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각) 배포를 시작한 macOS 시에라 10.12.2에는 한 가지 기능이 삭제됐습니다.
바로 메뉴 바의 배터리 메뉴에서 남은 배터리 시간을 표시해주는 기능인데요. 개인적으로 베타를 쓰고 있던 저도 지난 베타부터 없어진 것을 보고 버그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 애플이 정식 버전에서도 해당 기능을 삭제한 것입니다. 이제는 메뉴 바의 배터리 위젯과 시스템 환경 설정의 에너지 절약 메뉴에서 완충까지 남은 시간은 표시해주지만, 남은 배터리 시간은 표시하지 않습니다.
IT 보도 업체인 더 룹에 따르면, 애플은 단순히 배터리 시간을 표시해주는 기능이 너무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기능을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배터리 잔량 퍼센티지는 정확하지만, 컴퓨터를 사용하는 패턴이 실시간으로 바뀌면서 남은 시간을 표시해주는 기능이 이 사용 패턴을 능동적으로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맥북에서 하는 모든 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배터리에 영향을 주는데, 배터리의 남은 시간이 정확하지 않으면 사용자들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더 룹
애플은 이 외에도 백그라운드에서 시스템이 수행하는 다양한 작업들 때문에 배터리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파일을 추가하면 스팟라이트가 인덱싱 작업을 벌이게 되는데, 이것도 맥북의 배터리 시간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소식통을 인용해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봤는데요, 일단 저전력 모드와 순간적으로 클럭을 올릴 수 있는 고성능 모드(인텔에서는 터보 부스트라 칭합니다)를 수시로 바꾸는 최신 저전력 프로세서의 경우 전력 소모량을 측정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져서 부정확한 예상치를 보여주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에 파일을 올려서 저장 공간을 최적화하는 기능과 사진 앱의 동기화 기능 등 아이클라우드에 의존하는 동기화 기능이 이전 버전보다 많아지면서 전력 소모를 가속화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분은 비단 아이클라우드뿐만 아니라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도 비슷한데요, 실제로 드롭박스나 아마존 드라이브를 통해 대용량 파일을 동기화할 경우 CPU 사용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현상이 목격되기도 합니다.
이 기능이 삭제된 배경은 신형 맥북 프로의 배터리 시간이 애플이 밝힌 10시간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온 데서 비롯됐습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배터리가 10시간보다 훨씬 못 간다며 내민 증거가 바로 남은 배터리 시간을 스크린샷으로 촬영해 올린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좀 더 과학적인 환경에서 테스트했을 때도 맥북 프로의 배터리 시간이 10시간보다 덜하다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애플은 신형 맥북 프로의 배터리 수명 문제가 제기된 이후로 계속해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은 배터리 시간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응용 프로그램 > 유틸리티 폴더에 있는 '활성 상태 보기(Activity Monitor)'를 실행한 뒤 에너지 탭을 클릭하면 볼 수 있고, iStats Menu 등의 써드 파티 앱을 통해서도 남은 배터리 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자: KudoKun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지만 글쓰기가 더 편한 변종입니다. 더기어의 인턴 기자로 활동했었으며, KudoCast의 호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참조
• macOS Sierra 10.12.2 released - 더 룹
• Why Apple is removing ‘time remaining’ battery life estimates following MacBook Pro complaints - 나인투파이브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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