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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서적] Mac OS X 바이블... 맥 프로부터 맥북까지 모든 Mac 사용자를 위한 활용 가이드 북

국내에 맥 사용자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평소에 많이 듣는 질문인데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30만 명? 50만 명? 예전보다 숫자가 확실히 늘긴 늘었는데 통계마다 다르고, 자료마다 다 달라 확실히 알 길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것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맥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다르지만, 맥을 더 잘 쓰고 싶다는 맘은 한결 같다는 것입니다. 초보자들은 맥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하고, 초보 딱지를 뗀 중급 사용자도 맥을 더욱 더 잘 활용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이러한 분들을 돕기 위해, 또 욕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뒤에서 묵묵히 애 써온 분이 있습니다. 국내 맥 커뮤니티인 '맥 쓰는 사람들', 줄여서 '맥쓰사'를 10년 가까이 운영해 오신 '고래돌이'님입니다.

국내에서 맥을 한번이라도 다뤄 본 사람 중에서 '맥쓰사'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듯 합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많은 사용자들이 활동하는 영향력 있는 맥 커뮤니티입니다. 맥 유저라면 한 번은 거쳐간다고들 하죠. 그리고 그곳 운영자이신 고래돌이님은 사용자 간의 활발한 정보 공유와 참여를 이끌어 내며 애플 제품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맥이 자리잡는데 큰 기여를 하신 분입니다. 또 지금도 남다른 열정으로 맥 입문자를 돕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만나 뵌 적은 없지만 최소한 제 기억과 인상은 그렇습니다.

이렇게 다년간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맥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엮어 이번에 맥 안내서를 출간하셨다고 합니다.

'Mac OS X 바이블'이라는 책입니다.

같은 주제를 다루는 한 명의 블로거로서, 또 한 명의 맥 사용자로서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궁금했는데, 때마침 한빛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셔서 찬찬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책의 첫 인상은 백투더맥이 무림의 '사파'라면, 이 책은 마치 '정파' 같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역시 경험 많은 사람이 쓴 책이란 티가 여기저기서 역력하게 뭍어납니다. 맥 운영체제의 요소요소를 정공법으로 파헤치고 있고, 내용과 구성도 체계적으로 잘 짜여져 있습니다.

특히 맥 운영체제의 어떤 기능이 왜그렇게 생겨 먹었고, 또 거기 왜 있는지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유익하게 다가옵니다. 이를 테면, 아래 두 단락을 통해 맥 운영체제는 메뉴 막대가 왜 화면 위에 달려 있고, 운영체제와 응용 프로그램의 모습과 사용법이 왜 오랜 시간동안 한결 같은지 알게 됩니다.

"Mac의 화면을 들여다보면 가장 중요한 명령은 모두 화면 왼쪽 위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Finder나 웹 브라우저의 닫기, 최소화 버튼도 왼쪽 위에 있습니다. 마우스를 조작할 때 화면의 왼쪽 위가 가장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컴퓨터에 대한 철학인 세상에서 가장 쉽고 창의적인 도구라는 말은 OS X 곳곳에 배여 있습니다."

"무엇보다 Mac이 사랑받는 이면에는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이라는 개발 문서가 있고, 여기에 정의된 시용자 인터페이스(UI) 철학에 기반을 두고 개발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한 번 익혀둔 OS X 사용법은 버전업이 되더라도 별도의 사용법을 익히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동시에 적당히 화려한 효과들로 싫증을 느낄 틈이 없어집니다."

- Mac OS X 바이블

사려 깊은 내용 구성

책의 내용 안배가 탁월하다는 것도 다른 안내서와 차별화 되는 부분입니다.

기존에 나왔던 여러 맥 안내서를 보면 운영체제의 모든 기능을 소개하기 위해 욕심을 부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지면은 한정되어 있는데 운영체제의 방대한 기능을 다루려다 보니, 이 기능이 왜 필요하고 왜 중요한지 설명하지 못하고 단순히 기능을 나열하는데 그치곤 합니다. 그래서 책을 독파해도 뭘 읽었는지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이 책은 OS X의 여러 기능 중에서도 활용도 높은 기능과 사용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에 특별히 더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책의 ➥ 목차와 국내 맥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오는 질문의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줍니다. 즉 알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검색 엔진을 돌리지 않아도 친절하고, 명쾌한 답을 사용자 앞으로 배달해 줍니다. 뭐든 인터넷에서 찾으면 다 나온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 어떤 키워드를 써야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그 수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책의 이런 구성은 하나의 축복입니다.

초보자들에게 특히 유용하게 다가오는 부분은 모든 설명과 전개가 스크린샷 이미지를 통해 '따라하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도 잘 압니다. 스샷 정리하느라 고생깨나 했으리라는 것을...) 어떤 내용은 저도 직접 한번 따라 해보고 싶을 정도로 매우 치밀하고 상세히 기술돼 있습니다. 또한 맥 운영체제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맥 사용자들이 숱하게 경험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Q&A' 형식으로 두루 짚어주고 있어 많은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틈틈히 맥의 여러 기능 중에서도 특히 활용도 높은 기능과 팁이 수록돼 있어 실력을 빠르게 올리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기초적인 내용 외에도 맥 사용자들이 꼭 알아야할 정보와 지식이 한꼭지씩 들어가 있어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할 새가 없습니다. 하나 같이 맥을 맥 답게 만들어 주는 기능들이고 초보자라면 일독할 만한 유용한 정보입니다.

너무 좋은 말만 적었나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초보자에서부터 갖 초보 딱지를 뗀 사용자를 위한 책입니다. (만약 고급 사용자를 위해 나온 책이었다면 제목이 'Mac OS X' 바이블이 아니라 맥 운영체제의 공식 명칭인 'OS X' 바이블이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국내에선 OS X보다 '맥(Mac)'이 대중적으로 더 잘 알려져 있어 이렇게 제목을 지으신 듯합니다.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책은 기본적으로 독자들이 맥에 대해 아주 기초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특정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지 않으며, 아예 다루지 않는 내용도 있습니다. 터미널이나 애플스크립트, 오토메이터 같은 고급 기능의 경우 '이러한 기능이 있다' 수준으로 짧게 넘어갑니다. 몇 가지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스크립토 예제도 다루고 있지만, 정해진 방식을 벗어나 사용자가 응용하기에는 정보가 많이 부족합니다. 'Mac OS X 바이블'이 활용서라기 보다는 기본서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즉, 초보자들에게는 탄탄한 기초를 제공하고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길잡이 역할은 능히 해내지만, 이미 실력이 붙을 때로 붙은 고급 사용자에게는 충분한 깊이감을 선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방금 나열한 고급 기능은 그 자체로도 책 한 권 분량의 내용이 나올 정도로 내용이 심오하고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맥에 입문한지 얼마 안 된 분들에게는 강력히 추천할 만하고, 또 이 책을 발판삼아 맥의 여러 기본 기능을  확실히 마스터 한 뒤 차차 고급 기능을 익히면 '맥 완전 정복'도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만 확실히 숙지해도 이미 파워 유저나 다름 없습니다. 그 외 나머지 영역은 종이 책이 아닌 집단 지성의 정수인 인터넷 커뮤니티의 몫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가장 이상적인 독자는 이런 분들입니다.

• 윈도우에서 갓 맥으로 넘어온 분들
• 맥을 사용한지 1~2년밖에 되지 않은 초보자
• 속성으로 맥을 배우고 싶은 성격이 급한 사용자
• 부자연스러운 번역티가 난무하는 외래 맥 입문서에 학을 뗀 한국인
• 맥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설명하라고 하면 말문이 막히는 꿀벙어리
• 맥은 오래 썼지만 항상 같은 패턴으로 사용해 다른 기능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인듯 초보 아닌 초보 같은 분들

'Mac OS X 바이블'은 인터넷서점이나 대형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으며 정가는 33,000원입니다.

맥쓰사와 백투더맥...

사족이지만 백투더맥 블로그도 작년에 페이스북에 그룹을 만들고 방문자간의 소통을 위한 커뮤니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포스트를 통해 경쟁 커뮤니티와 그 곳의 운영자가 쓴 책을 홍보해 준 셈입니다. 하지만 같은 취미와 선호도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어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국내 맥 유저들이 조금이나마 맥을 더 편하게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고래돌이님이나 저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더 나아가 맥쓰사나 백투더맥, 클리앙 맥당과 맥매니아도 이름과 운영 방식만 다르지 결국 목적은 다 같을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 국내 맥 커뮤니티가 소통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펼치는 여러 노력이 진전되어 국내 맥 사용 환경이 한층 더 개선되길 기대합니다.



참조
맥 쓰는 사람들 - 맥 프로부터 맥북까지 모든 Mac 사용자를위한 활용 가이드 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