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트윗 계정에 맥세이프 케이블을 자가 수리했다는 메시지를 올렸는데 방법을 물어보시는 분이 많아 별도의 포스트로 정리합니다.
두어 달 전에 맥세이프 케이블이 의자에 밟혀 어댑터 쪽 피복이 벗겨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처음에는 손상 부위가 크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재질이 재질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 부위가 점점 더 커지더군요.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안전에 대한 우려도 생겨 맥세이프를 새것으로 교체하려고 했는데, "수축 튜브"로 케이블을 수리한 사례가 생각나 직접 한번 도전해보게 되었습니다.
수축 튜브로 케이블 손상 부위 감싸기
우선 피복이 손상된 맥세이프 케이블입니다. 찢긴 부분이 처음에는 새끼손톱보다 훨씬 작았는데 케이블이 밀리고 구부려지면서 이제는 거의 걸레 짝처럼 너덜거리는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댑터 뒤로 오늘의 주인공 "수축 튜브"가 보입니다. 앞으로 종종 사용할 것 같아 6파이부터 9파이까지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
수축 튜브는 열을 가하면 오그라드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케이블에 수축 튜브를 씌울 때는 너르게 들어가지만, 일단 열을 가하면 튜브가 수축하면서 케이블을 강하게 조여줍니다. 아울러 유연함은 없어지고 약간 딱딱해지면서 튜브 자체의 두께도 살짝 굵어집니다. 일종의 보호 효과도 있는 것이죠.
다만, 열을 가하기 전이라도 너무 많이 잡아당기면 튜브가 찢어짐으로 주의가 필요하고, T자 형태의 신형 전원 어댑터("맥세이프 2")에 적용할 때는 롱노즈 니퍼의 부리(?)부분을 이용해서 튜브의 구경을 넓힌 뒤 케이블을 적용해야 합니다. (팁 알려주신 SEIGiA님 고맙습니다.)
수축 튜브는 인터넷 오픈마켓이나 공구 상가 등에서 매우 쉽게 구매할 수 있고, 가격은 미터당 1~2천원 꼴로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맥세이프 가격의 1/50~1/100밖에 되지 않는 셈이죠. 참고로 저는 지마켓에서 "수축튜브"로 검색하고, 배송비가 가장 저렴한 업체를 선택했습니다. 색상도 빨간색에서부터 흰색, 심지어 투명한 색상까지 매우 다양하고 구경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맥세이프용으로는 흰색 8파이 튜브가 딱 맞더군요. 한 치수 더 큰 9파이 튜브는 조금 헐렁할 듯합니다.
본격적으로 수축 튜브를 씌우기 전에 너덜너덜한 피복을 커터칼로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수축 튜브도 약지 손가락 길이 정도로 적당히 잘라줍니다. ▼
수축 튜브를 케이블에 씌워줍니다. 어댑터가 수축 튜브 중간에 걸려 잘 안 빠져나올 때는 쇠젓가락을 살짝살짝 밀어주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헤어드라이기로 살살 바람을 쒸면 수축 튜브가 서서히 수축하면서 케이블을 꽉 붙잡아줍니다. 물방울 하나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수축 튜브가 오그라들었다 싶으면 헤어드라이기를 끄고 잠시 식혀주세요. (실패하더라도 소인에게는 아직 95센티미터의 튜브가 남아있습니다...) ▼
정말 간단하죠?
저의 경우 케이블을 "수리"하는 개념으로 수축튜브를 사용했는데, 라이트닝 케이블에 덧대어 단선이나 피복 벗겨짐을 사전에 예방하는 분도 계시더군요. (라이트닝 어댑터는 맥세이프보다 케이블 굵기가 가늘어서 '6파이' 제품을 구매하시면 됩니다.) 아무튼, 저와 같은 문제를 겪고 계신 분이나 케이블을 문제없이 오래 사용하고 싶은 분은 잘 숙지해 두셨다가 꼭 한번 써먹어 보시기 바랍니다. 케이블 보호와 마감이 뛰어나고, 일단 재료만 잘 갖추면 초등학생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방법이 쉽고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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