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을 사용한지 얼마되지 않으신 분들은 깜짝 놀라실지도 모르겠는데 애플의 마우스는 아주 오랫기간 동안 버튼이 달랑 하나만 달려 있었습니다.
애플이 1983년 리사(Lisa)의 주변 입력기기로 마우스를 처음 도입한 이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애플 마우스는 '커서 이동'과 '클릭' 이 두 기능 밖에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크롤 휠 기능은 말할 것도 없고, 흔히 '우클릭'이라고 불리는 마우스 보조 클릭 기능 역시 2000년대 중반에서야 매킨토시에 처음으로 도입되었습니다.
또 이 이후 나온 애플 마우스도 겉으로 보기엔 좌우 버튼의 구별이 없는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고, 또 최근까지도 마우스(혹은 트랙패드) 우클릭 기능을 사용하려면 시스템 환경설정에서 사용자가 임의로 활성화시켜줘하는 등 애플의 원-버튼 마우스에 대한 집착은 아직도 매킨토시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매킨토시 마우스에 관해 이런 저런 일화가 있지만 다음에 소개해 드리는 것으로 하고) 아무튼 이런 배경 때문에 OS X 최신 버전에서도 여전히 '원-버튼 마우스' 요소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키보드 Control 키를 누른채로 마우스 왼쪽 버튼을 클릭하는 기능입니다.
당장 지금 사용 중인 애플, 혹은 비-애플 마우스의 오른쪽 버튼이 고장나도 맥을 사용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키보드 Control 키 + 마우스 왼쪽 버튼 클릭이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는 것과 완전히 동일한 기능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컨트롤키에 손을 대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은 있습니다.
이외에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원-버튼 마우스의 유산(?)이 한가지 더 있는데요, 닥(Dock)에 등록되어 있는 아이콘 위에 커서를 놓고 보조 클릭(우클릭)을 하면 아래 이미지와 같이 해당 프로그램에을 실행하는 기능부터 시작해 해당 프로그램에 한정된 특별 기능과 데스크탑 지정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파인더를 비롯해 일부 OS X 어플들은 프로그램 내 빈번하게 사용되는 기능을 닥(Dock)에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메일이나 메세지 앱은 닥 보조 기능 창을 통해 새로운 메세지창을 띄울 수 있고, 또 아이튠즈 아이콘에서는 현재 재생중인 음악을 컨트롤 할 수도 있습니다. 또 시스템 환경설정 창을 거칠 필요없이 바로 특정 설정 메뉴로 바로 점프할 수 있습니다.
또 프로그램을 종료하기 위해 메뉴바에서 프로그램 종료 항목을 찾아주거나 Command + Q 단축키를 눌러 줄 필요없이, 닥에서도 프로그램을 바로 종료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오른쪽 버튼이 없는 원-버튼 마우스는 위 기능을 어떻게 사용했을까요?
Control 키를 누르고 마우스를 클릭을 하면된다구요? 네 맞습니다. 하지만 닥의 보조 기능 하나 사용하자고 키보드에 손을 올리는 것이 여간 거추장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원-버튼 마우스 유저들이 키보드 조작없이 위 기능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가지 장치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바로 '아이콘 꾸욱 누르고 있기' 입니다.
특수 기능이나 프로그램 종료를 위해 굳이 키보드에 손을 올릴 필요 없이 커서를 아이콘 위에 올려놓고 마우스 버튼을 꾸욱 눌러주기만 하면됩니다.
OS X의 최신 버전인 마운틴 라이언에서도 이 기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매직트랙패드가 달린 최신 맥북이나 보조 버튼이 달린 마우스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닥에 있는 아이콘을 꾸욱 누르고 있으면 Control + 클릭, 혹은 마우스 우클릭과 동일한 기능으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매킨토시에서도 오른쪽 버튼이 대중화된 현재... 아이콘을 꾸욱 누르는 것이 단번에 우클릭하는 것보다 딱히 더 편리하다거나, 유용한 기능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원-버튼 마우스에 대한 애플의 전통과 집착 때문에 어찌보면 별 것 아닌 닥 보조 기능 호출은 무려 3가지나 되는 사용자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클릭, 컨트롤-클릭, 꾸욱 누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