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애플 2/4 회계 분기(1~3월) 실적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팀 쿡 CEO와 피터 오펜하이머 CFO(최고 재무 책임자)가 번갈아가며 진행을 맡았고, 으레 그렇듯 판매량은 '백 만' 단위가 기본이고, 금액은 '조' 단위가 기본일 정도로 수많은 동그라미를 거느린 수치가 때거지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애플이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타고 있다는 애널리스트의 분석과 팀 쿡 CEO 경질에 관한 루머가 나온 뒤라 어느 때보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던 실적 발표회였습니다. 이미 외신과 국내 언론에서 이번 실적 발표회와 관련해 각종 그래프와 전망, 분석 보도를 내고 있는데, 이중 몇 가지 외신 보도를 인용해 내용을 다시 간추려 봤습니다.
애플의 2분기 실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향후 매출 전망부진과 신제품 부재 등으로 말미암은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드러났으나, 분석가와 투자자들의 기대를 웃돌며 애플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 애플 2분기 매출 및 순수익, Image Credit: Feng Li /via 더 넥스트웹
애플 2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436억 300만 달러(약 48.8조 원)를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18% 감소한 95억 4,700만 달러(약 10.7조 원, 주당 10.09 달러)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매출 423억 달러(약 47.3조 원)와 주당 순이익 9.98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다만 마진율은 37.5%로 전년 동기 47.4%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피터 오펜하이머는 실적 발표에서 전략적으로 낮은 가격 설정된 아이패드 미니를 포함한 아이패드의 매출이 예상보다 많았던 것과 아이폰 4의 가격을 인하해서 판매했던 것을 마진율 감소 이유로 꼽았습니다.
* 애플 2분기 아이패드 판매량 및 매출액, Image Credit: Feng Li /via 더 넥스트웹
2분기 아이폰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3,743만대, 매출액은 229억 5,500만 달러(약 25.7조 원)였습니다 특히 아이패드의 판매 대수가 65%나 증가한 1,948 만대를 기록하며 87억 4,600만 달러(약 9.8조 원)의 매출고를 올렸습니다. 여러 나라 중에서도 중국과 일본에서의 아이패드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해당 국가에서 아이패드 판매 대수가 전분기 대비 2배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 애플 2분기 맥 판매량 및 아이폰 판매량. Image Credit: Feng Li /via 더 넥스트웹
맥 판매 대수는 지난해보다 1.5% 하락한 395만대에 머물렀는데, 팀 쿡은 시장조사기관인 IDC 통계 수치를 인용해 올해 2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이14% 감소하는 등 사상 유례없는 침체 속에서도 시장의 맥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여전히 건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맥 판매 대수가 지난 동기보다 다소 줄어들었으나 오히려 수익은 작년의 50억 7,400만 달러(약 5.7조 원)보다 7%나 오르며 54억 4,700만 달러(약 6.1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아이패드 판매 호황으로 인해 맥 판매량이 감소하는 '캐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ㆍ제살 깎아먹기)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맥의 판매량에 영향을 끼친 부분은 있으나 일반에 알려진 수준은 아니며, 오히려 현재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태블릿 시장이 추후 맥에 호의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두 제품군이 전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소비자의 인식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사람들이 오늘날 PC를 사는 대신 맥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팀 쿡은 애플이 여태 걸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해서 세계 최고의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해 나간다는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며, 작년에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프레이가 등장했던 것에 이어 더욱더 멋진 제품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밖에 최근 심한 부침을 겪고 있는 아이팟의 판매 대수는 27% 감소한 563만대로 매출액은 9억 6,200만 달러(약 1조 700억원)에 그쳤습니다. 대신 아이튠스 스토어 및 아이북스토어의 통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41억 1,400만 달러(약 4.6조 원)였다고 합니다. 앱 스토어의 총 다운로드 수는 450억 개를 돌파했으며, 아이클라우드 계정 수도 3억 개를 돌파했다고 애플은 밝혔습니다. 또한, 현재 아이튠스 스토어의 iOS 앱 개수는 85만 개이고, 이 중 35만 개가 아이패드용이라고 하며, 초당 800개의 앱이 다운로드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아이패드앱 35만 개는 2년 전인 2011년 1월의 애플 전체 앱 개수와 같은 수준이며, 당시 아이패드용 앱 개수는 6만 개에 불과했습니다. 애플은 지금까지 90억 달러(약 10조 원)를 앱 개발사에 지급했는데, 이는 분기별로 약 10억 달러(약 1.1조 원)를 개발사에게 지급하는 셈입니다.
* 국가별 매출 및 제품군별 매출액 비중. Image Credit: Feng Li /via 더 넥스트웹
매출을 지역별로 나눠보면 미국이 7% 증가한 140억 5,200만 달러(약 16조 원), 유럽이 11% 증가한 98억 달러(약 11조 원), 중국 (홍콩 및 대만 포함)은 8% 증가한 82억 1,300만 달러(약 9.2조 원), 일본은 19% 증가한 31억 3,500만 달러(약 3.5조 원)였으며,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31억 6,200만 달러(약 3.5조 원)를 벌어들였습니다. 또한, 애플 스토어 직영점 판매율 역시 19% 증가하며 52억 4,100만 달러(약 5.9조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402개의 애플 스토어가 영업 중이며 이중 151개가 미국 현지 밖에서 운영 중입니다.
애플이 현재 1,450억 달러(162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주주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혀 시간외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3월부터 주주들에게 배당을 시작했으며, 향후 3년간 자사주 매입을 위해 약 450억 달러(약 50조원)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애플은 이번 발표에서 550억 달러(약 61조원)를 추가로 배당해 주주들에게 총 1,000억 달러(약 111조원)를 환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통주 한 주당 배당금도 2.65달러에서 15% 올라간 3.05달로 조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외신은 6월 마감하는 분기 실적의 부진이 예상되면서 애플이 환원 폭을 늘린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애플이 세계 최대의 배당금 지급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애플은 자사 3분기(4~6월)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매출을 335억~355억 달러로, 총 마진율을 36~37%로 예측했습니다.
팀 쿡의 말말말
• 실적 발표 후 기자들과의 질답을 가진 팀 쿡 CEO는 현재보다 큰 디스플레이의 아이폰을 발매할 예정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 팀 쿡은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세상에 선보인 기업"이라며, "우리는 놀라운 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가을과 2014년에 훌륭한 새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 "지난 몇 분기 동안의 애플 주가가 하락한 것은 상당한 좌절감을 안겨주었지만, 우리는 계속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데 전심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우리 앞에는 엄청난 기회가 펼쳐져 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제품 출시 계획을 전적을 신뢰한다."고 말했습니다.
• 새로운 제작 공법 때문에 생산 문제를 겪었던 아이맥을 시장에 너무 서둘러 출시해 "고객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 이번 분기부터 아이패드 미니 생산이 원활해 지면서 지난 12월보다 이번 3월에 더 많은 아이패드 미니를 판매했으며, 구매자 대부분이 아이패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참조
• Apple Press Info /via TNW, iMore, ArsTech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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