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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 애플의 중국 춘절 광고. 그리고 애플과 중국

다가오는 중국 춘절을 맞아 애플이 중국 웹사이트에 새로운 홍보 영상을 올렸습니다.

내용은 앞서 미국 웹사이트에 올라온 크리스마스 광고 'The Song'를 그대로 재현했는데, 할머니가 자신의 또래에 녹음한 레코드를 발견한 손녀딸이 기타 반주와 자신의 목소리를 음원에 입히고 할머니에게 들려준다는 훈훈한 내용입니다. 단지 등장 인물만 미국인에서 중국인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번 영상도 애플 제품이 전면적으로 부각되지는 않고, 그냥 영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이미 등장 인물들의 일상생활 일부로 느껴지게 합니다.

애플 광고의 감성 코드는 시대와 문화권을 불문하고 널리 통용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고, 또 지금까지는 미국에서 만든 광고를 전 세계에 그대로 방영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상은 기존의 미국 영상과 분위기와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중국에서 만든, 중국인이 등장하는, 중국인을 위한... 말 그대로 중국 시장에 완전히 현지화된 시켰습니다. 마치 중국 고객을 미국 고객을 상대하듯 아주 정성을 다해 대접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고나니 문득 'Daring Fireball' 블로그에서 본 글귀가 생각납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사회적인 통념은 애플이 '저가' 아이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중국 같은 '개발 도상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더 저렴한' 아이폰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저가 아이폰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애플이 단순히 시장점유율 증진만을 목표로 했다면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애플의 주 관심사는 시장 점유율이 아니었고, 지금까지도 아니었으며, 앞으로도 아닐 것이다. 오히려 애플은 그 반대로 프리미엄 스마트 폰 시장에 주력하면서 그 스스로를 다른 브랜드 무리와 차별화시키고 있다."

- John Gruber

즉. 중국의 구매 파워가 미국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으니 사실상 똑같이 대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애플의 이런 전략은 잘 먹혀들어, 지난해 안방인 미국에 버금가는 아이폰을 중국에서 판매했다고 합니다. 그와 함께 지난 4분기 애플의 중국 매출액은 161억 4,400만 달러(한화 17조5천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한해 전 같은 기간보다 7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지난 5년간 중국 매출을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라고 합니다. 이제 중국 시장 없는 애플은 상상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또한 돈과 자원이 있는 곳에 멀티를 까는 애플의 노력도 보고 있으면 참 대단합니다. 애플은 중국 춘절 전까지 5개 애플스토어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며, 2년 안에 중국 전역을 커버하는 애플스토어 20개를 새로 지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소식을 전해드릴 때마다 부러움과 시기가 교차하는 복잡한 기분입니다. 그리고 끝맺음도 한결 같습니다. 애플이 중국 시장에 쏟아 붓는 노력의 1/10.. 아니 1/20만이라도 우리나라에 보여주길 기대할 따름입니다.



참조
www.apple.com/cn
Daring Fireball - Apple and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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