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류를 불문하고 새로운 운영체제가 나오면 적지 않은 서드파티 프로그램이 추풍낙엽 떨어지듯 자취를 감추곤 합니다. 새로운 운영체제가 기존에 불편하거나 미진했던, 혹은 바라던 부분들을 채워주면서 그 자리를 대신하던 프로그램들을 시장 밖으로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알림센터라는 날개를 단 OS X 마운틴 라이언이 출시되면서 한때 맥사용자들의 필수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던 "그로울(Growl)"의 인기가 추락했고 파인더 탭을 지원하는 매버릭스가 등장하면서 토탈파인더와 엑스트라파인더 사용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맥뿐만 아니라 iOS와 윈도우도 이런 예는 차고 넘칠 듯합니다.
OS X 요세미티가 발표되면서 "나 떨고 있니?" 상황을 맞은 프로그램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그 중에는 키보드 런처 프로그램인 '알프레드(Alfred)'도 포함돼 있습니다. 검색 능력과 인터페이스가 크게 개선된 새로운 형태의 스팟라이트 때문에 알프레드를 찾는 사용자들이 점차 줄어들어들 것이며 종국에는 그 입지가 크게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감 섞인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알프레드 제작사도 이런 기류를 감지했는지 오늘 공식 블로그에 개발팀의 입장과 앞으로의 계획을 살짝 내비췄습니다.
알프레드와 OS X 10.10 요세미티
여러분 중 몇몇 사람은 알고 있듯이 오늘 애플이 OS X 요세미티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몇몇 사용자는 요세미티의 스팟라이트 기능이 알프레드와 겹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고, 더 나아가 알프레드의 미래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기억해야 할 것은 스팟라이트의 가장 주된 목적은 여러분의 파일과 몇 안되는 웹 서비스를 검색하는데 있습니다. 그에 반해 알프레드의 가장 주된 목적은 클립보드 히스토리, 시스템 명령어, 아이튠즈 미니 플레이어, 1Password 북마크, 터미널과의 연동성, 사용자가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맞춤형 워크플로 등등 강력하고 뛰어난 기능을 이용해 여러분의 생산성을 증진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능은 알프레드 무료 버전을 사용하던 파워팩을 사용하던 여러분 한분한분의 고유한 요구에 부합하는 거푸집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는 지금 매우 특별하고 놀라운 기능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다음 몇 달 안에 여러분께 선뵐 것입니다. 저희는 이 새로운 기능들이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라 확신하며 여러분께 공개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앤드류 & 베로[Alfred]
요컨대 아무리 운영체제 기본 기능이 날고 기어도 잘 만든 서드파티 프로그램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소린데, "매우 특별하고 놀라운 기능으로…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라는 구절이 눈에 띕니다. 지금까지 알프레드 개발팀이 보여줬던 끈끈한 노력을 생각하면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단순한 "뻥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본문에도 언급된 '워크플로'입니다. 여러 베타 테스터들과 정말 오랜 시간에 걸쳐 공들여서 만든 기능입니다.
현재로서는 어떤 기능이 추가된다는 것인지 상상이 가질 않지만 저 정도로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을 보면 워크플로에 필적하거나 그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아이클라우드 키체인 도입 이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1Password, 그리고 퀵타임과 각종 무료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이 판치는 상황에서 항상 맥 앱스토어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무비스트, 메일 앱의 부진을 틈 타 사용자 저변을 넓힌 에어메일 등 운영체제에 내장된 프로그램의 한계를 뛰어넘은 앱도 그 수가 적지 않습니다. 알프레드도 앞으로 그 고유한 장점과 색깔을 잘 유지해 이런 프로그램들처럼 오래 사랑 받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미 그럴 기미도 충분히 보이고 있습니다.
참조
• Alfred- Alfred and OS X 10.10 Yosem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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