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신형 4K∙5K 아이맥을 발표한 애플은 아이맥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는 이전보다 이미지를 더 선명하고 디테일하며, 색표현력이 더 넓어져 현실에 가까운 화면을 보여준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는 새 디스플레이가 10비트 컬러와 기존의 sRGB보다 25% 더 풍부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P3' 색공간을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하드웨어만 10비트 컬러와 광색역을 지원하면 뭐하냐. 이를 구동하는 운영체제가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데" 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광색역 색공간을 화면에 표현하기 위해서는 아이맥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10비트 컬러에 대응해야 하는데, 아직 OS X 단에서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오늘 애플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 IT매체 '맥루머스'는 OS X 엘 캐피탄이 10비트 컬러를 지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상 전문 블로그인 '시네마5D'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역대 OS X은 8비트 컬러(약 1677만 색상)만 표현할 수 있었던 반면에, OS X 엘 캐피탄이 10비트 컬러(약 10억7000만 색상)를 지원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풍부한 색상과 매끄러운 계조를 표현할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다만 OS X 전 영역에 걸쳐 10비트 색상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며, 맥용 '사진' 앱과 '미리보기' 등의 사진 관련 애플 소프트웨어에서만 10비트 컬러의 혜택을 우선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4K 또는 5K 아이맥과 다른 모델을 동시에 사용하는 분은 12비트 RAW 사진을 통해 사진의 품질이나 계조 차이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 사진 앱과 훑어보기(QuickLook)에서 10비트 계조 사진을 열었을 때. (사진 - LSdigi)
어도비 포토샵 등 타사 소프트웨어 역시 현재로써는 10비트 컬러에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OS X 단에서 10비트 컬러 지원이 이뤄진 만큼 점차 이에 대응하는 타사 소프트웨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에 발매된 4K∙5K 아이맥(2015 하반기) 뿐만 아니라, 작년에 출시된 아이맥과 원통형 맥 프로도 10비트 컬러를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매체가 인용한 시네마5D에 따르면, 5K 아이맥(2014 하반기)과 에이조 CS230/NEC 301W/NEC PA271W 모니터를 연결한 맥 프로(2013 하반기)에서도 10비트 컬러 드라이버가 활성화됐다고 합니다. 즉, OS X의 10비트 컬러 지원은 컴퓨터 본체 뿐만 아니라 어떤 디스플레이가 연결되었는가 따라서도 지원 여부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맥 유저들이 모니터를 살 때는 해상도뿐 아니라 색공간 지원 여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반 사용자에겐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전문 사진가나 비디오 작업을 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 소식입니다. 특히 사진가나 동영상 제작자가 의도한 정확한 색상을 맥 플랫폼에서도 정확히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문가가 느끼는 4K∙5K 아이맥의 가치는 매우 클 것으로 보입니다.
참조
• Cinema5D /via MacRumors - 4K and 5K iMacs Support 10-Bit Color Depth on OS X El Capi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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