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전에 있었던 애플 이벤트 직후 애플의 소프트웨어 총괄 '크레이그 패더리기'가 미 IT매체 씨넷과의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고 합니다. 주로 iOS 8과 OS X 운영체제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고 하는데요, 몇몇 대화 내용은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맥’에 대한 애플의 입장을 단도진입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데스크톱 운영체제에 터치 인터페이스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솔직히 그게 제대로 된 인터페이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맥은 앉아서 사용하는 물건이잖아요. ...
그동안 애플은 최고의 트랙 패드를 만드는데 집중해 왔고, 실제로 매우 편안한 자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러 기술을 몇 년간 실험해 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딱히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
저희는 그런 물건을 만드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또한, 페더리기는 컴퓨터 스크린을 터치하기 위해 끊임 없이 손을 뻗어야 하는 것과 비교해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매우 안락한 자세로 사용할 수 있다"며 데스크톱과 모바일 운영체제는 최적의 이용 환경이 전혀 다르다고 확실히 선을 긋고 있습니다.
고 스티브잡스가 맥북에어를 발표할 때 '터치스크린을 수직으로 사용하는 것은 인체 공학적으로 끔찍한 일'이라고 한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입니다. 또한, 현 애플의 수장인 팀 쿡도 윈도 8을 두고 '토스터와 냉장고를 합쳐놓은 꼴'이라며 데스크톱과 모바일기기가 각자 최적의 인터페이스대로 발전해 나가야 함을 역설한 바 있습니다.
패더리기와 함께 애플의 핵심 중역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필 실러'도 올해 초 맥월드지와의 인터뷰에서 "컴퓨터에 터치 스크린을 탑재하거나 태블릿에 키보드를 부착하려는 것은 모두 부질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러한 시도를 "에너지 낭비"에 비유한 바 있습니다. 쉽게 말해 맥은 맥이고, 아이폰은 아이폰이며, 아이패드는 아이패드라는 생각이 애플 중역들의 머리 속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초부터 맥북에 터치 스크린이 탑재될 것이라는 루머와 iOS와 OS X 두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는 12.9인치 대화면 아이패드에 관한 루머가 대만 매체를 통해 꾸준히 전파되고 있는데요, 애플 직원, 그 중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한데 모아보면 다소 허황된 주장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루머는 꾸준히 생산될 것이고, 그로 인한 이득은 애플 팬들의 호기심을 먹고 사는 각종 언론매체와 분석가들의 몫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여러 루머 중에서도 최소한 터치 스크린을 탑재한 맥북이라든가, iOS와 OS X이 통합될 것이라는 분석은 한번쯤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도 있는 대목입니다.
이번 인터뷰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미국 씨넷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며, 예전에 쿠도군님이 번역하신 '맥 30주년을 맞으며 애플 중역들을 만나다" 글도 이번 기사에 곁들여 볼만 합니다.
참조
• CNET - Touch-screen Mac unlikely, says Apple's Federighi
• KudoBlog - 맥 30주년을 맞으며 애플 중역들을 만나다: ‘맥은 영원히 갈 겁니다.’
관련 글
• [루머] 레티나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12인치 맥북에어 생산 시작... '출시는 2015년 초'
• [루머] 애플, iOS와 OS X을 모두 구동할 수 있는 12.9인치 아이패드 개발 중
• [루머] 애플, 차세대 맥 컴퓨터에 인텔칩 대신 자체 개발한 CPU 탑재하나?
• OS X을 탑재한 13인치 아이패드 컨셉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