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he Mac 블로그에 올라오는 맥 관련 기사들을 선별하고 작성하는 작업흐름(workflow)을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맥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으시다고 가끔 조언을 구하는 분들이 계신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큐레이션
소제목을 '큐레이션'이라고 한 이유는 백투더맥 블로그에 올라오는 맥 관련 소식들은 사실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는 소식들을 제 판단하에 선별적으로 포스팅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맥과 OS X 관련 소식은 미국 IT 매체들에 의해 가장 먼저 생산되고 이것이 세계 각지로 전파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 본사가 미국에 있는 이유도 있고, 또 미국 매체들이 상당히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한 애플 내부/외부의 소식망이 탄탄하기 때문에 '애플 관련 소식'에 한해서 만큼은 정보의 양적인 면에서나 신속성 면에서 타국가의 매체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여러 애플 관련 IT 매체 중에서도 특히 The Verge와 Ars Technica, Engadget, Tech Crunch, The Next Web, 9to5mac, MacRumors, 그리고 Apple Insider 이 여덟 개의 사이트가 신속성면에서나 독창성, 공신력 면에서 세간의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각 사이트마다 기사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며, 어떤 사이트는 정확성보다는 신속성(루머)에 더 비중을 두기도 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나 올씽스디, 뉴욕타임즈 같은 메이저 언론 매체에서도 상당히 수준 높은 애플 관련 기사가 올라옵니다. 하지만 맥이나 OS X이라는 좁은 주제가 아닌 말 그대로 애플이라는 회사와 애플의 정책들을 심도깊게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사이트에 올라온 소식 중 비교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소식과 아이폰, 아이패드 소식은 가급적 걸러내고 눈에 띄는 맥 관련 소식을 포착해 블로그에 올릴 준비를 합니다.
2. 주요 외신에 올라온 소식 교차 확인
기사의 진위 여부나 최초 출처 확인, 특이 사항을 포착하기 위해 여러 외신들을 교차 참조합니다. 외신에 따라 기사의 구조나 어법에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내용이 대동소이합니다.
3. 사용자 코멘트 확인
소식이 전파를 탄 후 실제 사용자들의 논의가 시작됩니다. 기사에서는 다뤄지지 않는 디테일한 정보를 캐치할 수 있습니다.
4. 포스팅에 앞서 요약본 작성
정보를 수집하면서 메모해놓은 문장을 중요도나 시간 순서에 따라 나열하고, 필요없는 항목은 지워줍니다. 또 외신들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에 정리해둔 자료 등이 있으면 내용을 보충해줍니다. 실제 기사의 질은 이 단계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포스팅 작성
마크다운(Markdown) 에디터를 사용해 앞서 정리한 문장을 합치고 다듬어 '문단'으로 만드는 동시에 본문에 첨부할 링크와 이미지 파일을 준비해 놓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던 초반에는 맥용 블로깅 앱 'MarsEdit'를 사용했지만 추가적으로 웹 인터페이스에서 html을 수정해야 할 경우가 빈번해 지금은 전적으로 마크다운 에디터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 Byword, Ulysses) 그리고 글 하단에는 어디서 어떤 정보를 캐치했는지 출처 표시를 해 독자 분들이 참고하실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포스팅 완료!
이런 순서를 거쳐 블로그에 올라가는 기사 하나가 탄생합니다!
기사 하나 작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단순히 한국어로 번역하는 정도로 그칠 것인가 아니면 기사의 질을 높이고 타 사이트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좀 더 관련 정보를 조사하고 추가해 넣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마음 먹기에 따라 짧게는 10여분 정도 만에 기사 하나를 블로그에 뚝딱 올릴 수도 있고, 자료 조사하는데만 수십분~수시간을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즐거운 블로깅을 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얼마 만큼의 시간을 블로그에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세워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일정한 기준없이 한 기사에 너무 오랜 시간을 투자하면 즐기기위해 하는 블로깅이 마치 숙제나 업무처럼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괜찮은 소재이지만 포스팅을 작성하는데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다... 그럼 미련 두지 말고 과감히 패스하세요. 새로운 기사감은 끊임없이 계속 올라옵니다. :-)
그리고 블로그 운영에 있어 양질의 글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꾸준하게, 즉 얼마나 성실하게 블로그를 운영하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루에 몇개씩 글을 올리는가를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이 블로그가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즉 살아있는 블로그라는 것을 방문자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누군가에게 뭔가를 알리고 보여주기 위해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인데 꾸준히 업데이트되지 않는 블로그는 사람들이 찾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제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에 문법 오류나 오타가 많은 이유는... 글 작성부터 편집까지 혼자 하다 보면 눈에 오류가 잘 안 들어오는 경우가 많고, 또 한 기사에 일정 시간 이상을 할애할 수 없어 부득이 '감수 작업'은 생략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댓글로 지적을 받으면 그제서야 부랴부랴 오류를 수정합니다. 한번 출력하면 기사를 수정할 수 없는 종이 매체가 가지지 못한 '온라인 매체'의 장점이죠.
이제 백투더맥 블로그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또 어떻게 기사를 작성하는지 궁금중이 대충 풀리셨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