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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팁

별도의 앱 없이 OS X 메뉴 막대 아이콘의 순서를 조정하는 방법

들어가며

맥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하나둘씩 늘어가는 메뉴 막대의 아이콘들...

처음에야 조금씩 공간을 채워가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지만 그 수가 늘어나다 보면 어느새 정리의 필요성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아이콘이 다른 앱의 메뉴에 가려지거나 심지어 메뉴 막대를 넘어가서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면 이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어 버립니다.

저 역시 백투더맥 블로그를 방문하기 시작한 이후 급속도로 늘어난 메뉴 막대의 아이콘들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지 오래고 더구나 사정상 모니터의 해상도를 '1280x800'에 맞춰 놓고 사용할 때가 많다 보니 걸핏하면 보이지 않는 아이콘들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녔습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몇몇 앱들이 개발되어 있고 잘 아시다시피 그중에서도 'Bartender'가 가장 대표적인 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하지만 선뜻 지갑을 열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인 것 같습니다. Bartender의 유용성과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시중에는 너무나 편리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앱들이 많고 유료라고 해도 커피 한 잔 값 정도로 구매 가능한 앱들이 많다 보니 그 기능에 비해서는 조금 과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죠.

다행히 메뉴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메뉴 막대 아이콘들은 일전에 이 블로그의 주인장님께서 소개하신 'AccessMenubarApps'를 이용하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가끔 특정 창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메뉴 막대의 아이콘을 이용해야 할 때 그 아이콘이 메뉴 뒤에 자리 잡고 있다면 이용이 곤란한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브라우저를 전환해 주는 Switch라는 앱은 이전 브라우저 창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메뉴 막대의 아이콘을 클릭해야만 다른 브라우저 창으로 이동시켜 줍니다. 따라서 만약 이 앱의 아이콘이 브라우저의 메뉴 뒤에 가려져 있는 경우라면 AccessMenubarApps를 이용하여 브라우저의 메뉴를 사라지게 하는 순간 AccessMenubarApps가 활성화되고 브라우저 창은 비활성화가 되어 Switch의 아이콘은 볼 수 있어도 그 기능은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메뉴 막대 아이콘의 위치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자주 사용하는 앱들은 메뉴 막대 상에서도 웬만해서는 메뉴에 가려지지 않는 가장 오른쪽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죠. 

반갑게도 macOS의 차기 버전인 sierra에서는 OS 자체적으로 메뉴 막대 아이콘의 위치를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합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저처럼 당분간 하위 버전에 계속 머물 계획을 하는 분들은 별도의 유료 앱을 이용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을 찾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추가적인 비용 없이 아이콘의 위치를 어느 정도는 조정하여 메뉴 막대를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어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메뉴 막대에 올라가는 프로그램들의 실행 순서를 지정하는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이제 그 스크립트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스크립트 작성

1. 먼저 응용 프로그램 > 유틸리티 > 스크립트 편집기를 실행합니다. ▼

2. 새로운 도큐멘트를 선택해 주시고 ▼

3.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문장을 작성해 줍니다.

tell application " 첫 번째로 메뉴 막대에 올릴 앱 이름" to activate delay 10 tell application " 두 번째로 메뉴 막대에 올릴 앱 이름" to activate delay 10 tell application " 세 번째로 메뉴 막대에 올릴 앱 이름" to activate delay 10 ... tell application " 마지막으로 메뉴 막대에 올릴 앱 이름" to activate

이렇게 하면 스크립트 상의 순서에 따라 각각의 앱들이 차례대로 실행이 됩니다. 하지만 실행 순서가 반드시 메뉴 막대에 올라가는 순서와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메뉴 막대에 아이콘이 올라가기까지의 시간이 앱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연 시간을 조절하여 순서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메뉴 막대에 우선적으로 올라가야 하는 앱 다음에는 delay 수치를 30 이상으로 충분히 많이 주면 나중에 실행되는 앱이 먼저 올라가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5. 이렇게 해서 메뉴 막대에 올릴 앱을 모두 포함한 다음 적당한 이름으로 저장하고 편집기를 종료합니다. 여기서는 'menubar'라는 이름으로 저장하겠습니다.

6. 이후 시스템 환경설정 > 사용자 및 그룹 > 로그인 항목을 열고 ▼

7. 방금 저장한 스크립트를 등록해 줍니다. ▼

로그인 중복 실행 방지

이제, 로그인 시 중복 실행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할 차례입니다.

1. 기존 로그인 항목 중에 방금 스크립트에 포함한 앱이 있다면 로그인 항목 목록에서 제거해 줍니다. ▼

2. 그러고 나서 방금 스크립트에 포함한 앱 중 자체 환경 설정에 로그인 시 앱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항목이 있고 그 항목이 체크되어 있다면 그것을 해제해 줍니다. 

예시) droplr ▼

예시) PopClip ▼

이제 로그아웃 또는 재부팅을 해 봅니다.

앱들이 자신이 원하던 위치에 자리를 잡는지, 중복으로 실행되는 것은 없는지, 메뉴 막대에 아이콘이 올라가긴 했는데 앱의 창이 열린 채로 남아 있는 것은 없는지 살펴봅니다.

이때, 어떤 앱은 반드시 자체 환경 설정에서 로그인 시 앱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항목을 체크해 두어야만 정상적으로 실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앱들은 앞서 작성한 스크립트에서 관련된 부분을 제거하고 로그인 시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설정을 다시 바꿔 줍니다.

그리고 창이 열린 채로 남아 있는 앱들은 스크립트에서 “activate”로 되어 있는 부분을 “run”으로 바꿔 봅니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의 창은 사라집니다. 저의 경우에는 telegram 하나만 제외하고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

흥미로운 사실은 그 전에 시스템 환경 설정의 로그인 항목 가리기를 통해서 로그인 시 창을 가리고자 하였으나 매번 실패하였던 몇몇 앱들이 이 스크립트를 적용한 후 대부분 가려지는 데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혹시 로그인 시 가려지지 않는 앱들로 고생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 앱들만 이 방법을 한 번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로그인해 보며 조금 전에 발생했던 문제들이 해결됐는지 살펴봅니다.

어떤 앱은 로딩 속도가 매우 빠른 탓인지 뒤에 놓아도 앞에 자리를 잡기도 하고 어떤 앱은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몇 차례 재로그인 과정을 반복하면서 순서나 지연 시간을 조절해 나갑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아이콘의 순서를 완벽하게 고정할 수는 없습니다. 로그인할 때마다 순서상에 약간씩 차이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물론 delay 수치를 아주 크게 가져간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부팅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앱들의 위치가 자신이 원하는 바에 어느 정도 근접한다면 그 정도 선에서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저의 경우 switch의 아이콘이 오른쪽 부분에 있도록 순서가 정리된 메뉴 막대를 보게 되었습니다.

맺음말

지금까지 스크립트 작성을 통해 메뉴 막대 아이콘의 위치를 조정하는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이 방법이 전문적인 메뉴 막대 정리 앱을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콘 수가 너무 많아서 메뉴 막대에 올라오지 못하는 앱이 생기는 것까지 어찌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임의로 자리 잡는 메뉴 막대 아이콘의 위치로 인해 불편을 겪으면서도 별다른 써드 파티 앱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분들에게는 사용상의 불편을 조금은 덜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필자: 오승환

대학생 시절 Nextstep을 제 PC에 설치하여 사용할 정도로 UI/UX를 비롯한 컴퓨터 전반에 관심이 많았던,
그래서 한때 IT 업체에 몸담기도 했던, 그러나 지금은 학생들에게 논술을 지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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