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애지중지하면서 사용하던 맥북을 누군가 훔쳐간다는 것… 맥 사용자라면 절대 겪고 싶지 않은 일 중의 하나입니다.
맥북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개인 정보와 파일이 더 가치 있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국내 맥 커뮤니티에도 맥을 분실했다는 글이 올라와 같은 맥 유저로써 안타까움을 자아낼 때가 있는데, 더러 다시 맥북을 찾았다는 소식이 올라올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도둑의 입장에서 완전 범죄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맥북에도 자동차처럼 블랙박스 카메라를 달 수 있으면 도둑을 잡기 훨씬 수월할 텐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실제로 이런 용도로 개발된 솔루션이 시중에 여러 개 나와 있습니다. 히든(Hidden) 앱도 이 중의 하나입니다. 도난당한 맥북의 페이스타임 카메라를 이용해 도둑(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사진을 찍어 경찰과 원래 주인에게 몰래 전송해주며, 현재 기기의 위치도 구글 지도와 연동해 표시해 줍니다. 매년 구독료를 내고 사용하는 개념인데, 재작년쯤엔가 1년간 무료로 써볼 수 있는 프로모션이 나와 저도 잘 '사용'했습니다...만 맥북을 잃어버린 적이 없어서 실제로 '사용'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1년 구독료는 기기 한 대당 15불입니다.
해외에 '히든'과 관련해된 이색적인 '맥북 도난 스토리'가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에 사는 '돔(Dom)'이라는 맥북 유저가 히든 앱이 설치된 맥북프로를 도난당했습니다. 그런데 맥북이 그 동안 인터넷 연결이 안 됐는지 히든이 한 달동안 묵묵부답이다가 어느 날 돌연 작동하면서 도둑 혹은 장물을 구매한 사람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사진을 전송하고 있다고 합니다.
돔은 도둑을 잡을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으나...
맥북을 찾으러 가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영국에서 5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이란 테헤란에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영국 경찰의 관할 영역 밖인데다... 이란까지 맥북을 찾으러 가는 비용이 더 드는게 자명한 상황에서 돔이 선택한 방법은 자신의 텀블러 블로그에 이 여성의 사진을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닫혀 있습니다.) 혹시라도 이 여성을 아는 사람이 사진을 보면 어떤 식으로든 그녀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이 여성이 도둑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도둑의 친구이거나 단순히 장물이라는 것을 모른 채 돔의 아파트에 실제로 침입한 도둑으로부터 맥북을 구매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젠가를 매우 좋아한다는 사람이라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녀가 망원경으로 먼 곳의 풍경을 바라보듯... 수천, 수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사람들도 페이스타임 카메라에 찍힌 그녀의 사진을 보고 있습니다.
* 4시간 전 - 그녀는 가끔 (스타워즈의) 시스 로드가 된다.
과연 돔은 맥북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이번 포스팅을 통해 도둑에게 한 가지 메시지는 확실히 전하는 것 같습니다.
'까딱 맥북 잘못 훔치면 전세계에 얼굴 다 팔리고 X되는 수가 있다...'
참조
• CNET - Man traces stolen laptop to Iran, blogs photos of new owners
• Hidden - The No.1 Mac anti-theft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