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연식, 비슷한 사양의 PC에 비해 애플 기기들의 중고가격 방어가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하지만 여러 기기 중에서도 유독 맥미니가 중고 가격 방어가 가장 잘 되는 모델로 유명합니다. 맥미니의 리세일 밸류가 높게 유지되는 현상은 비단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인데, 단순히 타 기종대비 낮게 책정된 가격만 가지고는 이런 현상을 완벽히 설명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미국에서 맥미니 코로케이션*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맥미니콜로(Macminicolo)>에서 이런 의문을 풀어주는 분석을 내놔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 드립니다. *코로케이션 호스팅 서비스: 맥미니를 업체에 맡기고 일정의 사용료를 지불하면 고속 인터넷 회선과 전기, 유지 보수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
중고 맥미니에 대한 수요 (The market for used Mac minis) by Macminicolo
저희는 지난 8년 동안 맥미니로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맥 미니에 대한 많은 글을 적어왔습니다. 또 그러는 동안 중고와 새 제품을 불문하고 족히 수천 대가 넘는 맥미니를 거래해 오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 탓인지 맥미니의 이모저모를 묻는 이메일이 저희에게 끊임 없이 전달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날라오는 질문을 이런 내용입니다.
"가정에서 서버 용도로 쓸 맥미니를 물색하고 있는 사용자입니다. 최신 모델이 필요 없을 것 같아 상태가 좋은 물품을 검색하고 있는데, 새 제품이나 중고 제품이나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는 데 놀랐습니다. 왜 이렇게 중고 맥미니의 가격이 비싼걸까요?"
보통 이런 이메일의 말미는 저희 쪽에 구매 가능한 중고 맥미니가 있는지로 끝을 맺습니다. (네, 보통 잘 구비해 놓고 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 그동안 많은 생각을 해 왔고, 또 몇 가지 심중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맥미니 중고 가격에 대한 데이터를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차트는 맥미니 구매 후 6개월~8년 동안의 감가상각비를 나타낸 것입니다. 그동안 저희 손을 통해 거래된 모든 맥미니에 근거를 둔 자료인 만큼 단순히 추정이 아니라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중고 맥미니의 가치가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 속에서 서서히 빠지는 모양새를 보입니다. 내림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구간은 맥 미니에 인텔 i5, i7 프로세서가 도입됐을 때인데 당시 맥미니의 성능 향상 폭이 대단했습니다.
콜로케이션 서비스에서 맥미니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사용자가 프로세서 파워를 독점하지 못한다는 것, 무단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거나 소프트웨어 빌드를 깨뜨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반면 가장 큰 단점은 구매자 한 명에게 모든 비용이 전가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부담이 그리 크다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799불짜리 쿼드코어 맥미니를 구매한 다음 이듬해 715불 정도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죠. G4 맥미니가 처음 나왔을 당시 판매 가격은 500불이었습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100불가량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고객들 사이에서 이런 거래가 비일비재합니다. 인상적이지 않으십니까? 도대체 세상의 그 어느 컴퓨터 제품(또는 맥)이 출시 후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다음에도 종전 가격의 20퍼센트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왜 하필 맥미니가? (Why the Mac mini)
중고 맥미니가 이처럼 가격 방어를 잘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여기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맥미니의 크기가 작아 배송이 간편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잠재 고객층"이 넓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 중고 아이맥을 처분할 때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는 가까운 친구나 친지를 가장 먼저 물색합니다. 때때로 크레이그리스트(로컬 기반의 온라인 장터)에 물건을 내놓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서지기 쉬운 이유와 부피 때문에 아이맥을 절대로 이베이에 올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런데 아이맥과 비교하면 맥미니는 정말 포장과 배송이 쉽고 간편합니다. 심지어 USPS 규격 상자에 쏙 들어가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든 50불 이내의 비용으로 배송할 수 있습니다.
* 숨은 맥미니 찾기
맥미니가 리세일 밸류가 좋은 또 다른 이유는 이름이 단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프로세서(G4)나 스크린 크기(인치), 해상도(레티나)로 이름이 명명된 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맥미니는 그냥 맥미니일 뿐입니다. 쉽게 말해, 그 이름 때문에 제품이 더 낡아 보인다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세 번째 이유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맥미니의 역할이 능동적으로 변화되어 나갔다는 점입니다. 막 출시된 맥미니는 가정과 기업에서 메인 컴퓨터와 Xcode 서버로 이용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몇 년 묵은 맥미니는 웹 서버나 어린 자녀용 컴퓨터로 안성맞춤입니다. 출시 6년째로 접어든 맥미니는 선반 같은데 올려놔 파일 서버나 타임머신 백업 기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냥 책장이나 벽장에 대충 쑤셔 넣기만 하면 됩니다. 인텔 코어 듀오 프로세서가 탑재된 초창기 아이맥도 이런 용도에 적합하지만, 옷장이나 선반에 박아두고 거기 있는지 없는지조차 인식하지 않기엔 크기가 걸림돌이 됩니다. 결국, 여기서도 맥미니의 작은 크기가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 수 있는 이유는, 오래된 맥미니의 사양이 특정 구매자의 요구에 전적으로 부합된다는 데 따른 것입니다. 예를 들어,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가 제거된 맥미니가 출시되자 구형 모델의 가격이 큰 폭으로 치솟았습니다. DVD를 굽기 위해, 또 맥미니를 미디어 서버로 활용하기 위해 광학 드라이브가 장착된 모델을 찾는 사용자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외장형 그래픽 칩셋이 제거됐을 때도 비슷한 흐름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중고 맥미니가 그 가치를 잘 유지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요즘처럼 "오늘의 보물이 내일의 쓰레기가 되는 세상"에서 긴 수명과 여러 용도로 활용 가능한 맥미니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구매자 본인이나 다른 잠재 구매자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입니다.
원문 링크
• macminicolo blog - The market for used Mac m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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