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OS X에 내장된 메모 앱을 사용하다 새로 추가한 노트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낭패를 자주 겪어 지난해부터는 Simplenote와 Evernote를 병행해서 쓰고 있습니다.
간단한 노트를 적을 때는 Simplenote로, 또 이미지 등 각종 서식이 있는 문서, PDF 파일, 온라인에서 클립한 콘텐츠를 저장할 때는 Evernote를 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매일 저녁 두 앱을 동시에 켜놓고 그날 작성한 메모 중 영구 보관할 가치가 있는 정보성 노트는 DEVONThink나 연락처, 캘린더로 옮기고, 또 중요도가 떨어지는 메모는 가차없이 삭제합니다. 적어둔 메모 중 시간이 지나도 다시 열람하지 않는 메모가 수두룩한데다 또 어떤 정보는 온라인에서 새로 검색하는 것이 접근이 더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플랫폼간 데이터 동기화가 부실한 DEVONThink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인박스(Inbox)를 '0'으로 유지하는 개념을 노트장에도 적용한 것인데, 처음에는 손과 시간이 더 갔지만 필요한 데이터를 더 빠르게 찾을 수 있고 분류와 관리가 용이해 전반적인 효율성은 더 높아졌습니다. (아니면 이 노가다를 설명할 방법이 없어 그렇다고 세뇌하는 중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방식으로 메모를 정리한 것은 사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을 기억하라"는 모토에 맞게 에버노트에 모든 메모를 쑤셔 넣었는데 노트 규모가 불어날 수록 전반적인 앱 구동 속도와 동기화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텍스트 한 두 줄 갈무리하는 단순한 필기용으로는 뭔가 핀트가 맞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에버노트로부터 꽤나 흥미로운 발표가 있었습니다.
"에버노트의 동기화 속도가 기존보다 4배 가까이 빨라졌으며, 모든 에버노트 버전에 공통적으로 적용됩니다. 이제 동기화 작업은 대부분 1~2초 내에 이뤄지며, 새로운 폰이나 컴퓨터로 노트를 다운로드할 때 훨씬 더 적은 시간이 걸립니다. 계정에 있는 노트의 수가 적다면 차이를 체감하기 어렵지만, 에버노트를 수년 동안 사용해 많은 노트가 누적되었거나 공유한 노트 수가 많은 사용자일수록 빨라진 동기화 속도를 여실히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버노트 블로그]
급속도로 증가하는 모바일 시장과 또 그 뒤를 이를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포석인 듯 한데, 이미 모든 제반 작업이 서버단에서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오늘부터 바로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조만간 있을 앱 업데이트를 통해 지금보다 체감 성능이 더 좋아진다고 하며, 서드파티 앱을 위한 API도 곧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업 특유의 과장이 섞여 있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성능 향상을 통한 사용자 경험 향상이 에버노트의 2014년 중점 테마라고 하니 기대해 볼만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iOS와 OS X용 에버노트 모두 반응성이 한층 좋아졌습니다. 아직 검색 기능과 여러 부가기능 때문에 DEVONThink를 버리기엔 무리지만, 최소한 Simplenote 처분은 다시 한번 고려해 봐야 겠습니다.
참조
• Evernote - Evernote Sync Is Now Four Times F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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