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용 접지 DIY 제작기
접지(Ground)란?
“대전 된 도체를 용량이 아주 큰 다른 도체(지구)에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제품에 이상이 있어 누전되는 제품에 손이나 피부가 닿으면 전류는 그 사람의 몸속을 통하여 대지로 흘러나가는데, 이 현상이 감전이다. 그 정도가 약하면 약간의 쇼크로 끝나지만 큰 전류인 경우에는 치명적인 장애 또는 사망까지 이른다. 이러한 위험 상태를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 어스(접지)이다.”
가장 간단한 설명을 참고하자면 전류를 대지로 흘러가게 하는 것을 말하며 그 중간에 인체가 있을 경우 감전이라고 한단다.
맥북을 사용하다 보면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마치 징징거리는 느낌을 맥북 표면에서 느껴지거나 심한 경우 찌릿한 느낌을 주어 사용자에게 겁을 주는 컴퓨터라니! 알루미늄 유니바디로 구성되어 느껴지는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 심하다.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조금만 검색해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위에서 보듯 감전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교류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접지가 이루어진다. 접지되어 있다면 맥북에서 느껴지는 거북한 느낌으로부터 해방되어야 마땅한 데, 국내에서 유통되는 맥북은 접지선이 빠진 채로 제공된다.
본래 애플에서 제공하는 접지선은 연장선으로 아래 그림과 같이 맥세이프 연결되는 금속 코와 딱 맞는 철편이 내부에 있어 견고하게 잡아줄 뿐만 아니라 접지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
* 그림 출처 : 알비레오의 파워북 중 MagSafe용 접지선 사용기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반적인 노트북 전원선 - 클로버 형이라 하여 3구로 되어 있으며 그중 하나가 접지선이다. ▼
국내에서 적용되지 않는 이유를 찾아보았으나 명확한 이유보다는 추측성 글들이 대부분이다.
일단 국내법에 맞지 않아 국내 사용상 불법이고 이를 이유로 공식적으로 제공하지 않을 뿐 아니라 비공식적으로 제공하던 것마저 금지된 상황이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될 수 있으므로 본 글에서는 자세히 다루는 것을 지양하려고 한다.
이번 글을 준비하면서 개인적인 궁금증으로 KS 규격을 조회해 봤으나 뚜렷한 이유를 알기엔 쉽지 않았다. 꽤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라 애플 코리아에 질의를 해도 뚜렷한 답변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노트북용 전원 선은 위 사진과 같은 클로버형 접지선과 8자형 비접지선 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애플 제품의 접지 방법이 3구 접지와 달라 국내 유통 불가가 된 것으로 추측 된다.
위에서 알아본 접지가 안될 경우 발생하는 문제는 ‘감전’이라는 최악의 상황 외에도 음향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분들에게 골칫거리일 뿐 아니라 몸이 건조한 일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주는 문제임에도 애플 코리아에서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는 것이 못내 아쉽다.
일단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국내 맥북 사용자들이 하는 접지 방법을 먼저 알아보자
국내에서 맥북을 접지하는 방법
1. 구매 : 유럽형(독일 등에서 사용되는 220V용) 접지선
국내 유통 단가 : 8,000~ 60,000원
그 비싼 맥북을 구매하는 데 이 정도는 애플 코리아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쿠폰 같은 것이라도 제공하면 안될까?
그러나 둘둘 말아 들고 다니기엔 부피가 너무 크다. 맥북프로 정도 사양에서 맥세이프는 어댑터 중에 작고 가벼운 측에 들어간다. 윈도 노트북은 대체로 벽돌을 하나 들고 다니는 느낌인데 줄을 저렇게 둘둘 말게 되면 부피와 무게가 늘어 맥북을 들고 다니기에 사실 부담스러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 물론 집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 이만한 제품이 없다
2. 직접 제작
많은 분들이 이렇게 클립을 활용하는 것을 보았다. 좋은 방법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유격이 많이 발생하고 접지되고 나서도 철선이 노출된다는 점 등이 내가 생각하는 방법과는 거리가 있었다. ▼
딱히 원하는 게 없다면 직접 만들어보자!!!!!
앞서 확인한 방법 중 첫 번째 방법은 애플이 제공해주지 않는 이유로 돈을 내야한다는 점과 선이 길고 접속 부가 너무 커서 이동 시 이동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고, 두 번째 방법은 아주 저렴하고 이동성은 좋지만 질이 만족스럽지 못할 뿐 아니라 유격이 많이 발생하고 접지선과의 접촉에 있어서도 불리한 형상을 하고 있어 맘에 들지 않았다.
사실 내가 원하는 형태는 위 사진(합성)과 같이 덕헤드 자체에 접지 플러그가 있는 코드를 달아주는 것이다. 일부 국가에 제공되는 덕 헤드를 보면 유사한 것이 있으니 제작이 안될 것 같지는 않은데, 애플에서 제작하여 제공할 것 같지는 않다.
클립을 이용하는 방법은 클립의 두께가 있어 유격이 많이 발생하므로 얇은 철판을 이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사무실 책상에 있는 책철을 발견했다.
‘유레카’
하지만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점점 쓸데없이 올라가는 퀄리티.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책철의 장점은 일단 얇다는 점 전기가 통하는 도체라는 점, 그리고 저 구멍 맥세이프의 접지 단자의 크기와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다.
1차 제작 때는 방법을 몰라 절연테이프를 이용하여 칭칭 감았고 두 번째부터 절연이 가능한 열수축 튜브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5번에 시행착오를 통해 완성된 형태는 오른쪽 사진과 같은 형태로 맥세이프와 덕헤드 사이에 끼우도록 했으며 콘센트의 접지 단자와 연결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절개하여 깔끔하면서도 접지가 원활하게 가능하도록 형태를 결정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잘 작동하고 유격도 거의 없으며 원가가 단돈 50원이면 해결이 될 뿐 아니라 제작도 생각보다 간편하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제작기를 통해 공유코자 하는 것이 사실 이글을 쓰게 된 목적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
접지 어댑터 제작기
0. 제작도면
➥ 공유링크
받아서 A4용지로 출력하여 직접 대보면서 만들어볼 수 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위와 같은 도면을 완성했다. 덕 헤드는 정확한 도면은 아니고 가지고 있는 덕 헤드를 측정하여 중요 치수만 기재하였다.
1. 책철 - 화신에서 나오는 725 책철(소)를 사용하였다.
2. 아래 그림과 같이 책철의 양 끝을 망치 등을 이용하여 평평하게 펴준다. 매우 무른 재질이기 때문에 손쉽게 가능하다. <도면참조>
3. 맥세이프의 접지 코에 끼워야 하므로 그림과 같이 위에서 꼽을 수 있도록 잘라준다.
4. 맥세이프와 덕헤드 사이에 그림처럼 끼우고 각을 맞추어 접어준다.
5. 열수축 튜브를 롱로우즈를 이용하여 입구를 벌려 준 뒤 책철을 밀어 넣는다.
6. 열을 가하여 책철에 달라붙게 하고 맨 끝은 열이 식기 전에 뺀지를 이용하여 눌러준다.
7. 도면을 참고하여 (도면을 실측으로 그렸으므로 옆에 대보면 거의 일치) 접어준다.
8. 상단 부분에 폭은 3mm 길이는 14mm 정도 되도록 수축튜브를 잘라 철재가 노출되도록 해준다.
9. 맥세이프와 덕 헤드 사이에 들어가는 부분을 살짝 구부려 접지가 잘 이루어지도록 한다.
10. 맥세이프와 덕 헤드 사이에 끼우고 사용해도 되고 양면테이프나 테이프를 이용하여 고정하여도 좋다.
이제 남은 건 찌릿찌릿한 느낌 없는 즐거운 맥라이프!!
추신
작성하다 보니 또다시 쓸데없이 길기 만한 글이 탄생하게 되었네요. 원님의 블로그 공간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만들다 보니 몇몇 제작해달라는 분도 있고 팔라고 하신 분도 있지만, 만드는 것이 썩 어렵지 않고 비용이 워낙 저렴하게 들다 보니 공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서론이 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전문 블로거가 아니다 보니 다소 두서없이 작성한 것 같은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번엔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덕 헤드에 부착할 수 있는 것을 한번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그땐 3D도면과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사실 언제 가능할지는 모르겠어요)
필자: 윤장희 30중반의 맥프레 쓰는 유부남. 공공 시설 제품을 개발, 디자인 중인 시각디자이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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