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에 아이폰 8과 아이폰 X을 발표하는 이벤트에서, 애플은 무선 충전 솔루션인 “에어파워 (AirPower)”를 선보였었습니다. 당시 애플은 2018년 중에 에어파워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러나 이미 2018년의 중반을 넘기고 있는 지금까지도 애플은 에어파워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애플은 이벤트를 두 번(3월 시카고 교육 이벤트, 6월 WWDC) 개최했지만 에어파워에 대한 언급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21일(현지 시각)에 나온 블룸버그의 기사에서는 이 뒷야이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원래 애플은 6월 내로 에어파워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다양한 개발 관련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과열 문제인데요, 세 대의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만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발열을 어떻게 잡아낼지가 문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례로 삼성의 무선 충전기는 발열을 제어하기 위해 팬을 내장하기도 했는데, 팬을 싫어하는 애플의 특성상 팬 없이 발열을 잡아내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에어파워의 디자인상 팬이 들어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도 하고요.
또한 애플은 에어파워 위에 어느 곳에 놓아도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려면 충전기 곳곳에 충전 센서를 빽빽이 배치해야 합니다. 충전 면적이 다른 세 가지의 기기(아이폰, 애플 워치, 에어팟 케이스)를 어느 곳에 놓아도 충전하도록 하려면 이 다양한 크기를 인식하는 각자를 위한 충전 센서를 충전기 면적 내 곳곳에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죠. 현재 판매되는 대부분의 무선 충전기는 중앙에 충전 센서와 코일을 배치하는 구조인데, 이 때문에 아무렇게나 놓으면 충전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죠.
거기에, 에어파워 내에는 이러한 충전 기기 인식과 속도 조절을 위한 커스텀 애플 칩과 iOS의 변형 버전이 탑재돼 있다고 합니다. 사실상 iOS의 전력 관리 알고리즘을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펌웨어의 버그를 잡아내는 것도 에어파워의 출시를 지연시키는 이유 중 하나였다네요.
애플의 엔지니어링 팀은 최종적으로 아이폰의 대부분의 포트와 버튼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애플은 아이폰 X에서 기존 아이폰의 디자인을 정립시켰던 홈 버튼을 빼기도 했는데요, 원래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라이트닝 포트 자체를 제거하는 방안도 논의됐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선 충전이 유선 충전보다 심하게 느렸을뿐더러, 라이트닝 포트를 없애면 충전을 위해서는 무선 충전기를 기본으로 제공해야 하는데 그러면 아이폰의 가격이 오를 것을 염려해 결국 라이트닝 포트를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실제로 애플은 올해 출시될 아이폰부터는 기존의 5W에서 크게 오른 18W짜리 USB-C 방식 충전기를 제공해 급속 충전을 기본 액세서리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애플의 엔지니어들은 에어파워의 프로토타입을 자신의 책상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며, 출시는 9월 이전, 혹은 늦더라도 9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사실상 새로운 아이폰의 출시와 맞물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에어파워의 출시 지연은 아직 준비도 되지 않은 제품을 미리 발표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토론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애플은 2016년 10월에 출시할 예정이었던 에어팟을 12월에나 출시하기도 했고, 2017년 WWDC에서 iOS 11과 함께 발표한 메시지 아이클라우드 보관 기능과 에어플레이 2를 2018년 WWDC 1주일 전이 되어서야 11.4로 정식 배포하는 등 기존의 약속에서 상당히 연기된 때에 출시하는 경향이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WWDC에서는 iOS 앱을 macOS로 포팅할 수 있는 기능을 선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은 해당 기능을 2019년에 일반 개발자들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입니다.
필자: 쿠도군 (KudoKun)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지만 글쓰기가 더 편한 변종입니다. 더기어의 인턴 기자로 활동했었으며, KudoCast의 호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참조
• Why Apple’s AirPower Wireless Charger Is Taking So Long to M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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