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토어가 있는 일부 나라에서는 마치 '스타벅스' 카드를 이용하는 것처럼 아이튠즈 계정에 금액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아이튠즈 계정에 금액이 없으면 신용카드를 등록하거나 플라스틱 형태의 기프트 카드를 구매한 후 금액을 충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애플이 이번에 '아이튠즈 패스(iTunes Pass)'라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iOS의 '패스북'을 이용해 자신의 아이튠즈 계정에 금액을 바로 충전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iOS 6에서 첫 선을 보인 패스북은 매장 포인트카드나 멤버쉽 카드 등을 등록하여 외출할 때마다 수많은 카드를 챙길 필요가 없게 해주는 전자지갑 앱입니다.
아이튠즈 계정에 돈이 다 떨어졌다? 애플 스토어 직원에게 돈과 아이폰을 내밀고 바코드를 삑! 찍으면 실시간으로 아이튠즈 크레딧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충전한 금액으로 아이튠즈에서 앱, 음악, 동영상, 전자책 등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신용카드를 등록하는 것보다 더 편리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린 아동이나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튠즈 계정에 크레딧을 충전할 수 있는 조금 더 편리한 방법이 생긴 셈입니다. 9to5mac에 의하면 현재 아이튠즈 패스가 지원되는 국가는 일본∙미국∙호주이며, 캐나다∙독일∙영국에서도 곧 시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예전부터 애플이 모바일 상거래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는 소문이 횡횡했는데, '진입했다'는 표현을 하기에는 아주 작은 규모이지만 어쨌든 그 시작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지난해 애플은 아이튠즈에 등록한 이용자 수가 5억7,500만 명이며, 지난 5년간 판매한 아이폰은 3억7,500만 대, 2010년 데뷔 이래 아이패드 판매대수는 1억5,500만 대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즉, 애플이 마음만 먹으면 단번에 6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거대 전자결제 업체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미 시중에는 실내위치정보 기술과 지문인식을 지원하는 '전용 단말기'가 몇천만대나 풀려있고 앞으로 그 수가 점점 늘어날 예정입니다.
애플이 모바일 결재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지만, 아이튠즈 패스를 필두로 앞으로 어떤 모바일 결재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지 기대해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모바일 결재마저도 공인인증서 제도에 심하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에서 과연 기를 펼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참조
• 9to5mac - New iTunes Pass credit refill service now available in United States and several other countries
• WSJ - ‘잠자는 거인’ 애플, 모바일결제사업 성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