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ux (무료)
야심한 시각에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나 인터넷 서핑에 열중하다 보면 눈이 뻑뻑하고 피로하며, 심한 경우 가벼운 두통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옆에 끼고 지내는 현대인들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흔히 겪는 증상이죠.
그런데 눈이 피로한 이유가 단순히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기 때문은 아니라고 합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컴퓨터 모니터와 스마트폰, TV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눈의 피로와 노화를 촉진시키는 주범이며, 특히 디스플레이 제조사와 가전업체들이 보다 선명하고 밝은 화면을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블루라이트의 방출량을 늘리면서 눈에 가해지는 부담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합니다.
눈의 건강과 숙면을 도와주는 f.lux
이에 'f.lux'라는 앱이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앱'으로 국내 맥 유저사이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습니다. 해가 지는 시간 이후 모니터의 색온도를 실내 조명과 같은 수준으로 조절해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앱으로 소개되는데 이는 f.lux를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의 절반일 뿐입니다. 다른 장점은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블루라이트가 감소하면서 숙면을 취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블루라이트는 우리에게 해롭기만 한 광선은 아닙니다. 가시광선, 즉 일반적으로 사람이 볼 수 있는 빛의 한 파장이며, 낮에는 잠을 유발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을 억제해 우리를 깨어있게 하고 일몰 이후에는 '자연적으로' 줄어들어 수면을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늦은 시간까지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를 통해 블루라이트를 쳐다봄으로써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에 악영향을 끼치고 궁극적으로 생체 리듬에 불안정을 가져오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블루라이트가 인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논문이 존재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일몰부터 잠들기 전까지가 중요!
f.lux를 실행하면 평소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다 실내 조명을 켜는 일몰 시간에 화면에서 파란색이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화면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취침 시간이 다가오니 슬슬 준비하라고 뇌에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거주지의 일몰 시간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헤맬 필요는 없습니다. 앱을 처음 실행하면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일몰 시간을 자동으로 계산해 주기 때문입니다. ▼
시간대에 따라 색온도를 조절하는 부분은 사용자가 직접 입력해야 합니다. 일단 해가 비치는 낮시간대(Daytime)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설정을 건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
하지만 일몰 시간(Sunset)의 모니터 색온도는 현재 거주 또는 근무하고 계신 조명의 종류에 맞게 설정을 달리 해주어야 합니다. 백열등(Tungsten), 할로겐(Halogen), 형광등(fluorescent) 등 알맞은 조명에 맞게 슬라이드바를 조절하시기 바랍니다. ▼
f.lux 최신 버전(v.30)부터는 '취침시간(Bedtime)' 개념이 새로 도입되었습니다. 모니터의 색온도와 밝기를 촛불(Candle)' 수준으로 떨어뜨려 블루라이트 발광을 최소화하는 모드인데, 화면이 과도하게 벌건 느낌이 든다면 색온도를 조금 증가시키거나 환경설정 우측 상단에서 'Classic f.lux' 선택해 앱을 구 버전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창 하단에 있는 Start f.lux 상자에 체크해 맥 구동 시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설정합니다. ▼
이로써 눈을 보호하고 숙면을 취하는데 필요한 모든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
추가 설정
모든 사람이 11시에 취침에 들어가 6시에 깨지는 않을 것입니다. 야간 교대근무를 하는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밤새 게임을 즐기는 올빼미 족도 있을 겁니다. 이때 모니터가 너무 빨리 벌게지면 오히려 능률이 떨어지거나 빨리 피곤함을 느끼게 되겠죠. 이런 생활 패턴을 가진 사용자를 위해 기상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옵션이 준비돼 있습니다.▼
새벽 서너시쯤 잠들어 오후 3시에 깨는 생활 패턴을 가진 분들은 기상 시간 3시로 조정해 정오즈음부터 모니터의 색온도를 서서히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이때 커튼을 쳐 햇빛을 차단해야 온전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자기 전에 영화를 한 편씩 보고 주무시는 분들은 임시로 영화 모드(Movie mode)를 활성화해 디테일과 색감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암실(Darkroom) 모드는 배경은 검은색으로 처리하고 텍스트는 빨간색으로 바꾸는 일종의 화면색상 반전 기능인데, 비슷한 기능을 가진 'Tranquility'보다 한글 서체 표현이 자연스러워 국내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 더 나은 편입니다. ▼
그 밖에도 ▴ 특정 앱 사용 시 ▴ 한 시간 동안 ▴ 일출 시까지 f.lux를 자동으로 껐다 켤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있으니 적절하게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코멘트 & 다운로드
쨍한 화면을 보다가 일몰 또는 취침시간 모드를 테스트하면 과연 제대로 쓸 수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만, 실제 사용시에는 짧게는 수십 분에서 길게는 한시간에 걸쳐 서서히 색온도가 바뀌기 때문에 생각보다 이질감이 크지 않습니다.
저도 누렇고 새빨간 화면에 적응이 안 돼 몇 차례 앱을 삭제한 적이 있는데, 일주일가량 꾸준히 사용하니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1개월 정도 지나면서 눈에 띄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눈에 뭔가가 낀 것 같은 이물감이 상당히 줄어 밤에 글을 쓸 때 능률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또 잠자리도 앱을 쓰기 전보다 확인히 많이 편해졌습니다. 적응이 어려웠던 만큼 값진 보상을 돌려받은 셈입니다.
다만, 모니터의 색온도를 강제로 낮추는 f.lux의 특성으로 인해 색상에 민감한 작업을 주로 하는 사용자에게는 f.lux를 추천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내 눈 편하자고 클라이언트나 사장님을 열받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죠.
f.lux는 기능의 갯수, 성능 같은 객관적인 기준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감각적인, 또 감성적인 앱입니다. 이는 즉, 사용자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직 f.lux를 써보지 않은 분들은 과연 많은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듣는 것 만큼 편안한 눈, 안락한 취침을 가져다 주는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f.lux는 다음 링크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에서 윈도우와 리눅스, 탈옥한 iOS 기기를 위한 버전을 별도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참조
• f.lux 공식 홈페이지
• Havard Medical School - Blue light has a dark side
• NIH-Funded re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