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가 애플 웹사이트에 고객을 향한 메시지를 작성했습니다.
메시지는 최근 미국에서 빚어진 테러 사건 후 미국 정부로부터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풀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고객을 위해 그럴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애플에 책임의식과 사명감을 통감할 수 있어서 미국 시민뿐만 아니라 한국인이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사건 전개를 잘 설명해 주는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의 기사 세 편을 소개해 드립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나디노 시의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 '인랜드 리저널 센터'에서 12월 2일(현지시간) 무장괴한 3명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이번 총기난사로 건물 안에 있던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총상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일단 범인은 사살당했지만 공범 여부와 극단주의 세력과의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미국 연방경찰 FBI의 요구에 대해,
"미국 법원이 수사를 위해 애플에 아이폰 잠금해제를 위한 기술지원을 명령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LA동부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장애인시설 총격 테러범 관련 수사를 위해 애플이 수사당국에 협조해야 한다는 것. AP통신 등에 따르면, 연방 치안법원 판사 셰리 핌은 샌버나디노 총기 테러 용의자인 사예드 파룩이 쓰던 아이폰 5c에 담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애플이 수사당국에 '합리적인 기술지원'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아이폰의 경우, 틀린 비밀번호를 10번 이상 입력하면 기기 내 데이터가 자동으로 삭제되도록 설정하는 기능이 있다. 바로 이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수사당국에 제공하라고 애플에 명령한 것. 또 법원은 애플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에는 잘못된 비밀번호를 반복적로 입력했을 때 일정한 시간 동안 입력을 지연시키는 설정도 해제하는 기능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결정했다.(중략)
애플이 이번 판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애플은,
"'백도어'를 수사당국에 제공해 협조하라는 미국 법원의 명령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팀 쿡 애플 CEO는 17일(현지시간) 애플 홈페이지에 올린 '고객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미국 정부는 우리 고객들의 보안을 위협할 수 있는 전례없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했다"며 "우리는 이 명령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팀 쿡의 이름으로 작성된 비교적 긴 분량의 이 글에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매우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정부의 '백도어' 제공 요청이 가진 위험성, 민주주의 가치 훼손에 대한 강력한 우려도 포함됐다. 미국은 물론 한국과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권력 행사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다양한 논쟁에 중요한 참고문헌이 될 만 하다. (이하 생략)"
기업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워낙 개인사생활 침해가 만연한 요즘 같은 시대에 정말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 준 것 같습니다. 애플 기기를 써야 하는 이유가 다시 한번 각인되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