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s Next Big Product Will Not Be A Gadget by Jay Yarow
'애플이 다음에 보여줄 제품은 디지털 기기가 아니다.'
애플이 다음에 보여줄 중대한 신제품은 아이패드나 아이폰 같은 디지털 기기가 아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6월 10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확인하게 될 공산이 높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리케이션과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수 천명의 개발자들이 애플의 최신 소프트웨어 동정을 목격하기 위해 WWDC에 몰려들 예정이다.
애플은 이번 WWDC에서 새로운 아이폰이나 디지털 기기를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신은 이번 WWDC를 예상과는 영 딴판의 실망스러운 행사로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행사의 취지를 그르게 보는 것이다. 이번 WWDC는 역대 그 어느 행사보다 그 중요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치러질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해까지 스티브 잡스의 재가가 떨어진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이번 WWDC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팀 쿡 시대의 막이 올라갈 것이다.
올해와 내년은 팀 쿡 CEO와 그의 팀원들이 그들 자신만의 비전을 만들고 애플 기술의 미래를 위해 비전을 실천해 나가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들이 애플 하드웨어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그 궁극적인 비전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애플의 모바일 소프트웨어와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WWDC는 이런 모든 것들의 출발점이 된다.
WWDC가 개최될 무렵은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지 않은 지 230일가량이 되는 시점이다. 이는 지난 수년 동안 가장 긴 신제품 출시 공백 기간이다.
WWDC는 애플이 앞으로 써 나아갈 이야기를 개편하고, 애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이자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에 동력을 불어넣어 주는 iOS에 대한 청사진을 대중에 선보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애플은 이 세 기 덕분에 지난 한 분기 동안에만 326억 달러(약 36.1조 원)의 수입을 올렸으며, 이는 애플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한다.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하지 않는 230일 기간 애플의 주가는 내려가고, 내려가고, 더 내려갔다.
애플의 주가가 곤두박질친 이유는, 현재 짜인 판을 보면, 최소한 지난 6년 동안 너무 견고했던 애플의 아이폰 사업이 이제 그 황혼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고가 정책을 유지해 왔던 아이폰을 지탱하던 소비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쿡은 2011년 8월부터 애플 CEO 직을 맡았다. 스티브 잡스가 작고하지 않았더라면, 애플 제품은 점점 더 그의 지도력하에 머물렀을 것이다.
쿡은 지난해 애플을 상당한 수준으로 다시 정비했다. 그는 새로운 아이맥과 아이패드 미니, 아이폰 5, 새로운 아이팟,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같은 제품을 출시했다.
그리고 같은 시간, 그는 애플의 중역들도 물갈이했다.
지난해 팀 쿡은 iOS 사업부문을 이끌어왔던 스콧 포스톨(Scott Forstall)을 방출했고 그 대신 조니 아이브(Jony Ive)와 크레이그 페더리히(Craig Federighi)를 수장으로 임명했다. 애플 하드웨어 디자이너를 총괄해왔던 아이브는 휴먼 인터페이스 부분까지 맡게 되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디자인을 모두 이끌고 있다. 맥 소프트웨어를 전담해왔던 크레이 페더리히도 맥과 함께 iOS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를 맡았던 에디 큐는 시리와 애플 지도(Maps)를 책임지게 됐다.
이번 WWDC는 애플 대대적인 인사 구조 개편이 애플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처음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이브는 정말 탁월한 하드웨어 디자이너다. 그의 ‘Sex-in-a-box’ 디자인은 애플이 ‘디자인 지향의 사랑스러운 회사’라는 인식을 세계 방방곡곡의 구매자들에게 각인시켰다. 그의 작품은 이제 미술관에서도 볼 수 있다. 심지어 그 공로로 기사 훈위까지 수여받았다.
아이브가 디자인한 제품은 세련된 미니멀리즘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애플이 보여준 소프트웨어 디자인은 마치 현실 세계 속의 물건을 구현하려는 듯한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지난해 티켓 등을 보관할 수 있는 패스북(Passbook)을 대중에 선보였는데, 아이폰 사용자가 패스북 속의 티켓을 써버리면, 마치 문서 파쇄기를 사용할 때처럼 패스북이 이 티켓을 잘게 분쇄해 버린다.
이 밖에도 현실의 모습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iOS 곳곳에서 포착된다. 애플의 메모 앱은 ‘리갈 패드(줄이 쳐진 황색 용지 묶음)’을 그대로 흉내내고 있다. 게임 센터 앱은 마치 (카지노의) 도박대를 보는 듯하다.
iOS의 이런 애니메이션이나 일러스트레이션 처리는 아이브의 지휘 하에서 폐기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iOS의 디자인은 현실 티를 벗어내게 될 것이며 훨씬 단순해질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아이브가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것, 혹은 설령 해봤다 할지라도 문서 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
여기에 더해, 소위 아름다움은 가죽 한꺼풀 차이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iOS의 겉모양을 바꾸는 것은 애플이 치러야 할 전투의 절반에 해당할 뿐이다.
심지어 애플의 가장 열성적인 지지자들 역시 iOS의 사용자 상호 작용(interection)에 아주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와이파이를 켜고 끄는 아주 기초적인 기능들이 그것이다.
익명의 디자인 블로거 ‘콘트라(Kontra)’는 올해 초 “모바일 기기의 배터리를 소진시키는 여섯 가지 기능(GPS, 와이파이, 셀룰러 신호, 블루투스, 알림 메시지, 화면 밝기)은 여전히 그것을 끄고 켜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며, 주제별로 또는 지역적으로 조리 있게 배치되어 있지 않아 초보자에게 그 직관성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라는 글을 작성한 바 있다.
콘트라는 또 상당한 혹평을 받은 애플의 지도는 단지 부정확한 것만이 아니라, 그 검색 엔진에도 결함이 있다고 언급했다.
애플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는 어떠한가.
아이클라우드는 아이폰을 백업하는 용도로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아이클라우트를 통해 데이터 동기화 기능을 구현하려는 개발자에게는 그리 훌륭한 방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애플 블로그 ‘존 그루버(John Gruber)’는 동기화 부분에 문제가 내포하고 있는 현재의 아이클라우드는 ‘재앙을 초래하는 상태(calamitous state)’에 있다고 평가했다.
더버지(The Verge)는 개발자들이 아이클라우드의 문제점 때문에 적극적인 활용을 꺼리고 있다는 논조로 보도하기도 했다.
우리는 WWDC를 통해 아이브가 iOS의 모양새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지, 또 아이브와 페더리기가 iOS 사용자 경험과 관련된 문제들을 어떻게 고쳐놓을 것인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또한, 에디 큐가 아이클라우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우리는 WWDC에서 팀 쿡이 애플의 CEO로서 나아갈 긴 여정의 첫 발걸음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첫걸음에는 세상을 놀라게 할만한 하드웨어 소식은 포함돼 있지 않을 것이다.
원문
• Business Insider - Apple's Next Big Product Will Not Be A Gadg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