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앱/무료

iOS용 인기 광고차단기 '와이퍼(Wiper)'... OS X 사파리용으로 무료 배포

업데이트 11월 11일 : 프로그램의 명칭이 AdblocK에서 와이퍼(Wiper)로 변경되었습니다.
그에 맞게 본문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콘텐츠보다 더 눈에 띄는 광고. 기사와 상관없는 선정적이고 낯 뜨거운 광고. 화면 좌우에 늘어선 각종 배너광고와 기사 군데군데 삽입된 중간광고까지... 요즘 인터넷을 돌아다니면 기사를 보라는 건지 광고를 보라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특히 네이버나 다음을 타고 국내 언론사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어김없이 현란한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죠.

광고 기법도 날로 교묘해져서 어떤 광고는 창 닫기 버튼을 누르려고 하면 슬금슬금 도망가기도 하고, 심지어 닫기 버튼을 제대로 눌렀는데도 광고가 닫히기는커녕 엉뚱한 사이트로 데려가는 일이 빈번합니다. 당연히 콘텐츠에 집중하기 어렵고, 손가락과 커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광고를 닫아야 하는 번거로움에 스트레스는 가중됩니다.

iOS 사파리용 광고차단기 등장

그런데 지난 6월의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애플이 iOS9 버전부터 ‘광고 차단’ 앱을 허용할 거란 소식 말이죠. 엄밀히 얘기하면 iOS에 내장된 사파리 브라우저에 광고 차단 기능이 추가되고, 여기에 외부 개발자들이 광고를 차단할 사이트 주소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즉 애플은 자리만 깔아놓고, 어떤 사이트, 어떤 광고를 차단할 것인지는 외부 개발자에게 일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광고차단기는 데스크톱 운영체제에서는 꽤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이미 적지 않은 PC 사용자들이 광고가 없는 웹 화면에 익숙한 상황이죠. 그런데 애플이 iOS에 도입한 광고 차단 기능은 PC용 광고차단기와 작동원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 uBlock의 광고 차단 제어판

uBlock 혹은 AdBlock 같은 웹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형태의 광고차단기는 이벤트 핸들링이라고 해서 웹 브라우저가 웹페이지 로딩을 일단 마치고 나면 마치 지우개처럼 블랙리스트에 등록된 광고를 페이지에서 하나씩 지워 나가는 방식입니다. 화면에 안 보인다뿐이지 이미 다운로드와 렌더링이 끝난 상태라고 할 수 있죠. 애플과 구글이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웹렌더링 엔진을 만든다 하더라도 이러한 방식은 필연적으로 로딩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iOS 9의 광고 차단 기능은 사파리의 웹킷 엔진이 광고를 직접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단계에서 블랙리스트에 등록된 광고를 아예 불러오지 않기 때문에 로딩이 빨리 되고 시스템 리소스도 덜 사용한다는 장점을 제공합니다. 당연히 데이터와 배터리도 아낄 수 있죠. 

쉽게 얘기하면, 기존 방식은 사방에 뿌려진 똥을 집게로 일일이 집어내는 식이었다면, iOS의 광고 차단 기능은 애초에 똥을 못 싸게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OS X 사파리도 동일한 기능을 탑재했다?

iOS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OS X용 사파리도 iOS 9과 동일한 광고 차단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이미 로딩이 끝난 페이지에서 광고를 지워나가는 방식이 아닌, API 단계에서 광고를 원천차단하는 기능 말이죠. 아마 대부분의 개발자가 돈이 되는 iOS 시장만 쳐다보고 있어서 OS X용 사파리에 대응하는 광고 차단 앱이 거의 나오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이런 기능이 추가되었는지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사파리 웹렌더링 엔진 'WebKit'에 추가된 콘텐츠 차단

와이퍼 설치 및 사용 방법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와이퍼(Wiper)'는 애플 API를 이용하는 사파리용 광고차단기로 국내 개발자인 문성욱 님이 제작해 무료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앞서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 드린 uBlock이나 AdBlock 계열의 광고차단기는 아쉽게도 아직 이벤트 핸들링 방식(선로딩 후삭제)에 머물고 있습니다.

와이퍼 사용법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1. 링크를 통해 사파리 확장 프로그램을 내려받고 더블 클릭으로 설치하면 끝입니다. 설치가 잘 되었는지는 사파리 환경설정 > 확장 프로그램 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업데이트: 설치가 안 되시는 분들은 익스텐션 신뢰를 묻는 창이 뜰 때 마우스로 신뢰 버튼을 누르지 말고 Tab키를 눌러 신뢰 버튼에 포커스를 옮긴 후 스페이스바를 눌러 승인하면 정상적으로 설치됩니다. 근래 나온 사파리 자체 버그인 듯합니다.

설치만 완료되면 딱히 설정해야 할 부분은 없습니다. 일종의 블랙리스트라 할 수 있는 '규칙'이 좀 더 공격적으로 업데이트되는 'Beta DB'를 선택할 수 있지만, 말 그대로 시험판 성격이라 될 수 있는 대로 안정적인 규칙을 제공하는 '기본 서버'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규칙은 자동으로, 또 정기적으로 갱신되는데요.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OS X 푸시 알림을 통해 알려줍니다. ▼

다른 광고차단기에 비해 늦게 나온 탓인지 수시로 규칙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하루에 10차례 넘게 새 업데이트가 나올 때도 있으니 알림이 성가신 분은 사파리 환경설정에서 '규칙 업데이트 시 알림' 상자의 체크를 해제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와이퍼 설치 전/후 비교

와이퍼를 켜고 끈 상태에서 국내외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녀 봤습니다.

놀랍지 않게도 차단기를 켠 상태에서 대부분의 광고가 사라졌습니다. 사이트 최상단 광고를 비롯해 측면광고와 기사 중간 광고가 자취를 감추었고, 팝업형 광고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일부 사이트에선 텍스트형 광고까지 제거하는 등 규칙이 다소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적용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더러 팝업형 광고가 콘텐츠를 가리거나 상단 배너가 그대로 보이는 경우도 있었는데 규칙에 등록되지 않은 사이트로 보입니다.

왼쪽에 놓인 창은 광고차단기를 껐을 때, 오른쪽에 놓인 창은 광고차단기를 활성화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ITWorld


* 지디넷


*경향신문


* 네이버


* 다음


* 이데일리


* 노컷뉴스


* 유튜브


* 바이두


* 워싱턴포스트


* 뉴욕타임스


* 맥루머스

와이퍼의 장점과 단점

광고가 차단된다는 것 외에도 따라 오는 장점이 더 있습니다.

텍스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용량이 큰 광고 배너를 불러오지 않는 만큼, 페이지 로딩 속도가 짧아지고 전반적인 웹 서핑 속도가 체감할 정도로 빨라집니다. 이 부분은 직접 체험해 보시라고밖에 말씀을 드릴 수 없을 듯합니다.

두 번째로 시스템 리소스 사용량이 대폭 감소합니다.

아래 두 스크린샷은 와이퍼 활성화 전후 국∙내외 사이트 20곳을 동시 접속했을 때의 메모리 사용량입니다. 와이퍼를 껐을 때는 사파리가 메모리를 1.96GB나 사용하는 반면에 켰을 때는 1.29GB로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600MB 이상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 와이퍼를 껐을 때


* 와이퍼를 켰을 때

렌더링 해야 할 이미지가 줄어들면서 CPU 사용량도 크게 격감합니다. 당연히 시스템 리소스 사용량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배터리 지속시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 극단적인 경우지만 그동안 광고를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스템 자원이 낭비됐는지 이번 비교를 통해 대강이나마 유추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장점과 함께 단점도 있습니다. 기존에 나온 여러 확장 프로그램과 달리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 부분이 사실상 전혀 없는데서 비롯되는 단점들입니다.

첫째로, 어떤 사이트에서 어떤 콘텐츠가 차단되는지 직관적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웹 페이지에 공백이 있는 경우 광고차단기에 의해 삭제된 것인지, 아니면 원래 빈자리인지 와이퍼를 끄기 전까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둘째로, 광고 정도는 눈 감아 줄 수 있는 '좋은 사이트'의 광고까지 무조건 차단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마냥 나쁜 광고만 있는 게 아니라 도움이 되는 광고, 정보를 주는 광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광고차단기를 설치함으로써 그런 광고를 놓칠 수 있습니다. 다행히 후속 업데이트에서 화이트리스트 기능이 추가된다고 하니 이 부분은 곧 해결될 듯합니다.

업데이트 10월 24일: 화이트리스트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이전 버전을 사용하고 계신 분은 사파리 환경설정 >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이전 버전을 삭제한 뒤 아래 링크를 통해 새 버전을 내려받아 다시 설치해야 합니다. ▼

셋째로, 사용자가 임의로 블랙리스트를 편집할 수 없습니다. 규칙에 의해 걸러지지 않은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개발자가 규칙을 업데이트할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 광고차단기의 경우 자체 내장된 필터 기능을 통해 광고 외에도 다양한 웹페이지 요소를 가릴 수 있는데 와이퍼는 규칙을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사용자 관점에서 봤을 때 와이퍼는 그야말로 축복입니다. 광고 잘 가려주지, 시스템 리소스 적게 사용하지, 설정과 업데이트를 포함한 모든 사항을 알아서 처리해 주지... 여러 편의사항을 고려하면 쓰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광고수익을 통해 지속해서 새로운 정보를 포스팅하고, 사이트를 관리하며 호스팅 등의 운용 비용을 충당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 곳의 광고를 차단한다는 건 IT 매체나 블로거 처지에선 밥줄을 끊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블로거이기 이전에 한 명의 사용자로서 솔직히 여러분께 진보된 광고차단기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짧은 시각으로 보면 오히려 여러분이 볼 수 있는 무료 웹 정보사이트들이 사라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계셔야 할 것입니다. 결국, 선택은 여러분 몫입니다. 뉴스 매체와 블로거들도 광고 배너에만 의존하는 수익 모델은 앞으로 위험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는 등의 노력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OS X 사파리용 와이퍼는 아래 참조 링크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상 같은 원리로 작동하고 같은 규칙을 사용하는 iOS 앱도 앱 스토어에서 0.99달러에 할인 판매 중이니 관심 있는 분은 아이튠즈 앱스토어를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Download - Wiper for Mac
iTunes App Store - Wiper for iOS

관련 글
'μBlock'... 구글 크롬과 파이어폭스에 이어 사파리도 지원
추천 사파리 확장 프로그램(Extension) 30선
구글, 크롬 브라우저에 지능적인 플래시 차단 기술 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