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각)에 있었던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에서 크레이그 페데리기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이 아이폰 X의 간판 기능인 페이스 ID를 시연하려는 순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아이폰이 페데리기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더니 갑자기 암호를 입력하라고 뜬 것입니다. 페데리기는 잠깐 당황하는 거 같더니 “호호호.. 백업으로 해보죠”라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다른 아이폰 X로 문제없이 잠금을 해제하고 시연을 이어갔습니다.
30초도 안 되는 짧은 상황이었지만 이 상황을 두고 갑론을박이 인터넷에서 벌어졌었습니다. “페이스 ID의 인식 능력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부터 “아이폰이 모종의 이유로 재시작한 거다” 등 다양한 이론이 나왔습니다. 특히 기존의 생체인증 방법이었던 터치 ID 지문 인식 센서를 없애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페이스 ID를 새로운 생체인증 기능으로 소개한 상황이기에 이 실패는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애플에서도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야후 파이낸스의 데이비드 포그가 애플에게 해당 문제를 질문했는데, 애플에서 시연 기기의 로그를 분석해본 결과 이벤트 시작 이전에 시연용 폰을 설치하던 무대 제작진의 얼굴을 인식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제작진)이 무대 시연 이전에 기기를 조작하고 있었는데, 페이스 ID가 자신의 얼굴을 인식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죠. 몇 번 실패한 후에, 크레이그가 아니었기에, 아이폰은 설계된 대로 암호를 요구하는 화면을 띄운 것입니다.”
애플의 개발자 문서에 따르면, 페이스 ID는 얼굴 인식을 두 번 실패하면 바로 시스템을 잠그고 암호를 요구한다고 합니다. (이와 비교해 터치 ID는 다섯 번까지 시도를 허용합니다) 무대 제작진이 실수로 아이폰을 켰고, 기기가 얼굴 인식을 실패하면서 시연을 할 때가 되자 폰을 잠가버리기에 충분한 시도 횟수인 셈이죠.
결국, 이번 이벤트에서의 시연 실패는 페이스 ID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 ID가 터치 ID를 대체할 만한 기술인지를 둘러싼 토론은 아이폰 X이 실제로 나오고 사람들 손에 들릴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번 시연 실패는 그 논란에 부채질을 한 격이 됐습니다.
필자: 쿠도군 (KudoKun)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지만 글쓰기가 더 편한 변종입니다. 더기어의 인턴 기자로 활동했었으며, KudoCast의 호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참조
• What really happened with Apple’s Face ID 'fail' onstage [UPDATED] - 야후 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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