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애플의 '안방마님'이 바뀝니다.
미 IT 매체 '더버지'는 4일(현지시간) 지난 18년간 애플에서 근무한 '피터 오펜하이머(Peter Oppenheimer)' CFO*가 오는 9월 말 사임할 예정이라고 애플의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오펜하이머 CFO의 후임으로는 현 애플 금융부분 부사장 '루카 매스트리(Luca Maestri)가 선임되었으며, 오는 6월부터 인수인계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FO=최고재무책임자
팀 쿡 CEO는 오늘 성명에서 "루카는 최고재무관리자로써 25년이 넘는 글로벌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애플의 훌륭한 CFO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루카 매스트리는 애플에 합류하기전 제록스에서 CFO를 지냈으며, 노키아 지멘스 네트워크와 GM에서도 재무 관련 업무를 맡아온 바 있습니다.
한편, 지난 1996년 회계감사관으로 애플에 처음 합류한 오펜하이머는 글로벌 판매부문에서부터 기업관리부문까지 다양한 직책을 거쳐 지난 2004년 CFO 자리에 발탁되었으며, 지난 10년 동안 애플의 현금창고를 관리해 왔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보다는 주로 투자자와 주주를 상대하는 컨퍼런스콜에 등장하는 등 CEO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배후에서 애플의 현금흐름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며 애플의 성공에 큰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팀 쿡 CEO는 오펜하이머가 CFO로서 보여준 리더십과 전문적인 지도 아래 애플의 매출이 80억불에서 1,710억불로 증가했으며, 애플의 국제적인 입지가 극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성명에서 밝혔습니다.
더버지에 따르면, 오펜하이머는 은퇴 후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며 항공기 조종사 자격증 과정을 이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 삭스의 사외 이사로 합류해 기업 감사활동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 앞서 전해진 바 있습니다.
비단 오펜하이머 한 명 때문에 애플이 성공 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지만,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스티브잡스와 팀 쿡 두 CEO를 보좌해 오며 CFO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기량을 한껏 과시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일개 임원이 바뀌어도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달라지는데 새로운 CFO가 앞으로의 애플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세계 금융계가 관심있게 지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애플이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현금은 1,500억불로 한화로 약 161조 원에 이릅니다.
참조
• Apple - Apple’s Peter Oppenheimer to Retire at the End of September
• The Verge - Apple CFO Peter Oppenheimer retiring after 1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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