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아이폰 7 자세히 알아보기 : 디스플레이

2016.10.19 12:18    작성자: 닥터몰라

아이폰 7 자세히 알아보기 그 세번째 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미리 맛보기편과 성능 편은 재밌게 보고 오셨는지 모르겠다. 혹시 아직 이 두 편을 읽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시간 날 때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다만 이전의 글들이 오늘 글을 읽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니, 디스플레이에만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편만 따로 읽는 것도 괜찮다. 아래 그림들은 시리즈의 각 글들을 소개하는 역할에 더해 링크 기능 역시 겸하고 있으니, 원하는 글을 눌러서 바로 읽으시면 되겠다.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 전에, 시리즈에 대한 간단한 공지를 하겠다. 본편인 디스플레이편, 다음편인 카메라편까지 해서 총 네개의 자세히 알아보기 시리즈는 한국에서 아이폰 7이 출시되기 전에 완성될 예정이다. 마지막 편인 오디오편은 아이폰 7의 오디오 특성 뿐 아니라 애플의 새로운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까지 다루기 위해, 에어팟 출시 이후에 공개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스마트폰이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큰 창구 : 디스플레이


사진 : 애플


오늘날 스마트폰이라는 형태의 기기에서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는 전통적인 출력장치로써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 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입력장치로써도 기능하고 있다. 즉,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의 사용자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인 셈이다.


사진 : 애플


작년의 아이폰, 즉 아이폰 6s에서는 디스플레이의 ‘입력장치’로써의 역할에 큰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는 터치 입력만 인식할 수 있었던 디스플레이가 이제 ‘누르는 압력’까지도 인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3d 터치의 기술적인 원리는 링크에서). 이는 입력 체계에 새로운 축이 생긴 것으로, 그 자체로 큰 가능성을 품고 있다. 물론 이 가능성을 애플이 완벽히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아이폰 6s의 디스플레이가 입력장치로써 큰 발전을 이루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사진 : 애플 9월 스페셜 이벤트 중


다시 돌아와서,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의 본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출력장치’로써의 역할에 큰 발전이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스펙인 해상도에서는 변화가 없었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다. 애플은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가 25% 더 밝아지고, 더 넓은 ‘극장 수준의’ 색영역을 지원하고, 개별 제품마다 컬러 관리를 받는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가 더 밝아졌다는 건 확실히 느낌이 오는데, 더 넓은 색영역, 개별 제품마다 실시되는 컬러 관리는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답답하신 독자분들을 위해, 이 글을 준비했다. 채널 고정.


더 넓어진 색영역 : Display-P3


애플이 이번 아이폰 디스플레이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극장 수준의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먼저, 애플이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아이폰 7이 최초가 아니라는 것을 짚고 넘어가자. 애플은 가장 먼저 4K, 5K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맥에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애플은 이 넓은 색영역을 9.7인치의 아이패드 프로 모델에도 도입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마침내, 일반 소비자들에 가장 밀접한 아이폰의 디스플레이도 이 더 넓은 색영역을 표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도대체 이 ‘넓은 색영역’이라는 게 무엇이길래 애플이 이토록 강조하는 것일까. 과연 이것이 흔히 기술기업이 자주 하는 ‘스펙자랑’인 것일까 아니면 정말로 일반 소비자들의 시각적 경험을 올려줄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인 것일까. 먼저 색영역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사진 : Luxexcel 블로그의 'Light spectrum: visible light 글 중


우리가 실제로 보는 색은 가시광선 영역의 빛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빛이라는 것은 실제로는 전자기파의 한 영역인데, 이 중에서도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영역을 특별히 가시광선이라 부른다. 가시광선 중에서 파장이 긴 영역대의 빛은 우리 눈에 빨간 색조로 보인다. 반대로, 가시광선 중에 파장이 짧은 영역대의 빛은 푸른 색조로 보인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무지개의 ‘빨, 주, 노, 초, 파, 남, 보’는 이 가시광선의 파장에 따른 색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이다.


사진 : Wikipedia 'Rainbow' 문서


하지만 직접 무지개를 보면 절대로 그 색이 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일곱가지 색이 아님을 알 것이다. 실제로 각 파장대의 빛은 연속적이며 실제 색은 그 수를 셀 수 없을만큼 다양하다. 게다가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은 개별적인 한 가지 파장의 빛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파장대의 빛이 동시에 우리 눈에 들어오게 되고, 이들의 조합이 수많은 색을 만들어낸다. 사실 자연에 존재하는 색의 종류는 ‘무한대’라고 할 수 있을만큼 많다.


하지만 이 모든 색을 사람이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색을 보기 위해서는 망막에 도달한 세포가 ‘원추세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원추세포에는 총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각각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파장대의 빛을 가장 잘 흡수한다. 이렇게 세 가지 다른 원추세포에서 받아들인 빛의 양을 눈에 있는 신경 세포들부터 뇌의 시각중추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조합’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우리 뇌는 이 전기 신호의 조합을 색으로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기기의 디스플레이는 우리가 볼 수 있는 색을 모두 만들어낼 수 있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사실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컬러를 표시하게 된 것은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이다. 최초의 컴퓨터에는 디스플레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컴퓨터는 사람과 펀칭 카드 같은 도구를 통해 소통하는 거대한 계산기였을 뿐. 지금은 이렇게 다재다능해 보이는 컴퓨터가 처음에는 정말 이름 그대로 ‘계산하는 기계’였다. 이후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되자 좀 더 직관적으로 내용을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장치가 등장했다.


사진 : Elongshine Technology Limited


다만 당시의 디스플레이는 색이 있고, 없고의 두 가지 표현밖에 할 줄 몰랐다. 컴퓨터에 관심이 별로 없는 독자분들이라도 한번쯤은 컴퓨터가 0과 1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컴퓨터 세계에서는 이를 ‘비트’라 부른다. 두 가지 색 표현은 한 개의 비트만으로 표현될 수 있다. 검은색과 흰색으로 내용을 표시하거나, 검은색에 초록색으로 내용을 표시하는 등의 모니터가 기억난다면 당신은 아재…. 하지만 컴퓨터의 계산 능력이 점점 더 증가하면서, 다양한 색을 표시하는 것에 충분한 계산력을 투입할 수 있을 정도가 되자 색에 할당되는 비트의 개수가 늘었고, 덕분에 컴퓨터가 표현가능한 색의 개수는 점점 더 늘어났다.


4비트로 나타낸 16색의 경우 예시를 들기 위해 필자가 임의로 지정한 색상 팔레트를 사용했다.


초기에는 표현 가능한 색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비트로 표현 가능한 가짓수에 색을 1:1로 대응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 1비트만으로 색을 표시했을 때는 위와 같이 검정색과 단색을 각각 지정했고, 2비트로 색을 표시할 수 있을 때에는 흰색, 옅은 회색, 짙은 회색, 검은색 등 색의 짙고 옅음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4비트가 되면 총 16가지 색을 표현할 수 있게 되는데 이 때부터 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컬러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믿기지 않겠지만 16색만으로 구현한 화면이다. 사진 : 나무위키 '도트 노가다' 문서


그런데 컴퓨터에서 색을 어떻게 표시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지만, 디스플레이단에서 색을 어떻게 표시하는지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2색과 4색의 경우 크게 고민할 거리가 없다. 2색의 경우 픽셀에 빛을 쏴줄지, 안 쏴줄지만 결정하면 된다. 4색 역시 주로 농담을 표시하기 때문에 빛의 강도를 조절하는 선에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표시할 색이 16색이 되고, 모니터가 컬러를 표시해야 할 때가 되자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하게 되었다.


사진 : colorcodehex.com - 핀터레스트


컴퓨터 공학자들이 떠올린 방법은 기본이 되는 색 여러 가지를 조합해서 여러 가지 색깔을 만들어내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이 때 선정된 기본 색상은 우리의 원추세포가 주로 보는 색과 같은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이다. 우리가 빛의 삼원색이라고 알고 있는 바로 그 색들이다. 디스플레이는 이 세 가지 빛을 적절히 조합해서 매우 많은 종류의 색을 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흰색을 표시하고 싶을 때는 세 가지 빛을 모두 조합하고, 검정색을 표시하고 싶을 때는 세 가지 빛을 모두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사진 : wikipedia 'LCD television' 문서 중


오늘날의 디스플레이는 ‘픽셀’이라는 단위로 화면을 그려내는데 픽셀 하나하나마다 각각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을 표시할 수 있는 작은 서브픽셀이 존재하고, 이들을 각각 어느 정도의 밝기로 조절하느냐에 따라 그 픽셀의 색상이 정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화면에 있는 엄청나게 많은 화소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보는 다채로운 색상의 디스플레이가 구현되는 것이다.


이제 디스플레이는 사실상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의 빛을 조합하여 엄청나게 많은 가짓수의 색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의 빛을 각각 네 단계 정도로만 표시할 수 있다고 해도 64종류의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더 다양한 색상을 표시하는데 대한 임무는 다시 컴퓨터로 돌아왔다. 기본적으로 컴퓨터가 더 다양한 색을 표시하기 위해서는 색에 할당된 비트를 추가해야 한다. 8비트가 색 표현에 할당되면 컴퓨터는 256종류의 색을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표현해야 할 색의 종류가 256가지 정도일때만 해도 컴퓨터는 비트가 나타내는 256가지의 이진수를 그대로 각각의 색상에 대입하는 방식으로 색을 표시했다. 이 방식은 가장 간단하고, 응용프로그램마다 이 팔레트를 다르게 설정해서 개발자가 원하는 최적의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보여줄 게임에서는 파란색 테마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초록색 계열과 빨간색 계열에 할당되는 이진수의 개수를 최소화하고, 파란색에 할당하는 이진수의 개수를 늘리는 식의 방법으로 더 세밀한 파란색 환경 표시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색에 할당된 비트가 8비트에서 16비트로 넘어가게 되면서 이 방식은 한계에 부딪힌다. 16비트로 나타낼 수 있는 가짓수는 총 65536개에 달한다. 65536개의 색상을 각 응용프로그램마다 별개의 팔레트를 사용해서 표시하는 것은 엄청난 낭비이다. 그리고 당시의 컴퓨터 성능은 이런 낭비를 용인해 줄 정도로 너그럽지 않았다. 결국 16비트부터 컴퓨터가 색을 표현하는 방식이 바뀌게 되는데, 결국 컴퓨터 역시 디스플레이와 비슷하게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의 조합으로 색을 표현하게 된다. 16비트의 경우 빨간색과 파란색에 각각 5비트씩, 초록색에 6비트를 할당하여 총 65536개의 색상을 표현한다.


이렇게 표현 방식을 바꾸는 게 왜 중요하냐고? 기존의 팔레트 대응 방식에서는 이진수는 특정 팔레트의 특정 색상을 지정하는 ‘색인’일 뿐이지 숫자 자체에 의미를 품고있지 않았다. 즉, 기존 방식에서 1111100000000000이라는 이진수는 1111100000000000이라는 주소공간에 있는 색상 하나를 가리키지만,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에 각각 비트를 할당하는 체계에서는 빨간색 31, 초록색 0, 파란색 0 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사진이나 영상을 효과적으로 압축할 수 있게 하며, 컴퓨터가 표시하는 색상에 대한 표준화 역시 가능하게 만들었다.


지금 우리가 가장 널리 사용하고 있는 색 체계는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에 각각 8비트씩을 할당하여 총 24비트로 색을 표현하는 체계이다. 이 체계에서는 총 16,777,216가지의 색을 표현할 수 있다. 거기에 어떤 기기에서 보든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 이 16,777,216가지의 색을 어떻게 표현해야되는지에 대한 표준이 설정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sRGB 표준이다.


사진 : wikipedia 'sRGB' 문서 중


위 그림이 바로 sRGB가 나타내는 색영역을 시각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타원을 적당히 찌그러뜨린 다음 반을 뚝 자른것같이 생긴 도형 안에 갖가지 색이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이상하게 생긴 도형이 인간이 볼 수 있는 색 영역을 시각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이 도형의 안쪽에 있는 삼각형이 바로 sRGB가 나타낼 수 있는 색영역을 표시한 것이다. 이 영역이 삼각형으로 표시되는 이유는 바로 이 삼각형의 세 꼭지점이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중 한 수치만이 최대치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측의 꼭짓점은 빨간색에 해당하는 비트가 모두 1로 채워져 있고, 파란색, 초록색 비트는 모두 0인 구간이다. 상단은 초록색, 하단의 꼭짓점은 파란색이 이와 같다. 세 값이 모두 최대치일 경우 가장 중간의 D65 점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흰색이다.


HTML 코드 등에서 색을 표시할 때도 바로 이 sRGB 표준의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수치의 16진수로 색을 표현한다. 흰색이 #FFFFFF인 이유과 검은색이 #000000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본문으로 돌아와서 달리 말하면, sRGB를 표시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는 이 삼각형 영역을 벗어나는 색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색영역 그림을 봤을 때 삼각형 안쪽에 있는 색과 바깥쪽에 있는 색이 구분이 안 가는데 바깥을 표현해 무엇하냐고 물어보실 분들이 있을 테지만, 저 그림과 여러분이 보고 있는 디스플레이 자체도 sRGB로 색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그 바깥의 색 차이를 볼 수 없는 것 뿐이다.


sRGB 색영역이 지정되고도 십수년이 지난 지금, 이를 넘어서는 색영역이 실생활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애플이 sRGB 이후의 표준으로 새로 채택한 색영역은 미국 영화산업에서 디지털 영사기의 색영역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었던 DCI-P3 표준이다. 차세대 색 표준으로 설정된 만큼 sRGB에 비해서 표시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넓은 것은 당연하거니와, 더 넓은 색영역을 표시하기 때문에 각 색마다 설정된 비트 수 역시 더 늘어났다. 다만 DCI-P3 색영역의 경우 흰색을 나타내는 화이트 포인트가 D65 점이 아니었는데, 애플은 이를 수정한 Display P3라는 색영역을 사용하고 있다.


짙은 음영으로 표시된 부분이 P3 색영역. sRGB에 비해 훨씬 넓어졌다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사진 : astramael.com


애플은 P3 색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각 색마다 16비트를 할당하여 색을 표현한다. 즉,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모두를 표시하기 위해서는 무려 48비트가 필요하다. 이 경우 구분할 수 있는 총 색의 가짓수는 281,474,976,710,656가지에 달한다(읽기 어려운 분들, 281조다). 물론, 실제 디스플레이가 수신하는 정보는 여전히 24비트이긴 하지만 말이다. 컴퓨터가 표현하는 색상과 디스플레이가 표현하는 색상의 차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안타까운 것은 이 차이를 여러분들에게 시각적으로 전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분들의 모니터는 sRGB 기반의 색상을 갖고 있을 것이다. 광색역이 적용된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을 당장 띄워 주더라도 독자분들의 모니터에선 완전히 똑같이 보일 것이다. 이에 필자가 이 차이를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조금 조악한 비유를 동원할 수밖에 없는 점 양해바란다.


필자가 방금 새로운 색영역 하나를 만들었다. 색영역의 이름은 sMola. 이 색영역은 너무나도 간단하다. R, G, B에 각각 하나씩의 비트를 할당한 것이다. 이 색영역에서 흰색은 (1,1,1)로 표현될 것이고, 검은색은 (0,0,0) 빨간색은 (1,0,0), 초록색은 (0,1,0), 파란색은 (0,0,1)로 표시된다. 거기에 각 색들을 섞음으로써 총 8가지의 색상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8가지는 너무 작다고 생각한 필자는 좀 더 다양한 색을 표시할 수 있는 색영역 역시 함께 만들었다. 이 색영역의 이름은 M3 정도로 정해보자. 이번에는 각 색마다 두 개씩의 비트를 할당했다. 총 색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6개의 비트가 필요해진 셈이다. 이 색영역에서 검은색은 여전히 (0,0,0)으로 표시되지만 흰색은 (3,3,3), 각 순수 색들 역시 (3,0,0), (0,3,0), (0,0,3)으로 표현된다. M3 색영역은 총 64가지의 색상을 나타낼 수 있다. 이제 이 둘이 본격적으로 어떤 차이를 가져오는지. 직접 살펴보자.


위에 표시된 그림은 둘 다 똑같이 M3 색영역을 기반으로 한 파일이다. 다만 왼쪽의 디스플레이는 sMola 색영역만을 표시할 수 있다. 우측의 디스플레이는 M3 색영역 전체를 표시할 수 있다. 그 차이가 확실히 보이는가? 좌측의 디스플레이에서는 똑같은 색으로 보이던 것들이 우측의 디스플레이에서는 분명히 다르게 보인다. 매우 조악한 비유지만 실제로 sRGB와 P3 색영역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 바로 이런 것이다.


P3 색영역은 sRGB에 비해 25%정도 넓은 색영역을 표시할 수 있다. 주로 이런 개선은 녹색과 적색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적색 계열에서는 거의 인간의 가시영역의 최대치를 표시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반대로 파란색 영역에서는 그 확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기존에 출판물 등을 위한 어도비의 넓은 색영역이었던 Adobe RGB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색 쪽에서 강점이 있고, 녹색 쪽을 표현하는 데 약점이 있다.


사진 : 애플 'working with wide color' 슬라이드 중


위 꽃 사진은 P3 색 데이터를 담고 있는 사진이다. 아래 사진은 이를 sRGB 모니터에서 봤을 때 표시하지 못하는 영역을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상당히 넓은 영역의 색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이 사진을 P3디스플레이에서 본다면 똑같이 보이는 노란색 부분 안에서 숨어있는 색들이 표시될 것이고, 우리는 좀 더 자연스러운 사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예시사진을 더 보여드리겠다. 이 사진들은 astramael.com이 'The Wide Color Gamut World of Color' 포스팅(링크)에서 직접 분석한 것들이다. 이번 사진은 캐나다의 녹색빛 호수 사진이다. 이번에는 sRGB와 P3 사이의 분석에 그치지 않고, Adobe RGB까지 분석 대상에 포함되었다. 사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부분은 sRGB가 제대로 색을 표시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sRGB, P3가 색을 제대로 표시하지 못하는 부분이고, 마지막으로 연두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Adobe RGB를 포함한 모든 색영역이 제대로 표시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Adobe RGB가 P3에 비해 청녹색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기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반대로 P3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적색 계열의 사진에서는 이러한 점이 반전되게 된다.



이번에는 주황색의 차량이 주요 피사체인 사진이다. 이번에는 아까와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번에도 역시 sRGB가 가장 만만하다. sRGB는 사실상 차 옆면 전체의 색을 제대로 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분홍색으로 칠해진 영역이 sRGB와 Adobe RGB가 제대로 표시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파란색 영역은 P3를 포함한 모든 색영역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예시를 한 장만 더 볼까? 숲 속에서 찍힌 진초록색의 앵무새이다. 



청록색 계열이 아닌 진한 초록색 계열에서는 또 P3가 Adobe RGB에 비해 우세한 모습을 보인다. 진한 초록색 많은 부분을 sRGB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고, Adobe RGB 역시 핀이 맞지 않은 부분의 진한 초록색 잎 대부분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P3는 앵무새 몸통의 일부 부분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 영역이 가장 작다.


결론은 간단하다. P3 색영역과 Adobe RGB 색영역은 모두 sRGB에 비해 더 넓은 색영역을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색영역의 50%도 채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조금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P3(CIE 1931 기준 45.5%)가 Adobe RGB(CIE 1931 기준 45.2%)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런 주장은 사실상 별 의미가 없다.


기술적인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그래서 이런 변화를 소비자가 체감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 보자. 이 둘을 바로 옆에 두고 비교한다면, 많은 사람이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두 디스플레이를 각각 따로 볼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P3 색영역의 디스플레이와 컨텐츠에 한참동안 익숙해진 사람이 sRGB 디스플레이를 본다면 그때는 분명히 뭔가 모를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사용자가 두 색영역을 구분할 수 있는가’ 라는 단순한 질문보다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주는 좀 더 핵심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P3 색영역을 제대로 지원하는 컨텐츠의 문제이다. 아무리 디스플레이와 운영체제가 P3 색영역을 완전히 지원한다 하더라도 이를 활용한 컨텐츠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결국 발전된 디스플레이에서 이전과 같은 수준의 컨텐츠를 볼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애플이라 하더라도 전 세계의 컨텐츠를 모두 P3 기반의 컨텐츠로 바꿀 재간은 없다. 대신 애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을 택했다. 아이폰 7 시리즈의 카메라는 이제 sRGB 너머의 색영역도 포착할 수 있다. 애플의 사진 앱 역시 P3 색영역을 지원함은 당연하다. 이는 아이폰 7 시리즈에서 찍은 사진들을 아이폰 7 화면에서 볼 때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카메라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아이폰 7 자세히 알아보기 - 카메라’편을 기대하시라.


사진 : 애플 9월 스페셜 이벤트 중


이 뿐만 아니라 애플은 자신의 생태계 안에 있는 개발자들에게도 P3 색영역을 채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WWDC에서 ‘더 넓어진 색영역으로 작업하기’라는 세션을 할당했고, iOS와 macOS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가이드라인에서 역시 더 넓은 색영역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이번 아이폰 7 발표 키노트에서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인스타그램 앱을 홍보해준 바 있다.


정리하자면, P3 색영역은 확실히 기존의 sRGB 색영역에 비해 넓은 색을 표현할 수 있고, 이는 일반 소비자들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당장은 그런 향상을 제한적인 영역에서만 볼 수 있을것이다. 아이폰 7 시리즈로 찍은 사진을 보거나, 혹은 당신이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를 갖고 있다면 이 사진을 감상할 때도 그 몫을 해 줄 것이다. 또, 발빠르게 광색역에 맞춰 자사의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한 일부 앱을 사용할 때 역시 그 향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환경에서 당신은 더 넓어진 색영역으로 인한 향상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애플이 채택한 P3 색영역은 미국 영화 업계에서 제정한 표준이며, 애플이 콘텐츠 사업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내년 정도가 되면 상당히 많은 앱들이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고, 시장에 나오는 컨텐츠 중에서도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것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애플은 컬러마다 할당된 비트를 16비트로 늘리며 P3 그 너머의 색영역 역시 조준하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애플의 디스플레이는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스플레이의 다른 부분에서도 큰 발전을 이뤘다. 이런 발전들은 더 넓어진 색영역을 지원하지 않는 컨텐츠를 볼 때도 유의미한 것들이니,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사상 최고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 DisplayMate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가장 공신력있는 매체 중 하나를 꼽으라면 DisplayMate를 꼽을 수 있겠다. DisplayMate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매체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기기들을 테스트하고 그 상세한 결과를 게시한다. 이들이 측정하는 시나리오의 다양함과 정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당연하게도 아이폰 7 역시 이들의 분석 대상이 되었다. DisplayMate가 아이폰 7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 직접 확인해보자(링크).


압도적인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정말 인상적인,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며 아이폰 6의 디스플레이에 비해서도 엄청난 발전이 있었다. 아이폰 7 디스플레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측정한 그 어떤 모바일 LCD 디스플레이보다도 뛰어나고, 디스플레이 성능 기록을 수없이 갱신했다.


아이폰 7은 최첨단의, 예술의 경지에 이른 디스플레이 성능과 기능을 갖추고 있다.


  • 아이폰 7은 아이패드 프로 9.7인치와 같이 2개의 표준 색 영역을 지원한다. 지난 세대의 아이폰을 포함한 대부분의 모바일 디스플레이들은 단일 색영역만을 지원하게 마련이다. 아이폰 7은 대부분의 소비자용 디지털 카메라, 텔레비전, 웹이나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사진, 영상, 영화 등의 컨텐츠가 사용하는 전통적인 sRGB 색영역에 더해 더 넓은 DCI-P3 색영역 역시 지원한다. 이는 sRGB에 비해 26% 이상 넓다.
  • 아이폰 7은 4K UHD TV들이 채택하는 DCI-P3 색영역을 채택해서 새로운 4K TV용 컨텐츠들을 좀 더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 아이폰 7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4K 해상도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현재의 해상도만으로 일반적인 사용에서 충분히 날카로운 화면을 보여준다.
  • 새로운 색 영역인 DCI-P3는 정말로 큰 변화이다. 이 변화는 4K UHD TV가 기존의 2K나 Full HD TV에 비해 훨씬 나은 색상과 화질을 보여줄 수 있는 주요한 이유이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그들의 TV를 업그레이드하기에 충분한 이유이며, 역시 모바일 세계에서도 DCI-P3를 채택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현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DCI-P3 색영역을 지원하는 제조사는 세 군데 뿐이다. 따라서 이건 스마트폰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 우위로 작동할 수 있다. 다른 제조사들 역시 빠르게 이를 따라가야 할 것이다.
  • 화면 최대 밝기가 602니트로 매우 높다. 최대 밝기는 평균 화상 레벨(APL)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측정되었다.
  • 자동 밝기가 켜져 있고, 주변광이 매우 강하게 내려쬘 경우 아이폰 7의 화면 밝기는 705니트까지 올라간다.
  • 더 넓은 색영역과 더 밝아진 디스플레이는 강한 주변광 하에서 화면의 가독성과 사용성을 엄청나게 올려주었다. 그러면서도 전력 효율 역시 좋아졌다.
  • 아이폰 7의 컬러 정확성은 정말 인상적인 수준이다.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측정한 그 어떤 디스플레이보다도 정확한 컬러를 표시해준다. 이것은 ‘완벽하다’고 표현해도 모자람이 없는 수준이다. 아이폰 7은 아마 당신이 갖고 있는 어떤 모바일 디스플레이나 모니터, TV나 UHD TV 보다도 더 정확한 색을 표현해 줄 것이다. 덕분에 사진, 비디오와 여러 웹 컨텐츠와 상품들이 더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아이폰 7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서 아래와 같은 신기록을 세웠다.


  • 그 어떤 디스플레이보다 높은 색 정확성(1.1JNCD) : 완벽한 수준
  • 그 어떤 디스플레이보다 높은 밝기 정확성(+-2%) : 완벽한 수준
  • 매우 정확한 이미지 대비와 감마 변환(감마 2.21) : 완벽한 수준
  • 평균 화상 레벨 기준으로 가장 밝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602니트에서 705니트까지)
  • IPS LCD 중 가장 높은 명암비(1762)
  • 어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보다 낮은 화면 반사율(4.4%)
  • 높은 주변광 하에서 그 어떤 스마트폰보다 높은 대비율을 보여줌(137에서 160)
  • 시야각에 따른 컬러 변화가 가장 낮은 수준(2.1JNCD 이하)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산업 전반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우리가 측정한 세부 사항들을 기재한 아래 표를 보면 알겠지만, 아이폰 7은 모든 분야에 걸쳐 균일하게 최고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가 디스플레이 테스트를 시작한 2006년 이래로 모든 디스플레이 테스트 항목에서 매우 좋음 혹은 탁월함 평가를 받은 정말 몇 안되는 디스플레이 중 하나이다. 이건 정말 엄청난 것이다.


아이폰 6와 비교했을 때…


아이폰 6는 2014년 출시 당시 매우 훌륭한 디스플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이폰 7은 아이폰 6에 비교해서 엄청난 향상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테스트한 기기들 전체와 비교해서도 엄청난 향상을 이뤄냈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사항은 우리가 측정해 만들어놓은 비교 표를 참조하시라.


결론


스티브 잡스는 디스플레이 성능에 큰 가치를 두었으며, 애플의 디스플레이에 대해 항상 자랑하고 다녔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 성능을 보았다면 정말로 자랑스러워 했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런 멋진 디스플레이에 대한 주목이 크지 않다는 데 대해서 실망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리뷰어와 소비자들이 이에 크게 주목하고 있지는 않지만, 결국은 이런 디스플레이 우위는 애플에게 큰 경쟁 우위를 가져다 줄 것이다. 경쟁사들은 이를 빨리 인지하고 따라잡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훌륭한 스마트폰의 필수요소 중 하나가 정말 멋진 디스플레이이기 때문이다.


DisplayMate는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에 ‘역대급’ 찬사를 쏟아부었다. 그들은 그 근거로 아이폰 7의 각종 기록들을 제시하는데 가장 높은 색 정확성과 밝기 정확성, 그리고 정확한 감마 수준에 가장 밝은 디스플레이, 거기에 LCD 중 가장 높은 명암비에, 낮은 반사율 등이 있다. 그런데 좋다고 하니까 좋은 건 알겠는데, 이런 수치들이 뭐길래, 그리고 다른 제품들에 비해 얼마나 좋길래 DisplayMate가 이렇게 찬사를 쏟아붓는 것인지, 지금부터 디스플레이의 세부 측정값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표에서 초록색으로 색이 채워진 칸은 비교군 중 가장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큰 의미가 없는 정도로 작은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둘 모두에 색을 칠했다. 아이폰 7이 아이폰 6에서 엄청난 발전을 한 것은 물론이고, 갤럭시 노트 7(지금은 만나볼 수 없지만)의 OLED 화면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 엄청난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채널 고정. 아직 단락은 끝나지 않았다. 필자가 저 표 하나만 던져놓고 여러분들에게 알아서 해석하라고 할 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다. 필자와 함께 표의 각 수치가 나타내는 의미를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색영역 부분이다. 색영역 자체에 대한 설명은 위에서 충분히 이뤄졌다고 본다. 여기서 나타나는 수치는 순수한 빨간색, 순수한 초록색, 순수한 파란색에 대한 측정값을 색좌표상에 표시해 표준 색영역을 얼마나 표시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결과는 표준 색영역의 모서리 좌표와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에 세 점이 위치하여 100%가 나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는 세 기기 모두 모든 색영역에서 100%에 근접한 값을 보이고 있으므로,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두 기기가 초록색으로 채워졌다.


다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색 정확도 부분이다. 사실 색 정확도를 엄밀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표준이 지정하는 모든 색과 실제 디스플레이가 표시하는 색을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의 24비트 색만 하더라도 점검해야 할 색이 1600만개가 넘는다. 이를 다 따져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대표성이 있는 색 41가지를 뽑아 실제 표준이 지정한 색과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색 사이의 오차를 체크한다. 이 때 오차는 JNCD라는 단위로 나타나는데 이 값이 크면 클수록 표준에서 정해진 색과 디스플레이에서 표시되는 색 사이의 오차가 심한 것이다.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아이폰 6, 갤럭시 노트 7의 디스플레이와 비교했을 때도 확연히 낮은 오차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 LUX


다음은 화이트포인트 부분이다. 색영역 설명에서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의 값이 모두 최대치일 때 디스플레이는 흰색을 표시하게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표준은 이 흰색이 되는 점을 D65라 부르고 이는 6500K(캘빈)의 색온도에 해당한다. 잠깐 색온도 개념에 대해 설명하자면 모든 열을 복사로만 방출하는 물체가 온도에 따라 방출하는 색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한 개념이다. 색온도가 낮을수록 어둡고 붉은색 계열의 빛을 띄고, 색온도가 높아질 수록 밝고 푸른 계열의 빛을 띤다. 태양의 온도가 높은 부분이 밝은 노란색을 띠고, 온도가 낮은 부분일수록 짙은 주황색, 혹은 검은색(흑점)을 띠는 것이 바로 이 이유 때문이다. 다시 돌아와서, 화이트 포인트는 6500K에 가까울 수록 좋다. 갤럭시 노트 7과 아이폰 7 모두 오차가 1JNCD 보다 작기 때문에 둘 모두에 초록색을 채웠다.


동적 밝기값은 최대 밝기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에 대한 값이다. 화면의 1%만 밝은 빛을 낼 때 그 부분의 밝기와 화면 전체가 밝은 빛을 낼 때(흰색을 표시할 때)의 밝기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이상적인 경우에는 이 밝기 값의 차이가 없어야 한다. 갤럭시 노트 7이 동적 밝기 차이가 32%에 달하는 반면, 아이폰의 경우 이 밝기 차이가 없다.


다음은 디스플레이에 설정된 감마값이다. 디스플레이의 감마값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먼저 간단히 설명하겠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컴퓨터가 나타내는 색과 모니터에 실제로 출력되는 색은 다르다. 이는 인간의 인지 특성 때문인데 인간의 시각 기관 역시 베버의 법칙을 따른다. 베버의 법칙이란 감각 기관이 자극의 변화를 느끼기 위해서는 현재 주어진 자극에 대해 일정 비율 이상의 자극을 받아야 된다는 의미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손에 아무 것도 들고있지 않을 때 필통 하나를 올리면 우리 몸은 분명히 필통만큼의 무게가 늘어났다는 것을 인지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양 팔로 20kg 짜리 쌀 포대를 하나를 들고있을 때 이 위에 필통을 더 올려놓는다 한들, 그 무게의 변화를 쉽게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 밝기 데이터와 우리 눈이 받아들이는 밝기 정보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이를 보정하기 위한 것이 '감마 보정'이다. 사진 : maxattivo.blogspot.com


시각 기관 역시 이와 같은 형식으로 자극에 반응한다. 상대적으로 어두운 영역에서는 조금의 밝기 변화도 눈에 쉽게 들어오지만, 밝은 영역에서 똑같은 정도의 밝기 변화는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에 균일하게 비트를 배분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감마값이다. sRGB, P3 모두 표준 감마 값은 2.2인데, 이는 sRGB 기준 흰색(255,255,255) 대비 절반 값의 회색인 (127,127,127)이 실제 모니터에서는 흰색 대비 22%의 밝기밖에 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당연히 이 값은 표준 감마값인 2.2에 근접할 수록 정확한 밝기 차이를 표현할 수 있다. 감마값이 표준값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으면 어두워야 할 부분이 과장되게 밝게 표시되고, 반대로 감마값이 표준값보다 낮게 설정되어 있으면 어두워야 할 부분이 필요 이상으로 더 어둡게 표시될 것이다. 아이폰 6와 7 모두 2.22와 2.21로 표준 감마값에 매우 근접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The Wireless Banana의 'How LCD TVs Work' 문서 중


다음으로 살펴볼 값은 명암비이다. 명암비는 화면이 가장 어두운 상태에서 검은색을 표시하는 픽셀과 흰색을 표시하는 픽셀 사이의 밝기 비를 말한다. 이 값이 높으면 높을수록 검은색이 더 검게 표시되고, 전체 대비가 올라가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LCD는 색을 표시하기 위해 후면의 백릿이 항상 점등되고, 각 색상의 서브픽셀 안에 들어가 있는 물질이 전류의 세기에 따라 그 상태를 바꿔 통과하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검은색을 표시하는 픽셀은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서브픽셀 모두가 통과하는 빛의 양을 최소화하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LCD에서는 아무리 통과하는 빛의 양을 줄이더라도 그 값을 0으로 만들 수는 없다. 다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값이 점점 줄어들어 명암비가 늘어나고 있기는 하다. 반대로 OLED 디스플레이는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소자가 직접 발광하는 구조이다. 즉, 검은색을 표시하기 위해서는 이 세 개의 소자를 모두 꺼버리면 그만이다. 실제로 이렇게 검은색의 밝기를 거의 0에 가깝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명암비는 무한대값이 된다. 명암비 테스트는 LCD가 OLED에 대해 가지는 구조적인 약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테스트 시나리오이다. 다만 아이폰 7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LCD 디스플레이보다도 높은 명암비를 지니고 있다.


다음은 누구나 쉽게 그 의미를 짐작할 디스플레이 최대 밝기이다. 최대 밝기의 측정은 화면의 밝기를 최대한으로 높이고 디스플레이가 흰색을 표시하게 한 후 그 밝기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부 스마트폰에서는 자동 밝기로 설정했을 때 직사광선이 내려쬐는 환경에서 일반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밝기보다 더 밝아지도록 설정되어 있다.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 동적 밝기 감소가 0이기에 단순히 이렇게 최대 밝기를 측정할 수 있지만, 컨텐츠의 내용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갤럭시 노트 7의 경우 이 값을 범위로 나타낼 수밖에 없다.


표에 표시된 가장 낮은 값은 화면 전체가 흰색을 표시하고 있을 때의 밝기 값이고, 가장 높은 값은 화면의 1%만 흰색을 표시하고 있을 때의 흰색 밝기이다. 즉, 실 사용에서 유의미한 값은 최댓값과 최솟값의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아이폰 7의 경우 직접 설정할 수 있는 화면 밝기로는 동적 밝기를 감안해도 대조군 중 가장 밝으며, 자동 밝기 상태에서는 갤럭시 노트 7의 최솟값과 최댓값 사이에 들어가 있어, 밝기 항목으로는 두 기기 사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다음 항목은 화면 반사율이다. 화면 반사율은 특히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중요한데, 화면을 덮고 있는 유리가 주변의 빛을 강하게 반사시키면 시킬수록, 상대적으로 화면에서 나오는 빛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화면 반사율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면 주변 빛이 밝은 환경에서의 가독성은 디스플레이의 밝기를 두 배 밝게 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디스플레이가 소모할 수 있는 전력이 한정적인 모바일 기기에서 화면 반사율을 낮추는 게 중요한 이유이다.


아이폰 7은 4.4%로 지금까지 DisplayMate가 측정한 스마트폰 중 가장 낮은 반사율 수치를 가졌다. 하지만 이 수치는 아이패드 프로 9.7인치의 1.7%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 이유는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된 화면 코팅이 긁힘이나 문지름으로부터 취약하여 스마트폰에 적용하기에는 적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화면 반사율이 더 낮아진 건 맞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이 항목으로 대조군 사이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직사광선 하 대비율 항목은 직사광선 환경에서 스마트폰을 봤을 때 컨텐츠의 가독성을 나타내는 수치이다. 화면 밝기가 높을수록, 대비가 클수록, 화면 반사율이 낮을수록 큰 수치로 나타내어진다. 이 수치는 높은 것이 좋다. 갤럭시 노트 7의 값이 일정하지 않고 범위로 나타내어지는 것은 동적 밝기 설정 때문이다. 화면 전체적으로 흰색이 많을 때는 최대 밝기가 낮아지고, 화면에 흰색의 비중이 적어지면 최대 밝기가 높아진다. 즉, 우리가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치는 최댓값과 최솟값 사이의 어느 지점이고, 최대 밝기 항목과 마찬가지로 이 항목만으로 우열을 가리는 것은 어렵다.


그 다음 항목들은 모두 시야각에 따른 화면의 왜곡을 나타내는 항목들이다. 이론적으로는 화소들이 직접 빛을 내는 OLED 디스플레이에 매우 유리한 항목들이다. 이 값들은 시야각이 30도인 환경에서 측정된 값과, 화면에 직교하는 방향에서 측정된 값을 비교해서 산출되었다.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노트 7이 가장 낮은 밝기 감소폭을 보였다. 시야각이 30도인 환경에서 측정된 명암비 역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가장 어두운 픽셀의 밝기가 0인 갤럭시 노트 7은 무한대의 명암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이폰 시리즈들은 큰 폭의 명암비 감소를 보여주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이폰 6가 세로 방향에서의 측정과 가로방향에서의 측정에 큰 편차가 있었다면, 아이폰 7 시리즈에서는 이 둘 사이에 편차가 크게 좁혀졌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세로방향의 측면에서 봤을 때는 아이폰 6가, 가로방향의 측면에서 봤을 때는 아이폰 7이 좀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마지막 항목은 측면에서 측정했을 때의 색 틀어짐을 측정한 것이다. 색 틀어짐은 흰색과 각 화소에 최대치를 준 세 개의 점, 그리고 붉은색과 초록색을 같은 비율로 섞은 표준 갈색에서 이루어진다. 여기서 의외의 결과를 볼 수 있는데 OLED를 탑재한 갤럭시 노트 7에 비해 모든 점에서 아이폰 시리즈들이 더 낮은 색 틀어짐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폰 6와 아이폰 7의 차이는 조금씩 갈리는데, 흰색의 틀어짐이 아이폰 7이 덜한 대신 나머지 점에서의 틀어짐 특성은 아이폰 6가 조금 더 낫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어느 기기가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절대적인 색 정확도에서 아이폰 7이 아이폰 6를 크게 앞서기 때문에, 측면 틀어짐 특성이 조금 있다고 하더라도 측면에서 본 색 정확도는 아이폰 7쪽이 훨씬 높을 것이다.


이 결과가 말하는 바는 자명하다.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지금까지 출시된 그 어떤 LCD 탑재 스마트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범위를 스마트폰으로 한정짓지 않더라도 아이폰 7 디스플레이 수준의 LCD 디스플레이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LCD 디스플레이라 불릴 만 하다. 아이폰 7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OLED 디스플레이와 비교해도 훌륭한 수준이다. 현재 스마트폰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OLED 디스플레이를 생산해내는 삼성의 최신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 노트 7(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지만)와 비교했을 때도 전혀 밀리지 않는 수준의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다. 가히 LCD 깎는 장인이라 할 만하다.


애플은 아이폰 7에 엄청나게 정확한 디스플레이와, 더 넓은 색영역 지원을 추가함으로써 기존에 수백만원 대 모니터에서나 볼 수 있던 품질의 디스플레이를 1억대 이상씩 팔려나가는 소비자 기기로 확대했다. 덕분에 디스플레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은 점점 더 까다로워질 것이고, 이로 인해 컴퓨터 산업 전체가 더 나아진 디스플레이로 빠르게 진입하게 될 것이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산업 전반으로 확장시킨 애플의 다음 목표는 '더 나은 디스플레이'인 듯 하다.


이것과는 별개로, LCD로 만들어낸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를 보고 있노라면, 루머에서 말하는 OLED를 탑재한 내년의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진다. 위 디스플레이 측정 항목을 보면, 애플의 디스플레이가 갤럭시 노트 7에 밀리는 부분은 모두 LCD 자체의 한계에 기인한 부분들이다. 이런 한계를 치워줬을 때, 애플이 어떤 디스플레이를 우리에게 보여줄지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더 넓은 색영역으로 이주를 위한 애플의 노력 : 소프트웨어적 관점에서


위에서도 말한 것 같이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는 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와 컨텐츠가 뒷받침되었을 때 진정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일단 애플은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컨텐츠 확보를 위해 아이폰 7과 7플러스에 들어가는 카메라 센서를 더 넓은 색영역을 잡아낼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후면 카메라에 한정된 변화가 아니라 전면 카메라 역시 포함하는 변화이다. 거기에 기존에 전문가용 카메라를 사용하던 소비자들은 아이폰 7을 통해 더 넓은 색영역으로 이 사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Apple iOS Human Interface Guidelines 중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분명히 부족하다. 이 외에도 많은 사진, 영상 콘텐츠들이 더 넓은 색영역으로 나와야 하고, 아이폰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어플리케이션들이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해야 한다. 애플은 넓은 색영역을 빨리 퍼뜨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애플은 iOS용 앱 인터페이스가 지켜야 할 여러 사항들을 담고 있는 문서인 iOS 사용자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에서 공식적으로 '넓은 색영역'을 지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거기에 애플은 운영체제 단에서 여러 API를 공개함으로써 개발자들이 자연스럽게 넓은 색영역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장 생각했을 때 넓은 색영역이 적용되었을 때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들은 사진이나 영상 등 시각적 컨텐츠가 주력이 되는 어플리케이션들이다. 애플은 아이폰 7의 센서가 더 넓은 색영역을 포착할 수 있도록 한 데 더해 센서에서 RAW 데이터를 앱들이 바로 가져갈 수 있도록 새로운 API를 공개했다. 이로써 여러 가지 사진이나 영상 촬영 앱이 RAW 데이터를 다루면서 동시에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진 : 애플 'working with wide color' 슬라이드 중


또 애플은 개발 도구에도 넓은 색영역 지원을 쉽게 하기 위한 몇 가지 기능을 추가했다. 개발자들은 기본적으로 두 색영역을 한꺼번에 지원하는 데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개발자가 P3 색영역 프로파일의 이미지를 앱에 추가하면, 애플의 개발 툴은 이에 해당하는 sRGB 이미 파일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이 때 양 쪽 색영역에서 컬러의 정확성을 조절하는 것은 모두 애플의 몫이며, 개발자는 여기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당연히 한 앱에 서로 다른 색영역의 이미지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사진 : 애플 'working with wide color' 슬라이드 중


게다가 앱 스토어의 '앱 슬라이싱' 기능은 역시 더 넓은 색영역 지원에서도 동작한다. 개발자는 자기가 넣은 넓은 색영역의 그림 파일들 때문에 이를 지원하지 않는 기기들에서도 용량이 증가할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위에서도 간단히 설명한 것과 같이 개발자가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그림 파일을 자신의 앱에 추가하면 개발 도구는 자동으로 이 파일의 sRGB 버전 복사본을 생성하게 된다. 이 앱이 앱스토어에 올라갈 때는 이 모든 소스가 동시에 올라가게 되고, 앱 스토어는 내려받는 기기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소스만을 넣어 내려받게 한다. 아이폰 7이나 아이패드 프로 9.7인치 모델에서 이 앱을 내려받을 때는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그림파일만을 내려받을 것이다. 반대로 아이폰 6s나 아이패드 에어 등의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지 않는 기기에서 이 앱을 내려받는다면 이번에는 sRGB 버전의 복사본만을 내려받게 될 것이다.


거기에 P3 색영역은 색상 하나에 16비트가 할당되었기 때문에 색을 나타내는 방식 역시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색 하나에 기껏해야 256가지의 경우의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를 10진수나 16진수의 정수로 나타내도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색 하나에 65536개의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대로 나타내면 코드 가독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기존의 방식대로 P3의 흰색을 나타낸다면 (65535,65535,65535)이나 #FFFFFFFFFFFF로 표시될 것이다. 애플은 이에 개발자들이 색을 표현할 때 실수를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실수로 표현된 P3의 흰색은 (1.0, 1.0, 1.0)이 될 것이다. P3 색영역을 기본으로 코딩을 해 놓으면, 이를 개발 도구가 sRGB에서도 잘 보이도록 컬러 관리를 해주는 것은 당연하다. 당연히 개발 툴에 내장되는 컬러 피커에도 역시 이 기능이 추가되었다.


사진 : 애플 9월 스페셜 이벤트 중


앞으로 애플은 개발자가 넓은 색영역을 중심으로 코드를 쓰도록 계속해서 압력을 넣을 것이다. 여기에는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애플이 모든 코드를 P3 색영역 기반으로 작성하라는 제한을 추가할 것은 너무나도 뻔히 보인다. 이런 제한이 추가되기 전의 가까운 미래에는 앱들의 더 넓은 색영역 지원을 독려하기 위해 당근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앱 스토어에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멋진 앱들을 만나보세요' 코너 하나를 신설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앱에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려 할 것이다.


애플은 컨텐츠 측면에서도 더 넓은 색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을 것이다. 자사에서 직접 제작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영상 컨텐츠들이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할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고, 컨텐츠 시장에서 애플이 가지는 지위를 최대한 활용해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컨텐츠의 수를 늘리는 데 주력할 것이다.


아이폰 6s가 출시되던 시점에서 3d 터치를 제대로 활용하는 앱들이 거의 없었던 것처럼 현 시점에서 아이폰 7 사용자들이 더 넓은 색영역의 장점을 완전히 누리지는 못하겠지만, 애플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상,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결론


사진 : 애플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라고 해도 무방하다. 스마트폰에서 디스플레이는 가장 중요한 출력장치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입력장치이기 때문이다. 지난 세대 아이폰이었던 아이폰 6s에서는 디스플레이의 입력장치로써의 기능이 부각되었다. 기존에 터치만 인식하던 디스플레이가 이제는 누르는 압력을 감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이런 3d 터치를 그대로 품고서 디스플레이의 본분인 출력장치로써의 기능 향상에 전력을 다했다.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LCD 방식이며, 해상도 역시 전 세대와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아이폰 7 디스플레이는 전문가용 디스플레이 수준의 색 정확도를 갖추고 있어 기존에 비해 훨씬 정확한 색상을 볼 수 있다. 또 명암비가 개선되고 최대 밝기가 높아졌으며 동시에 화면 반사율까지 더 낮아지게 되면서 햇볕이 쨍쨍 내려쬐는 환경에서도 디스플레이의 내용을 보는것이 훨씬 편해졌다.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최고의 LCD 디스플레이이며, 동시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규격이라는 OLED 디스플레이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폰 7 디스플레이의 이런 개선들은 소비자들의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준을 한껏 높여줄 것이다.


거기에 더해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한다. 기본적으로 현재의 디스플레이는 사람이 볼 수 있는 모든 색을 나타내지 못한다. 애플이 도입한 P3 색영역은 기존에 널리 쓰이던 sRGB 색영역에 비해 25% 더 넓은 범위를 나타낼 수 있다. 기존 디스플레이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색들을 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컨텐츠를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에서 본다면 확실히 ‘뭔가 더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옆에 기기를 두고 비교해보지 않는 한, 아 이 부분이 확실히 달라졌구나. 라고 짚어낼 수는 없겠지만, 더 넓은 색영역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기존 색영역의 디스플레이를 본다면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컨텐츠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점이다. 물론 애플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폰 7 시리즈의 전 후면 카메라에 더 넓은 색영역을 잡아낼 수 있는 센서를 투입했고, 아이폰 7 시리즈에서 찍은 사진이나 영상은 아이폰 7 시리즈에서 볼 때 더 넓은 색영역이 가지는 장점을 누릴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현 시점에서 애플이 개발자들을 독려하는 등 넓은 색영역의 보급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노력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더 넓어진 색영역을 차치하고서라도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는 충분히 매력적이며 구매의 주된 이유가 될 수 있다. 또 ‘현 시점에서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아이폰 7의 구매를 미루라고 조언하기도 어렵다. 분명히 작년 이맘때에 ‘3d 터치를 제대로 지원하는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이폰 6s를 구매하지 말라는 조언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기에 특히 그렇다. 아이폰 7을 사용하고 있으면 세상은 당신을 위해 서서히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기 시작할 것이다.


아 물론 오해하지는 마시라. 현재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컨텐츠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아이폰 7을 구매할 때 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절대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기 때문에' 아이폰 7의 구매를 추천한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새로운 기능을 지원하는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아이폰 7 구매를 보류한다면 당신은 평생 구매를 미뤄야 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매년 새로운 기능이 등장할 것이고 초기에는 그 기능의 지원이 더딜 수 밖에 없으니). 가장 현명한 방법은 아이폰 7 디스플레이의 가치 판단을 ‘훌륭한 LCD 디스플레이’에 두고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다. 더 넓은 색영역은 여기에 따라오는 덤 정도로 생각하면 가장 좋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아이폰 7은 최고의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달리 말하면 이제 애플이 LCD 디스플레이 쪽에서 보여줄 수 있는 카드는 거의 다 써버렸다는 것이다. 아마 애플의 다음 카드는 OLED 디스플레이가 될 것이다. 아이폰 7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LCD 디스플레이를 보고 있노라면, 애플이 만들 차세대 아이폰의 OLED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커진다. 이런 기대를 품고있는 것이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에 대한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읽기에 지루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디스플레이 편의 완결로 이제 아이폰 7 자세히 알아보기 시리즈가 반환점을 지났다. 아이폰 7의 국내 정식 발매일 전날인 목요일까지(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남은 카메라편을 갖고 여러분을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며 필자는 이제 물러가도록 하겠다.




필자: Jin Hyeop Lee (홈페이지)

생명과학과 컴퓨터 공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참조
• iPhone 7 자세히 알아보기 : 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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