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twfarley
4월 1일은 만우절인 동시에 애플이 탄생한 날이기도 합니다.
1976년 4월 1일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로널드 웨인이 애플이 공동 설립한 이래로 올해로 벌써 40주년을 맞이했는데요. 애플이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아주 재치 있는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바로 회사 사옥 앞에 해적 깃발을 꽂아둔 것!
파인애플 깃발도 아니고 뜬금없이 왜 해적 깃발을 걸어두었을까? 사실 해적 깃발을 사옥 앞에 꽂는 게 이번이 첫 번째가 아니라고 합니다.
“해군에 가입하느니 해적이 되는 것이 낫다(It’s better to be a pirate than join the navy).”
애플 초창기에 고 스티브 잡스가 남긴 전설적인 슬로건입니다. 당시 잡스는 직원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데 능숙했는 데, 위의 슬로건은 가진 것을 지키는 데 익숙한 해군이 되기보단 늘 반항적이고 새로운 것을 향해 개척정신을 발휘하는 해적이 되라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 슬로건은 매킨토시 개발팀에 큰 감화를 주었고, 특히 '해적'이라는 명칭에 마음을 사로잡힌 직원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에 매킨토시 개발팀의 프로그래머 스티브 캡스가 해적이라면 깃발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 사진: 포춘지, 1984 fastcodesign
이후 스티브 캡스가 직접 검은 천조각을 바느질하고, 매킨토시 아이콘을 만든 디자이너 수잔 케어가 천 위에 해골과 십자 모양 뼈다귀를 그려넣었다고 합니다. 해골 눈에는 당시 애플의 상징이었던 무지개색 사과 형상이 그려졌습니다. 깃발을 완성한 캡스와 케어는 매킨토시 개발팀 전원이 볼 수 있도록 위험을 무릅쓰고 사무실 건물 옥상에 깃발을 달았고, 이후 매킨토시 개발팀의 아이덴티티로서 1년 이상 건물을 장식했다는 전설 같은 얘기입니다.
이로부터 30년이 훌쩍 지난 올해 스티브 잡스는 없지만 그가 남긴 애플의 가치와 도전정신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깃발을 다시 올린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전처럼 애플 내부 구성원을 하나로 묶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격려하기 위한 하나의 상징이 아니겠냐는 겁니다.
타도 IBM을 부르짓던 당시와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상황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애플 팬들이 애플에 바라는 건 공룡 기업의 거만함이 아니라 이런 애플다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화 '더 파이팅'의 일보처럼 챔피언이 아니라 늘 도전자의 자세로 기술혁신과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해 나가길 한 명의 애플 팬으로써 바라마지 않습니다.
참조
• 9to5mac - Apple hangs pirate flag over Infinite Loop HQ on its 40th birthday
• Fastcodesign - Apple's "Pirates Of Silicon Valley" Flag Gets Rehois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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