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달 말에 내놓은 새로운 맥북에어 TV광고 '스티커(Stickers)'가 관련 업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광고가 나간 후 스티커 회사들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데칼구루(Decal Guru)'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벤자민 클라크에 따르면, CM 방영 후 스티커 판매량이 4배 가까이 뛰었으며, 특히 사이트 하루 고유 방문자수가 500명에서 4,500명 선으로 무려 9배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업체인 '긱키데칼(Geeky Decals)'도 TV광고가 방영되면서 온라인 쇼핑몰 에치(Etsy)를 통해 판매되는 스티커가 하루 8–10장에서 40–50장으로 5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영상에 등장하는 것과 비슷한 스티커를 판매하는 업체도 연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합니다.
온라인 스티커 판매 사이트 ‘메이크잇스틱(Make it Stick)’ 운영자는 “방문자 숫자가 크게 증가하기도 했지만, 리셀러들이 스티커를 사용해 맥을 개성있고 재밌게 꾸밀 수 있다는데 눈을 뜨기 시작했다“며, ”많은 리셀러들이 자신들도 이런 스티커를 취급하고 싶다며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러한 리셀러 중에서는 애플 프리미움 리셀러도 끼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스토어 한켠에 스티커 판매 전용 선반이 등장할 가능성 마저 점쳐지고 있습니다.
애플 광고의 파급력을 볼 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크게 놀랍다거나 대단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애플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광고를 만들게 된 배경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파워북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현 애플 노트북 디자인은 제품 크기와 세부적인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을 뿐 10년이 넘도록 거의 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려한 알루미늄 바디와 상판에 있는 커다란 사과 마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시대적 아이콘이 되어버렸지만, 자기표현을 중시하는 청소년 사이에선 제품 간의 개성이 모호하고 식상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광고는 맥북도 스티커를 붙여 얼마든지 다른 제품, 특히 맥북을 사용하는 다른 사용자와는 차별화되는 개성을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젊은 사람이 열광하는 노래를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등 생애 처음으로 노트북을 구매하는 10대 청소년의 젊은 감성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마치 애플이 청소년에게 "맥북은 여러분의 아버지∙삼촌∙고모가 쓰는 진부한 제품이 아닙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 광고 효과를 기대할 단계는 아니지만, 워낙 독특하고 잘 만든 광고인데다 호응도 높아 몇 년 후에는 각종 스티커로 도배한 맥북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참조
• MacStories - Apple’s ‘Stickers’ Ad Gave MacBook Sticker Sellers a Huge Bo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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