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스카이레이크가 탑재되지 않은 맥이 수두룩 하게 남아 있건만 벌써 다음 세대 프로세서가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미 IT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코드명 카비레이크 프로세서가 컴퓨터 업체에 공급된다고 합니다. 어제 열린 인텔 2분기 결산보고 자리에서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가 카비 레이크 선적 일정을 확인시켜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텔의 7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카비레이크(Kaby Lake)'는 브로드웰∙스카이레이크와 동일한 14nm 공정을 적용한 프로세서로, 10nm 공정이 적용될 캐논 레이크의 출시가 2017년 말로 연기되면서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한 프로세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인텔은 지난 10년간 '틱톡(Tick-Tock)' 정책을 고수해왔습니다. CPU 개발을 2교대로 나눠 한번은 아키텍처를 개선하고, 한번은 제조공정을 미세화하되 그 둘을 격년으로 엇갈리게 출시한 것이 틱톡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 중 후자인 제조공정 미세화에 따르는 난이도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가중되어 올초에 사실상 틱톡 정책을 폐기한 바 있습니다.
즉, 원래대로라면 14nm 공정의 프로세서가 2개 나왔으니 이제 10nm 공정을 적용한 캐논레이크가 등장할 차례인데, 인텔이 틱톡 정책에 연연하지 않기로 하면서 스카이레이크 리프레시에 해당하는 카비레이크를 땜빵용으로 내놓은 것입니다.
카비레이크는 스카이레이크와 아키텍처가 크게 다르지 않아 성능 향상이 크지 않다는 게 업체들의 전언입니다. 새로운 '플랫폼 컨트롤 허브(PCH)'를 채택해 별도의 칩 없이도 USB 3.1이나 썬더볼트3∙디스플레이포트 1.2 같은 최신 인터페이스를 자체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 내장 그래픽 성능이 소폭 향상될 전망이지만 프로세서 성능이나 전력소모, 발열 수준은 스카이레이크와 거기서 거기라는 겁니다.
* MacRumors Buyer's Guide - 줄줄이 신제품 출시가 미뤄지고 있는 맥 라인업
현재 애플 컴퓨터 중에서 12인치 맥북과 5K 아이맥만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가 탑재돼 있고, 나머지 컴퓨터는 여전히 이전 세대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맥북프로 15인치 모델은 2세대 전 프로세서인 하스웰을, 맥프로는 3세대 전 프로세서인 아이비브릿지 기반의 제온 프로세서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텔이 카비레이크 프로세서 출하를 시작하면서 애플도 이를 채용한 컴퓨터를 출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는데요. 그래도 카비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한 맥이 나올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맥루머스는 카비레이크 라인업 중에서도 저전력 특성이 강조된 M 프로세서와 U 프로세서 라인업 정도만 우선 투입될 예정이어서, 카비레이크를 탑재한 차세대 맥북프로나 아이맥이 당장 출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카비레이크 프로세서 라인업 가운데 맥북프로∙아이맥에 적합한 고성능 H 프로세서와 S 프로세서 라인업은 빨라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인데 애플이 그때까지 마냥 손놓고 있겠냐는 겁니다.
매체는 해당 모델의 리프레시가 1년 이상 늦어지고 있는 만큼 카비레이크보다는 스카이레이크를 탑재한 모델이 이보다 앞서 출시될 가능성이 더 크며, 2017 맥 라인업에 가서야 카비레이크를 본격적으로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기존의 다른 루머도 애플이 올가을쯤 차세대 운영체제 macOS 시에라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에 OLED 터치바를 탑재한 신형 맥북프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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