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OS 3: 틀린 것을 과감하게 뜯어고치기

2016.06.19 09:30    작성자: KudoKun

13일(현지 시각)에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발표된 워치OS 3는 이날 발표된 네 개의 OS 중 가장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빠른 속도로 지나갔습니다. 저도 졸린 눈으로 키노트를 봤을 때는 멍때리고 있던 사이에 벌써 tvOS로 넘어가고 있더군요.

하지만 나중에 애플 워치에 직접 설치하고 써본 워치OS 3는 지금까지 애플 워치를 써 왔던 패러다임을 많이 바꿨습니다. 더 버지의 로렌 굿(Laurene Goode) 기자는 칼럼에서 “워치OS 3는 애플의 첫 번째 시도가 완전히 잘못됐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어쩌겠습니까. 틀린 부분은 과감하게 뜯어고쳐야죠.

속도

워치OS 2까지의 애플 워치는 느려터졌었죠. 네이티브 앱을 도입했음에도 속도 문제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역시 더 버지의 닐레이 파텔은 애플 워치를 바라보며 “느린 컴퓨터를 기다리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워치OS 3는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거의 앱을 켜자마자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 워치OS 3의 앱 론칭 속도를 봤을 때는 “저게 가능한 건가?!” 싶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기존 하드웨어의 한계는 명확했을 텐데 말이죠.

비밀은 멀티태스킹입니다. 워치OS 3의 새로운 멀티태스킹은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앱을 파악한 다음, 강제로 메모리에 넣어둡니다. 메모리에 저장된 상태이니까 빠른 속도로 앱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워치를 재부팅한 후, 앱을 처음으로 열면 예전 버전 수준의 시간이 지나야 로드가 됩니다. 거기에 백그라운드 앱 새로고침도 도입해서 최신 정보를 계속 백그라운드에서 업데이트합니다.

편법이라면 편법입니다. 하지만 일단 문제를 고치는 데는 성공했으니 봐주죠.

피트니스 기능의 진화

1년 전에 제가 애플 워치의 리뷰를 썼을 때, 애플 워치의 피트니스 기능은 꽤 높이 평가했습니다. 당시 제가 쓴 리뷰에서 구절을 빌려오자면:

사실 워치가 측정하는 데이터는 여타 다른 피트니스 밴드와 크게 다른 편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피트니스 밴드들과 다른 점은 이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보여주냐는 것이다. 대부분의 피트니스 밴드들은 걸음 수를 하루에 얼마나 움직였냐의 척도로 보는 것과 달리, 애플은 이를 소모 칼로리로 보여줌으로써 걷는 것이나 뛰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움직임을 데이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세 가지 척도로 분할을 해 사용자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동기부여가 피트니스 기능의 주요 목적인 걸 생각해보면, 애플 워치에 들어간 기능들이 충분하던 충분하지 않던 성공한 게 아닌가 싶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애플 워치의 다른 기능이 마음에 들진 않아도 계속 차고 다녔던 이유가 피트니스 관련 기능 때문이었거든요.

애플은 워치OS 3에서 동기부여에 대해 좀 더 고민한 듯한 모습입니다. 먼저 활동 내역을 친구나 가족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서로 경쟁하는 것만큼이나 좋은 동기부여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휠체어를 탄 워치 사용자들을 위한 특별한 동작 추적 모드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까지 피트니스에 신경쓰는 회사는 애플이 거의 유일할 겁니다.

또한, 아이폰의 건강 앱에 있는 ‘메디컬 ID’ 기능을 애플 워치에 도입한 것도 흥미롭습니다. 거기에 비상 상황에서는 아예 애플 워치로 바로 응급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을 꺼내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이 신고를 하는 순간 바로 비상 연락처로 등록해둔 사람들에게 바로 비상 연락이 갑니다.

애플 워치의 피트니스 기능을 보면 정말 애플이 피트니스 기능만 옮겨온 밴드를 하나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늘 생깁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죠. 애플 워치의 판매에 방해가 될 테니까요.

애플 워치도 답은 앱이다

2014년 9월에 애플 워치를 선보였을 때, 애플은 커뮤니케이션을 큰 기능 중 하나로 내세웠습니다. 워치의 측면 버튼을 누르면 아이폰의 전화 앱의 즐겨찾기 메뉴와는 별개로 친구를 한 바퀴 돌려놓은 듯한 휠을 설정해 자주 연락하는 사람들을 배정하고, 전화나 문자, 혹은 똑같이 워치를 가졌다면 디스플레이에 그림을 그려서 보내는 디지털 터치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 가까이 지나고 나서, 애플은 이 접근을 완전히 갈아엎었습니다. 워치OS 3에서는 이제 측면 버튼을 누르면 자주 쓰는 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독을 불러옵니다. 맥OS의 그것과 비슷한 콘셉트입니다. 이제 디지털 터치는 iOS 10에도 들어가면서 애플 워치만의 기능은 아니게 됐습니다. 아이폰에도 쓸 수 있게 되면서 더 사용량이 많아질지는 두고 봐야겠죠. (애플 워치를 쓴 지 1년이 넘은 저도 처음에 샀을 때 빼고는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위의 OS 성능 개선과 함께 이러한 변화가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애플은 애플 워치에서도 앱이 중요한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모두 강력한 앱 생태계를 타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무기로 써 왔는데요, 워치에서도 똑같은 접근을 하려는 것입니다.

애플은 워치가 처음에 나왔을 때도 비슷한 주장을 펼친 적이 있었지만, 설득력은 없었습니다. 작은 화면에서 뭘 할 수 있냐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아이폰에서 연산 처리를 대신 한다는 특성상 성능이 너무 좋지 않았고, 워치OS의 UI도 앱에 접근하기에 불편했습니다. 앱들이 원형으로 배치된 홈 화면은 매우 불편했으니까요.

워치OS 3에서는 OS를 앱 중심으로 돌려놓았습니다. 확실히 워치OS 3의 베타를 며칠 써보면서 측면 버튼을 사용하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게다가 독에 저장해놓은 앱들은 위에 설명한 메모리 저장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하기 때문에 독에서 재빠르게 자주 사용하는 앱을 불러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택시에서 택시를 부르거나 운동을 시작하고, ‘파워(Power)’라는 앱을 통해 아이폰에 남은 배터리를 애플 워치에서 빠르게 볼 수 있는 등의 작업이 예전보다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개발자들에게 애플 워치는 인기가 없다는 기사가 올라오기도 했었는데, 애플은 이런 개발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애플페이 결제를 애플 워치 앱 내에서 할 수 있게 되고, iOS의 2D 게임 API인 스프라이트킷도 애플 워치로 옵니다. 간단한 2D 게임을 만들기가 더욱 쉬워졌다는 것이죠.

워치OS 3는 아직 애플이 애플 워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걸로 충분할까요? 그냥 시계와 미밴드를 차고 다니고 애플 워치를 팔까 고민했던 제가 다시 애플 워치를 차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좋네요.

필자: KudoKun

이상하게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컴퓨터 공학과 학생입니다. IT 미디어인 더기어의 기자이자 KudoCast의 호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조
watchOS 3 Preview - Ap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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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금더 싼 모델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요. 학생에겐 너무 비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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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애플 제품중에 학생이 쉽게 살만한 물건이 있던가요?

  3. 사람님
    그러니깐 만들어달라는거죠..
    댓글 무서워서 어디 하고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겠네요..

  4. 아이팟 살만하죠 ㅋㅋ

  5. 지금 맥북에어처럼 기본 모델은 계속 싸질것으로 예상 됩니다. 올해초에도 가격이 싸진적이 있죠. 맥북 에어도 초기 모델보다 반 이상 싸잖아요.

  6. 맞아요 애플워치 스포츠 원가 보면 진짜 얼마 안하는데 너무 비싼듯..

  7. 학생도 학생 나름이라... ㅜ.ㅜ

  8. Blog Icon
    애플

    대체 원가대비 가격책정을 해야한다는 논리는 왜 안없어지는지 모르겠네요. 전자기기에 원가를 왜 따지시는지?

  9. Blog Icon
    우웅

    너무 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신 것 같네요. 저분은 제품 가격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이익이 크다고 생각해서 비싸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10. 확실히 os3에서 활용도가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독 기능이 아주 유용합니다 os2만 해도 거의 눌러본 기억이 없을 정도였는데 독 기능 추가되고 자주 사용하게 되는군요 암튼 아직은 베타라 불안정하지만 추후에 좀 더 좋은 상황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11. Blog Icon
    Aeria

    애플워치 파시게 되면 저에게... 아, 아닙니다...

  12. Blog Icon
    btc

    궁금한것이 있습니다.
    공원에 아침운동하러 나갈때 와치만 차고 나가도 되는건가요?
    폰은 집에 놯두고 와치만 들고 나가서 운동하면
    그 정보(피트니스 관련 정보)가 와치에 기록이 되었다가
    아이폰이 있는 집으로 오면 동기화가 되는 그런 방식인가요?
    늘 궁금했던건데 이곳에 질문 드려봅니다.
    답변 부탁드려요

  13. Blog Icon
    이안

    워치만 차고 나가도 되긴 합니다. 전화, 문자와 같은 기능은 안되더라도, 피트니스같은 기능은 워치에서 독자적으로 스캔/수치화하여 보여줍니다. 이후 아이폰과 최신 데이터를 기준으로 동기화됩니다.

  14. Blog Icon

    본문에 워치가 빨라진 이유를 새로운 멀티 태스킹 이라고 표현한 부분에 설명이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워치OS 3의 새로운 멀티태스킹은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앱을 파악한 다음, 강제로 메모리에 넣어둡니다." 라고 하는데, 멀티 태스킹은 설명과는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메모리 관리, 어플리케이션 라이프 사이클과 관련이 깊어 보입니다만...

  15. 메모리 관리와 어플리케이션 사이클 모두 멀티태스킹의 한 부분입니다. ㅎㅎ 멀티태스킹이 잘 되려면 메모리 관리가 필요하죠. 워치OS 3에서는 이 부분을 바꾼 것이구요.

  16. Blog Icon
    Brad7000ft

    ...여친이 생기면 커플로 구매할려고 미루고 있었는데 다행이.....일리가 없지!!!!ㅠ_ㅠ

  17. Blog Icon
    Jin

    운동할 때의 장점 때문에 아직 착용하고 있는 1인입니다 ..
    암밴드로 아이폰을 팔뚝에 차거나, 주머니에 넣어두고 다니는 건 정말 불편하니깐요...
    QY 시리즈 같은 블투 이어폰 하나 구입해서, 워치에 넣어 둔 음악 들으며 달리기 하는 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치명적 매력이죠 ^^
    WatchOS 3.0으로 일상 생활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18. Blog Icon
    콜홍

    저는 워치를 쓰던 시절에 워치로 메일이랑 톡을 많이 봤는데요, 애플은 워치 OS3의 특징이 앱을 항상 실행하고 있다고 표현하더라구요
    메모리에만 넣어두면 상관없는데 백그라운드로 업데이트한다고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영상본지가 너무 오래되서 가물가물합니다ㅠ)

    하지만 저는 하루에 받는 톡이 몇백개가 되는데 배터리 타임이 걱정이 됩니다.
    (알림은 몇개 안오지만 백그라운드로 업데이트하면 알림없는 톡도 업데이트 되겟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