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형화된 형태로 마인드맵을 그릴 수 있는 Scapple이 같은 제작사가 만든 Scrivener의 후광을 받아 폭발적으로 사용자층을 늘려가고 있는 반면, 사실상 Scapple과 완벽히 같은 용도로 활용할 수 있고 거의 같은 시기에 등장한 Delineato Pro는 맥 사용자에게 크게 부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작사의 인지도가 낮아 노출 빈도가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OPML 내보내기 기능이나 키보드 내비게이션 같은 고급 기능의 부재가 이런 쏠림 현상에 부채질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OPML 출력이 안 되니 마인드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타 앱과 연동성이 보장되지 못했고, 키보드 단축키 지원이 부실하고 다소 무겁고 굼뜨게 작동하는 등 반응성 면에서 썩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습니다.
Scapple이냐 Delineato Pro냐를 놓고 고민하는 사용자라면 이전보다 더 자유롭고 강력한 마인드맵 소프트웨어를 원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위와 같은 한계 때문에 고급 사용자를 충분히 만족하게 할 수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인지 Delineato Pro를 아는 사용자 사이에서는 Scapple과 비슷한, 하지만 단순히 '미려하기만 한' 마인드맵 소프트웨어라는 인식이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굳이 비유를 들자면, Scapple은 공대생이 만든 마인드맵 소프트웨어이고, Delineato Pro는 미대생이 만든 마인드맵 소프트웨어라고 할까요.
* (왼쪽부터) MindNode, Delineato Pro, Scapple
하지만 이번에 사용자의 피드백을 적극 수렴한 Delineato Pro 1.2버전이 출시되면서 이런 오명을 일거에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그동안 Delineato Pro를 사용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부분 세 가지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완벽하게 해소됐기 때문입니다.
Scapple보다 다양한 노드 디자인을 제공했지만, 한번 노드를 추가하면 디자인을 수정할 수 없어 답답했는데(삭제하고 다시 만드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노드를 추가한 다음에도 사용자 마음대로 노드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전에는 거의 마우스/트랙패드 전용 앱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키보드 지원이 부실했는데 이번에 키보드 단축키 기능이 대폭 강화되면서 종전보다 훨씬 신속하고 간편하게 노드를 추가하거나 편집할 수 있게 됐습니다. ▼
또한, 테마 종류도 흑/백 두 가지에서 블루프린트, 칠판, 엔지니어링 스타일 등 총 일곱 가지로 늘어나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분위기를 손쉽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Delineato Pro에서 작성한 마인드맵을 opml 형식으로 외부에 내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내보낸 opml 문서는 Scrivener를 비롯해 다양한 생산성 소프트웨어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 사용자에 따라 opml 문서를 outline 소프트웨어로 불러온 다음 내용을 보강하고 Scrivener로 보내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opml 문서를 Scrivenerd의 Corkboard에서 바로 편집합니다.
Delineato Pro 1.2 버전의 보다 자세한 변경 내역은 다음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Delineato Pro 1.2 버전의 새로운 기능
• 이제 노드를 추가한 다음에도 디자인을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 새로운 테마를 지원합니다! 이제 7개의 서로 다른 테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 OPML 내보내기(Export) 기능을 지원합니다.
• 키보드 네비게이션 기능이 강화됐습니다.
• command + 방향키로 선택 영역을 옮겨 다닐 수 있습니다.
• 한 아이템을 선택한 다음 방향키로 위치를 옮길 수 있습니다.
• command + K 단축키를 사용해 한 노드에 연결된 모든 노드를 동시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 option + command + 방향키로 '차일드(하위) 노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 command + 숫자 조합을 사용해 직사각형, 타원, 둥근 모서리 직사각형 노드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 command + .(마침표) 단축키를 사용해 새 기본 노드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 캔버스에 아무 곳을 option 키를 누른채로 클릭해 새 기본 노드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 command + enter 단축키로 노드 편집 창을 불러오거나 감출 수 있습니다.
• 새로운 정렬 옵션이 추가됐습니다. (왼쪽, 오른쪽, 위쪽, 아래쪽 모서리 정렬. 수평, 수직 센터 정렬. 폭, 높이 맞추기 추가)
• command + Y 단축키를 사용해 현재 선택한 노드를 캔버스 가운데 위치시킬 수 있습니다.
• 텍스트 편집 버그 수정
• 프린터 출력시 일부 그래픽 요소가 인쇄 영역 밖으로 벗어나는 버그 수정
• 그외 버그 다수 수정
생각...
Scapple의 기능, 자유도, 디자인, 사용자 편의성 점수를 각각 100/100/100/100점으로 놓고 봤을 때, 이번 업데이트가 있기 전의 Delineato Pro 점수는 40/110/130/40점 수준이었던 반면, 이번 업데이트 후에는 80/120/130/70점까지 가파르게 치고 올라왔습니다. (물론 제 주관적인 점수입니다.)
예전에 두 앱 사이에서 고민하시는 분께는 기능 차이 때문에 주로 Scapple을 추천해 드렸지만, 두 앱의 기능 차이가 이번에 상당히 좁혀지면서 이제 '취향'이 가장 결정적인 구매결정요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마인드맵 소프트웨어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신속하고 빠르게 생각을 정리'하는 부분만 놓고 보면 Delineato 보다 경쾌한 사용감을 제공해 주는 Scapple이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젠(Zen, 선종) 스타일의 미려한 앱을 켜놓고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을 더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Delineato Pro가 더 높은 만족감을 주리라 확신합니다. * 정식 리뷰도 아닌데 쓸데 없이 말이 길어졌네요. 반가운 마음에^^..
Delineato Pro는 맥 앱스토어에서 Scapple(14.99불)의 절반 수준인 6.99불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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