세요.



참조
Amazon - Lavolta Carrying Case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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