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0만원짜리 노트북이 고철덩어리가 됐어요."
오늘 '9to5mac'을 비롯한 주요 애플관련 IT매체들은 2011년형 맥북프로의 그래픽 결함을 고쳐주지 않는 애플에 대해 구매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이번 집단소송은 2011 맥북프로 그래픽 관련 결함을 경험한 구매자를 대표해 미국의 법률회사 '위트필드 브라이슨 앤 메이슨(Whitfield Bryson & Mason)'이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 법원에 소장을 접수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2011 맥북프로 구매자들이 행동에 나선 이유는 애플에 여러 차례 대책을 요구했지만 애플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고, 그 사이 애플케어 보증 기간이 만료되면서 로직보드 수리비로 적게는 수백 달러에서 많게는 천 달러가 넘는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2011 맥북프로 그래픽 이슈는 AMD 그래픽 칩을 탑재한 2011 맥북프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백투더맥을 통해서도 이미 여러 차례 관련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증상으로는 AMD 6490M 또는 6750M 그래픽 칩을 탑재한 2011 맥북프로 15인치와 17인치 모델에서 ▲ 부분 또는 전체적으로 화면의 색상이 변조되는 현상 ▲ 화면에 밴딩이 생기는 현상 ▲ 화면이 켜지지 않는 현상 ▲ 외부 디스플레이 출력이 불가능한 증상 ▲ 맥이 부팅하는 증상 등 매우 광범위합니다.
* 사례 1
* 사례 2
* 사례 3
* 사례 4
이는 그래픽 칩이 접촉 불량을 일으키면서 그래픽 칩이 붙어 있는 로직보드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애플이 2011년 맥북프로를 제작할 때 납을 사용하지 않고 활성금속(Sn-Ag계, Sn-Zn계 등)으로 로직보드에 외장 그래픽 칩을 납땜했는데, 시스템이 발열과 냉각을 반복함에 따라 접속부위에 균열이 생기고 결국 완전히 끊어지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흔히 '냉납 현상'으로 불립니다.
2011 맥북프로 구매자는 한번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시스템을 복구해도 같은 현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종국에는 복구가 불가능해지거나 아예 맥이 켜지지 않는 상태에 이른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이슈와 관련해 2011년부터 올해까지 애플 지원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의 숫자는 10,000여개에 육박하고 있으며, 게시물의 조회수도 170만회를 돌파했습니다. 아울러 온라인 청원사이트 Change.org에 올라온 청원자 숫자도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불어 22,000여명에 달하는 실정입니다.
애플이 한해 얼마나 많은 맥북프로를 판매하는지 밝히지 않아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이 정도면 '일부'를 넘어선 2011 맥북프로의 총체적인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문제를 겪었거나 당장 겪고 있는 사용자도 적지 않은데다 지금은 괜찮더라도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고, 2011 맥북프로 중고 거래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애플은 작년에도 유사한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2011 아이맥 27인치 모델을 대상으로 비디오카드 교체 프로그램을 시행했으며, 몇 해 전에는 엔비디아 8600M GT 그래픽 칩셋이 장착된 구형 맥북프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리콜 프로그램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시간이 상당히 흘렀음에도 애플이 어떠한 성명이나 논평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기종을 사용하는 분들에게는 강건너 불구경일 수도 있지만, 애플이 이런 식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계속 묵살한다면 언젠가는 자신도 똑같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더는 늦기 전에 애플이 2011 맥북프로 사용자들에게 적절한 대응 방안을 내놓기를 촉구합니다.
참조
• Class Action Filed Against Apple for Defective 2011 MacBook Pro Laptops /via 9to5mac
관련 글
• 애플, 2011 맥북프로 GPU 불량 문제에 대해 무대응 일관 빈축
• 애플, 2011 아이맥 일부 제품에 대한 비디오 카드 교체 프로그램 공식화
• 맥북프로 그래픽 이상 증상으로 서비스 센터 입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