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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Mac

한컴, 맥용 한글 출시에 관하여 '확실하게 좋은 소식 전해드릴 수 있을 것'

한국에서 맥을 쓰는 것이 예전보다 매우 편해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패러렐즈나 VMware같은 가상화 소프트웨어의 성능과 맥 하드웨어 사양이 꾸준히 좋아져 윈도우용 프로그램을 맥에서 네이티브 소프트웨어 수준으로 빠르고 돌릴 수 있게 된 것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그보다 국내 IT 환경 자체가 특정 플랫폼 하나를 지원하는 데서 탈피해 여러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쪽으로 야금야금 발전해 왔던 것이 더 주요한 이유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파리나 맥용 파이어폭스에 아예 화면조차 제대로 띄우지 못하는 웹페이지가 흔했던 걸 떠올려 보면 그동안 정말 '장족의 발전'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경제도 일단 죽여놔야 다시 살릴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이는 어디까지나 예전 상황과 '상대적으로'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고 여전히 그 발전 속도는 너무 더디고 제약이 너무 많습니다. 그나마 국내에 아이폰이 도입되면서 모바일/오픈 웹 환경이 조성되었기에 맥 사용자도 어부지리 격으로 편리함을 누리는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돈만 쫓는 기업들이 과연 콧방귀나 꼈을지 의문입니다. 또 '웹 표준을 준수'한다는 국내 은행권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맥에도 그 악명 높은 엔프로텍트(nProtect)나 시큐어웹(XecureWeb) 소프트웨어 설치를 강요하는 국내 관련 법규에 쓴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사설이 길었는데, 한글과 컴퓨터(이하 '한컴')에서 맥용 한글 출시를 물밑에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어 국내 맥 사용 환경이 조금 더 편리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낳고 있습니다. 맥용 한글은 이미 베타 버전이 나와 지난해 12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출시 스펙 및 시기가 미정인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방식이기 때문에 사전에 선발된 인원만 해당 버전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한컴 측은 베타 테스트가 시작된 2012년 12월 이후로 지금까지 구체적인 개발 진행 사항이나 발매 시기에 관해서는 함구해 왔는데, 지난달 13일 Mac용 한글 출시 여부를 묻는 말에 '아직 정확한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확실하게 좋은 소식 전해드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견해를 밝혔습니다. ▼

또, 이번 달에도 페이스북 공식 채널을 통해 '사용자 배포 일정은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다.'고 말해 출시에 대한 희망을 높이고 있습니다. 두 입장을 종합해 보면 '발매 일정은 미정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개발이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그럼 현재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분들은 한글 베타 버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앞서 외부에 링크가 공개되었던 공식 베타 테스트 게시판은 현재 글을 읽을 수 없는 상태인데, 패북 맥 매니아 멤버 한 분은 '일상적인 문서 작업에서 윈도우 한글의 80~90% 수준'을 보여 주고 있다며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남겨주신 바 있습니다. ▼

이에 앞서 Back to the Mac 블로그를 자주 찾아주시는 나르디 님도 '윈도우용 한글보다 더욱 편리하며, 맥용 페이지(Pages) 형태의 한글로 보면 될 것 같다.'며, 맥 버전의 편리함을 칭찬하는 메시지를 남기시기도 했습니다. ▼

한마디로 베타 테스터들에게 상당히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컴 베타 게시판에 올라오는 버그 리포팅의 제목을 보아 하건데 아직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스위트도 플랫폼 간에 서체 호환 문제가 발생해 맥 버전이 국내 사용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는데, 맥에서 단독적으로 사용할 때의 전반적인 성능뿐만 아니라 윈도우에서 작성한 문서를 맥으로 불러오거나 맥에서 작성한 문서를 윈도우로 내보낼 때 얼마만큼의 호환성을 보여줄지 우려감이 생깁니다. 또 궁극적으로 과연 맥에 과연 '한글'이 필요할까? 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신 OS X 환경에서 설치형 프로그램으로 HWP 파일을 편집할 수 있는 길은 현재 전무한 상태입니다. 맥에서 HWP 문서를 편집할 수 '있었던' 맥용 한글 2006은 일단 성능을 떠나 인텔 기반의 최신 맥에서는 실행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간 애플은 맥용 한글 2006처럼 PPC용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을 인텔 기반의 맥에서 쓸 수 있도록 '로제타'라는 일종의 '번역' 소프트웨어를 OS X 10.6 버전대까지 제공했지만, OS X 10.7 이후 누락되면서 한글 2006 사용이 완벽히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나마 2011년 초에 '맥용 한글 뷰어'가 맥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배포되면서 최소한 HWP 문서를 맥에서 읽고, 관리할 수는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 기업 등을 중심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구글 닥스가 양강 체계를 구축하면서 예전보다 입지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교육 시설과 관공서 등 국내 공공부문에서는 한컴 오피스(이하 '한글')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체에 따라 수치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 '한글'의 점유율은 약 20% 정도, 공공 부분으로 한정하면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자신이 아무리 안전 운전을 하더라도 남이 갖다 박으면 어쩔 수 없듯이, 맥 유저가 한글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어떤 루트로든 HWP 문서를 접하게 될 확률이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맥용 한글이 필요한가 그렇지 아니한가는 개개인의 환경과 선택에 따른 문제이며, 사용자가 직접 답을 찾아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내 맥 사용 저변을 넓혀주고, 맥 사용자 개개인의 선택권을 넓혀 준다는 의미에서 맥용 한글이 가까울 시일 내 꼭 출시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정말 머지않아 맥용 한글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참조
트위터 - 한컴
페이스북 - 맥 매니아
한컴오피스 한/글 Mac Edition Pre 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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