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용 맥OS 개발자, 애플 스토어 면접 탈락했다?

2016. 9. 6. 06:36    작성자: KudoKun


* 맥월드 2006에서 맥용 인텔 프로세서의 첫 웨이퍼를 들고 온 폴 오텔리니(오른쪽) 인텔 전 CEO와 스티브 잡스(왼쪽) 애플 전 CEO

애플에서 21년을 근무한 베테랑 개발자가 퇴직 후 애플 스토어의 고객 지원 부서인 지니어스 바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에 올라온 3일(현지 시각) 기사에 따르면, 애쉬튼 애플화이트 기자는 최근 2008년 애플에서 퇴직한 JK 샤인버그(JK Scheinberg)를 만났다고 합니다. 54세의 나이에 애플에서 퇴직한 이후에도 심심했던 그는 애플 스토어의 지니어스 바 부문에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때 진행된 단체 면접 참가자들의 평균 나이보다 두 배나 높았음에도 그는 꽤 자신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럴 만도 했습니다. 샤인버그는 2006년 애플이 맥OS(당시 OS X)를 인텔 플랫폼(x86)으로 이주시키는 대형 비밀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베테랑 개발자였으니까요. 우리가 맥을 부트 캠프를 통해 윈도우로 듀얼 부팅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모두 샤인버그 덕분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당시의 이야기는 그의 아내인 킴 샤인버그가 인터넷 게시판 쿼라(Quora)에 남긴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애플의 본사가 있는 서부 해안에서 동부 해안으로 이사를 하고 싶어 한 샤인버그는 이를 위해 좀 더 개인적인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것이 바로 OS X을 인텔 플랫폼으로 이주시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그의 보스인 조 소콜(Joe Sokol)이 진행 상황 확인 차 2001년 12월에 샤인버그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조가) 사무실에 찾아왔을 때, JK는 애플 사무실에 세 대, 그리고 집 사무실에 또 다른 세 대의 PC를 가지고 있었다. 모두 커스텀 빌드 PC를 판매하는 친구에게서 구매한 것이었고(회사 내 아무도 JK가 작업하고 있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정상적인 애플 채널로는 구매할 수 없었다), 모두 맥 OS를 돌리고 있었다.

조는 JK의 사무실에서 JK가 PC에서 “매킨토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화면을 띄우며 맥 OS로 부팅하는 모습을 놀란 얼굴로 쳐다봤다.

그는 잠시 조용히 있더니, “기다려봐요”라고 말하며 밖으로 나갔다.

몇 분 뒤에, 그는 베트랑드 설렛(Bertrand Serlet, 당시 OS X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과 함께 돌아왔다.

그때 JK를 데리러 나와 맥스(한 살짜리 아들)도 와 있는 상태였다. 베트랑드는 PC가 부팅되는 것을 지켜보더니 “(소니) 바이오에 이걸 올리려면 얼마나 걸릴까요?”라고 물었다. “별로 안 걸릴 거예요”라고 JK는 답했고, 베트랑드는 “2주? 아니면 3주?”라고 되물었다.

JK는 답했다. “두 시간이면 돼요.” 길어봤자 셋.

베트랑드는 당장 프라이스(Fry’s, 서부 해안의 유명한 컴퓨터 체인점)로 가서 거기에 있는 가장 비싼 최고급 바이오 노트북을 하나 사 오라고 말했다. 그래서 JK는 나와 맥스를 데리고 가서 한 시간도 안 돼서 하나 사 왔다. 그러고 그 날 저녁 7시 반쯤 되자, 맥 OS가 그 바이오 노트북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스티브 잡스는 소니 회장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무튼, “면접이 끝난 후, (애플 스토어의) 면접관들은 저에게 ‘곧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샤인버그는 이렇게 회상했다고 합니다.

애플화이트는 고연령 취업이 잘 되지 않는 사회를 꼬집는데 이 이야기를 사용했습니다. 샤인버그만큼 지니어스 바에 어울리는 사람도 없는데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그를 채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애플 스토어는 실제로 평균 고용 연령이 매우 낮기로 악명이 높고, 고연령 취업 문제는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미국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필자: KudoKun

이상하게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컴퓨터 공학과 학생입니다. KudoCast의 호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조

You’re How Old? We’ll Be in Touch - The New York Times
How does Apple keep secrets so well? - Qu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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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 Icon
    bluelake

    JK Scheinberg 와 Steve Jobs 가 맥이 구동되는 소니 바이오 노트북을 들고 골프를 치고 있는 소니회장을 만났었지만 바이오에 맥을 올린 제품을 내놓기에는 이미 늦었던 일화는 알고 있습니다만 Scheinberg가 지니어스바에서 조차 일 할 수 없었다는 사실에는 놀랍고도 씁쓸해지는군요.

  2. Blog Icon
    신조

    2009년에 시드니 애플스토어 지니어스바를 가본적이 있는데, 그 당시 50대 여성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었는데...
    저 정도 경력자면 시급 2배로 더 주고 써야될텐데.. 그만큼 일도 더 잘할테니까요..

    근데, 지니어스를 뽑는거라면, 다른 부분도 고려되었을지도 모르니, 무조건 욕할 수도 없겠네요.

  3. Blog Icon
    까소봉

    아래 링크에 자세한 이야기가 나와 있습니다.

    http://www.albireo.net/threads/44053/

  4. Blog Icon
    모노마토

    아니!!!!! 이런!!!

  5. Blog Icon
    K

    동네 애플 스토어에서 흰머리 지긋한 할머니 직원이 비슷한 연배의 어르신 고객님들을 열정적으로 맞이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애플의 세일즈 전략은 다르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은 그렇지도 않은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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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c SE

    정말 공감합니다.

    그리고, 애플 서포트 팀의 지식이 형편없는 이유도 (제 맥의 메일 프로그램 오류들을 몇 달째 못 고쳐서, 새 OS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업데이트 + 맥북 프로 신형 구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에도 문제는 늘어가고 있죠), '지니어스'들이 우스갯거리로 전락해버리는 이유도, 여실히 나와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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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way

    미국도 나이 차별을 하는군요. 워즈니악도 안 받을 기세네요.

    그건 그렇고,
    이런 기사 참 좋습니다. 앞으로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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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무제

    근데 어찌보면 부럽기도 하네요. 저 분도 결국 애플 중역들에게 연락도 안했다는 소리고 전산에도 저분이 완전 삭제된걸 의미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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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룡서생

    한국사람들이 미국이라면, 실리콘벨리라면 나이차별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미국내에서, 실리콘벨리에서 나이차별 얘기는 오래됐습니다.

    좀더 젊게 보이려고 성형수술 한다는 얘기는 흔하고... 페이스북의 주커버그는 아예 대놓고 개발자의 최대역량발휘 시기는 20대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죠.

    실제로 실리콘벨리 유수기업들 직원들 평균연령이 30대입니다. 좀더 심하면 20대 후반...

    외국 나가서 외국인 노동자 노릇하는 것도 점점 쉽지 않은 세상이 되어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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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

    캐나다긴 한데 제가 자주가는 애플스토어 점원 중 하나가 백발 할아버지입니다. 그분한테서 지금 이 맥북 프로를 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