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신형 맥북을 개발하면서 키보드도 새로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맥북의 새 키보드를 타이핑 할 때의 느낌에 대해 궁금해 하신 분이 많을 것 같은데요. 여러 사이트에 올라온 사용 소감 중에서도 맥월드 편집장 '제이슨 스넬'의 글이 가장 잘 와 닿는 것같습니다. 전체 사용 소감 중 키보드에 관한 부분을 발췌해 봤습니다.
새로운 키보드_The new keyboard
"애플은 새 맥북의 키 이동 거리를 매우 짧게 디자인했다. 짐작건대 키가 위아래로 널찍하게 이동하기에 맥북이 너무나 얇기 때문일 것이다. 납득할 만한 부분이다. 허나 애플은 새 키보드의 장점을 극찬하면서 넓은 면적을 지닌 키캡과 나비식 메커니즘, 스테인리스 돔 스위치에 대해서만 열변을 토했다. 그럼 이 키보드는 새 맥북에만 특별히 적용된다는 말인가, 아니면 새 키보드 디자인이 너무나 훌륭해 앞으로 나올 모든 맥 키보드도 이러한 방식을 사용한다는 말인가?
나는 분당 110 단어를 칠 수 있는 타자 실력을 갖고 있으며, 글쓰기로 입에 풀칠을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키보드는 내 생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그렇다고 속물처럼 키보드에 매달리는 부류(keyboard snob)와는 거리가 멀다.
월요일 애플 이벤트가 끝난 후 나는 전시실에 비치된 맥북을 써볼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키보드를 사용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직 어떤 결론을 내릴 준비는 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이 키보드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새 키보드에 관하여 내가 가장 먼저 느낀 점은 키 이동 거리가 아주 짧다는 것이었다. 키를 누르면 살짝 들어가는가 싶더니 금세 딱딱한 표면에 도달한다(스테인리스강 돔 스위치로 추측된다). 결코 싸구려 키보드라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시중의 다른 애플 키보드와는 깜짝 놀랄 만큼 다른 감촉을 갖고 있다. 애플 키보드를 누를 때와 아이패드 스크린을 두드릴 때의 교차점이랄까. 이 말이 이해될지 모르겠는데, 진짜 키보드가 주는 촉감도 지니고 있지만 유리 스크린에 타이핑하는 느낌도 갖고 있다.
실제로 새 맥북 키보드는 평소에 내가 아이패드를 타이핑 하는 몇가지 방식을 적용해야 훨씬 빠르게 타이핑 할 수 있었다. 내가 평소에 키보드를 사용할 때는 키가 들어가는 동안 강한 힘으로 꾹꾹 '밀어내는(push)’ 스타일인데, 새 맥북에 달린 키보드는 (마치 아이패드 스크린에 띄워진 가상의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처럼) 손가락에서 힘을 최대한 뺀다는 생각으로 키를 ‘톡톡 두드려야(tap)’ 입력이 훨씬 수월하게 이뤄진다.
애플은 새 키보드가 이전의 키보드보다 훨씬 안정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주장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덜렁거리는 느낌(unstable feeling)’의 키보드에 딱히 불만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넓어진 키캡은 누르기 더 편리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 반면에 키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잘못된 키를 누를 가능성도 높아졌다.
키 이동거리 변경 외에도, 새 키보드는 몇 가지 흥미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각각의 키는 독립적인 LED로 비춰진다. (만약 LED를 개별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면, 키보드를 무수히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에스케이프(ESC) 키는 이전보다 훨씬 길쭉해졌고, 기능키는 폭이 좁아졌다. 방향키도 새로운 생김새를 갖고 있는데, 위 ∙ 아래 방향키는 절반 크기인데 반해 좌 ∙ 우 방향키는 이제 다른 키와 마찬가지로 온전한 크기를 갖추고 있다. 새 디자인이 맘에 드는지 아닌지 아직 판단하긴 이르지만, 일단은 이러한 변화가 있었다 쯤으로 알고 넘어가자.
사실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 키보드를 바꾸면 대개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특히 지금 쓰는 키보드와 현저히 다른 키보드를 사용할 때 더욱 그러하기 마련이다. 새 맥북 키보드도 딱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하지만 맥북의 제약 조건을 고려하면 새 키보드는 애플이 만들 수 있었던 최고의 키보드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단정짓기 이르지만 만약 당장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한다면, 나는 새 키보드가 맥북에서만 머무르길 바라며, (다른 맥으로는) 뻗치지 않기를 희망한다."
'한마디로 구립니다'...를 멀리 에둘러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키감이 나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하던 부분이었죠. 맥북에어와 레티나 맥북프로가 처음 나왔을 때도 키감에 대해 말이 많았던 걸로 기억히는데, 지금은 잠잠한 것을 보면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게 뭔지 희미하게 그려지는 듯합니다. 결국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요.
참조
• MacWorld - The MacBook's new trackpad will change the way you click
• Apple - MacBook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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