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볼거리

더 버지, "크롬 브라우저는 여전히 맥북 배터리에 위협적인 존재"

구글 크롬이 다른 브라우저에 비해 컴퓨터 리소스를 많이 끌어쓴다는 것은 옛날부터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한때 이와 관련된 기사도 여럿 게재된 바 있고, 벤치마크도 꾸준히 나오고 있죠. 최근에는 크롬의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이 팔을 걷어붙였다는 기사도 본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게 나아지지 않았나 봅니다. 크롬과 사파리의 배터리 사용량에 관해 The Verge에 올라온 글이 여러 IT 게시판에서 회자되고 있어 옮겨와 봤습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맥북에서 배터리 지속 시간을 측정했는데 사파리는 13시간 18분을 기록했고, 크롬은 이보다 무려 3시간 30분 짧은 9시간 45분을 기록했다는 내용입니다.

"구글 크롬은 나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최고의 웹 브라우저다. 애플의 맥북 역시 내게 있어 최고의 컴퓨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이 둘의 조합은 끔찍하고 부끄러운 상황을 만성적으로 연출하고 있는 것일까? 맥북 배터리를 오래 쓰는 방법에 관한 글은 대부분 크롬 대신 사파리 브라우저를 사용하라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크롬이 맥북의 배터리를 낭비하는 중대한 원인이라는 견해는 최근에 등장한 것이 아니라 크롬이 처음 나온 시절까지 쭈욱 거슬러 올라간다. 또한 무척 간단한 작업에서도 크롬이 배터리를 게걸스럽게 소모한다는 벤치마크 결과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되풀이 되고 있다.

2015년이 되면 나는 뭔가 달라질 줄 알았다.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달린 새 맥북을 리뷰하면서, 나는 버지에서 으레 진행하는 배터리 테스트를 돌려봤다. 화면 밝기를 65% 정도로 조절한 뒤 배터리가 소진할 때까지 일련의 웹사이트를 반복해서 띄우는 테스트다. 새 맥북에서 사파리는 13시간 18분이라는 꽤 좋은 기록을 낸 반면에, 구글 크롬은 9시간 45분만에 백기를 들었다.

내가 만약 런던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를 탔다면, 사파리는 도쿄나 홍콩, 대만, 또는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나와 줄곧 함께 했을 것이다. 크롬은 아마 인도 아대륙 근처에서 재급유를 위한 기착을 했으리라. 노골적으로 말해서, 이건 비상식적인 결과다. 배터리, 프로세서, 메모리가 완벽히 동일한 컴퓨터에서 어떤 브라우저를 사용했냐는 차이만 있을 뿐인데, 마치 후려 벤 것처럼 맥북의 배터리 사용시간이 3시간 반이나 뚝 떨어졌으니 말이다.

크롬이라는 비행기가 얼마나 오래 날 수 있느냐 하는 것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속도와 안락함마저도 타협을 봐야 한다. 시중에 널리 사용되는 선스파이더 브라우저 벤치마크를 돌려보면, 맥북프로에서 크롬의 속도는 203ms로 측정되는데 반해, 사파리는 이 보다 30% 더 좋은 144ms로 측정된다. 같은 기기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유튜브 동영상 테스트는 다들 크롬이 쉽게 승리하리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다른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얼마 전부터 유튜브가 4k 60fps 비디오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새 맥북에서도 4K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데 - 여러분도 추측하듯이 - 크롬이 아닌 사파리를 사용해야 한다. 구글이 만든 웹브라우저가 구글이 제공하는 비디오 서비스를 재생하지 못해 목메이는 형국이다.

애플과 구글 양쪽 모두 현재 진행 중인 재앙에 대해 비난 받아 마땅하다. 애플은 사파리가 가장 효율적이고, 매끄럽고, 또 즐거운 웹 경험이라는 것을 알리는데 열성이다. 실제로 사파리는 그 어떤 브라우저보다 최신 OS X 버전에 최적화가 잘 되어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3시간 30분이나? 분명히 구글도 마음만 먹는다면 이런 격차를 서서히 좁혀 나갈 수 있으리라 - 구글이 최적화를 우선시 한다면 말이다.

지금 내가 타이핑 하고 있는 글에는 어떠한 허무감이 베어 있을 거다. 그럼에도 크롬의 여러 탭 중의 하나인 구글 문서에 둥지를 틀 것이다. 내 인생은 크롬과 구글 앱으로 돌아간다. 사파리 8의 출시는 내가 '캠프'를 갈아 엎어야 하는지에 관한 의문을 충분히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파리는 최근에 닫은 탭을 연달아 복구하는 단축키가 없다는 점을 포함해 전반적인 탭 관리가 엉성하기 짝이 없다. 내가 크롬을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매우 사소한 데서 비롯한다. 예컨대 확장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사이트 번역이 가능한 것이나, 브라우저 단에서 로그인하면 개별 구글 서비스에 로그인할 필요가 없는 그런 부분들 말이다. 하지만 내 자신이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과연 구글인들 변화를 보여줄까?"

- Vlad Savov, The Verge



참조
The Verge - Chrome is still a threat to your MacBook's battery
ITWorld - 배터리 소모 “주범” 크롬, 드디어 해결되나

관련 글
• 구글, 맥용 '64비트 크롬' 정식판 배포 시작
• 구글, 크롬 카나리아에 사파리처럼 부드러운 페이지 확대/축소 기능 도입
• 맥 사용자들은 어떤 웹 브라우저를 많이 사용할까? 'Back to the Mac 블로그 집계'
• 구글 크롬, 애플의 '웹킷' 버리고 자체 개발 엔진 '블링크' 도입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