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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키노트의 숨겨진 구조

"애플 키노트의 숨겨진 구조(The hidden structure of the Apple keynote)"라는 흥미로운 분석글이 Quartz에 올라와 초역해 소개해 드립니다. 애플이 내놓는 신제품이 아니라 그것을 선보이는 애플 키노트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진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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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애플의 가장 성공적인 제품 중의 하나는 알루미늄이나 유리가 아닌 언어와 사진으로 만들어져 있다. 매년 몇 차례씩 애플이 수백만의 대중에게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 '애플 키노트'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애플 키노트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수십여개의 애플 키노트를 검토했고, 핵심 요소를 기록하고 면밀히 분석해 보았다. 그리고 여기 우리가 찾은 것을 이렇게 공개한다.

숫자로 보는 키노트

아이튠스 스토어에 있는 애플 키노트 팟캐스트의 수는 2007년 1월 9일 스티브 잡스가 첫 아이폰을 발표한 이래로 총 27개이다. (일부는 빠져있다.)

팟캐스트 평균 재생 시간은 88분이고 대부분 비슷한 룩앤드필(look and feel)을 가지고 있는데, 애플 중역이 나와 미니멀리즘 방식의 슬라이드 프레젠테이션을 보여주고 실시간으로 제품을 시연하며, 애플의 디자인과 제조 공정을 담은 비디오를 드문드문 띄워주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비디오는 그만의 장르를 구축하며 누리꾼들로부터 자주 패러디된다.

누가 무대에 올라오는가?

한창 건재를 과시하던 스티브 잡스는 그야말로 무대의 지배자였다. 2007년에 오리지널 아이폰을 발표한 스티브 잡스는 무대 위에서 90분 이상 서 있었고, 구글CEO와 다른 애플 발표자 사이에만 약간의 휴식을 취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후로 잡스의 병세가 악화하면서 한때 애플 살림을 도맡았던 필 실러 부사장과 2012년에 팀 쿡으로부터 축출당한 스콧 포스톨 수석 부사장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당하게 된다.


*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 등단 시간

팀 쿡은 스티브 잡스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행사의 사회자로서 애플의 최신 소식과 경쟁 상대를 조롱하는 몇몇 개그로 행사의 시작을 열고, 새로운 하드웨어 소개를 위해 필 실러와 크레이그 페더리기 부사장에게 무대를 넘겨준다.


* 현 애플 CEO 팀 쿡의 키노트 등단 시간

차트를 보이면 알 수 있듯이 팀 쿡 CEO가 무대에 서 있는 시간은 평균 20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애플의 팬과 고객, 심지어 직원들에게 그가 (스티브 잡스로부터 물려받은) 애플이라는 회사에 대해 얼마나 깊게 이해하고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상기시키는 것은 잊지 않는다. 그리고 애플이 방금 자랑한 제품을 다른 회사는 절대 모방하지 못할 것이라 말하며 오로지 애플만이…*라는 구절을 자주 읊조린다. *Only Apple...

가장 재미있는 인물은?

회장 크기에 따라 수백에서 수천명에 이르는 청중은 애플 이벤트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애플은 그들에게 드라마와 시각적 유머, 인사이드조크(애플 팬이나 관계자만 아는 농담)을 던지며 그들의 주목을 끄는데 능숙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것이다. 아이폰의 지도 검색 기능을 시연하던 스티브 잡스가 느닷 없이 스타벅스에 전화를 걸어 "4,000개 라떼를 주문하고 싶은데?”라고 장난전화를 한 적이 있을 정도이니 말 다했다.

가장 최근에 개최된 애플 이벤트(WWDC 2014)의 키노트에서 5,000명의 관객이 117분 동안 50회 이상 폭소를 터뜨렸고, 행사 중간중간 100번 이상의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요즘 키노트 유머는 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다른 애플 중역을 놀림감으로 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최근 여섯 번 동안의 애플 이벤트에서 “애플 임직원 중 누가 가장 많은 폭소를 터뜨렸는가”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의외로 팀 쿡이 2위로 선전했지만 무대에 더 오래 머물었던 크레이그 페더리기가 팀 쿡보다 두 배 더 많은 웃음을 자아내며 1위를 차지했다.


* 가장 재미있는 애플 임직원은?

2009년에 애플에 다시 입사한 페더리기는 최신 iOS의 기능을 발표하면서 카리스마와 뛰어난 유머 감각을 보여주며 무대의 위의 스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올해 WWDC에서는 75분이나 무대를 장악한 페더리기를 보고 팀 쿡은 그를 “슈퍼맨”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번 9월 9일 이벤트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잘하면 시계 관련 농담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크레이크 패더리기의 키노트 등단 시간

신제품은 언제 등장하는가?

수백만 명이 구매할 애플의 뜨끈뜨끈한 신제품이 공개되는 “뉴스” 파트는 대부분 몇 분 안에 끝나고 만다. 다만 그것을 보려고 청중이 쓴 돈 만큼의 값어치를 하기 위해 애플은 전후 맥락과 긴장감으로 신제품을 꾸미곤 한다. 팀 쿡에 의해 전통이 끊기긴 했지만, 스티브 잡스는 때때로 가장 좋을 것을 이벤트 맨 마지막을 위해 아껴둔 것으로 유명하다. *one more thing

여러분의 유일한 관심사가 “새 아이폰이 어떻게 생겼는가” 라면? 그 답을 알아내기까지는 보통 이벤트가 시작한 후 45분이 소요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시간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마 내일 있을 이벤트도 두 종류의 아이폰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그리고 모바일 결제 시스템 등 커버할 제품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벤트 중간중간을 채우는 곁다리 콘텐츠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 얘기를 꺼내기까지 걸린 시간



원문
Quartz - The hidden structure of the Apple key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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