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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애플은 도대체 탄소 섬유로 뭘 하려고 하나?

애플이 '탄소 섬유'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행보를 걷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탄소 섬유의 간단한 소개와 지난 몇 주간 세간에 노출된 애플의 움직임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탄소 섬유란?

그라파이트 섬유로도 불리는 탄소 섬유(炭素纖維, carbon fiber)는 탄소가 주성분인 0.005 0.010mm 굵기의 매우 가는 섬유입니다. 탄소 섬유를 구성하는 탄소 원자들은 섬유의 길이 방향을 따라 육각 고리 결정의 형태로 붙어 있으며, 이러한 분자 배열 구조로 인해 강한 물리적 속성을 띠게 됩니다. 한 가닥의 실은 수 천 가닥의 탄소 섬유가 꼬여져 만들어집니다. 탄소 섬유는 다양한 패턴으로 직조될 수 있으며, 플라스틱 등과 함께 사용되어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과 같이 가볍고도 강한 복합 재료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탄소 섬유의 밀도는 철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경량화가 필수적인 조건일 때 사용하기에 적합하며, 높은 인장 강도, 가벼운 무게, 낮은 열팽창율 등의 특성으로 인해 항공우주산업, 토목건축, 군사, 자동차 및 각종 스포츠 분야의 소재로 매우 널리 쓰입니다. 가격면에서는 유사한 소재인 섬유 유리나 플라스틱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입니다. 탄소 섬유는 당기거나 구부리는 힘에 매우 강하며, 압축하는 힘이나 순간적인 충격에는 약합니다. 예를 들어, 탄소 섬유로 만들어진 막대는 구부리기 매우 어렵지만 망치와 같은 도구로 쉽게 깨뜨릴 수 있습니다. (주석 1)

애플의 움직임 1 - 샘플 입수

애플, 탄소 섬유 샘플을 일본에서 대량 입수

지난 달 슬래시 기어(Slash Gear)등을 비롯한 외신들은 일본의 Macotakara의 기사를 인용하며 애플이 일본 업체들로부터 탄소 섬유 샘플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하지만 탄소 섬유 수입량이 단순히 샘플 수준으로 보기에는 그 양이 지나치게 많았다고 합니다.

➥ 기사 링크: Apple orders carbon fiber en masse by Slash Gear

애플의 움직임 2 - 관련 특허 취득

애플 탄소 섬유 관련 특허 취득

'탄소 복합재 금형 디자인(Carbon Composite Mold Design)' 특허를 애플이 취득했다는 것이 세간에 알려집니다(아래 이미지). 특허 취득일은 올해 9월 4일인데, 특허 신청은 Apple Inc가 지난 2008년에 제출한 것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 특허 취득 문서 링크: Carbon composite mold design by Apple Inc - United States Patent 8,257,075

이번 특허와는 별도로 애플은 아이패드 백커버와 맥북프로 하우징을 탄소 섬유로 제작하는 것과 관련된 특허를 이미 취득해 놓은 상태입니다.


➥ 관련 기사: Apple ordering parts for new product made of carbon fiber

애플의 움직임 3 - 외부 전문가 영입

지난 해 3월 애플은 케빈 케니(Kevin Kenny)를 복합소재 수석 엔지니어로 영입

케빈 케니는 탄소 섬유 재질 프레임으로 유명한 케스트렐 자전거(Kestrel Bicycles)의 CEO 직을 지난 20년동안 맡아오다 돌연 애플에 영입됩니다.

➥ 관련 기사: Carbon fiber, Kevin Kenney, Apple, and what it all means

애플, 일본에서 탄소 전문가 구인 공고

'시니어 카본 엔지니어

애플은 카본 재료를 사용한 제품 개발을 위해 엔지니어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기술을 활용하여 글로벌 제품을 창출하지 않겠습니까?'

➥ 애플 구인 공고문 링크(구글 번역): Working at Apple 경험자 채용 - 시니어 카본 엔지니어

→ 왜 하필 애플은 미국이 아닌 일본에서 탄소 섬유 전문가를 구하고 있을까요? 일본의 탄소 섬유 산업이 전세계 탄소 시장의 점유율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고, 또 탄소 섬유 관련해 가장 많은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고 합니다. 

애플의 움직임 4 - 외부 업체와 파트너쉽 체결

애플, 지난 3년간 일본의 한 탄소 섬유 전문 업체와 제품 공동 연구

맥루머즈(MacRumors)는 애플이 일본의 한 탄소 섬유 전문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 3년간 '완전히 다른(Completely different)'제품을 공동으로 연구해 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링크: Apple's Rumored Carbon Fiber Part Shipments Said to Be Result of Multi-Year Partnership

정리

탄소 기술 관련 특허 취득, 탄소 기술 전문가 영입, 탄소 관련 업체와 파트너십, 탄소 업체로부터 샘플 입수... 

대기업 특유의 이리저리 찔러보기 행보일까요? 아니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일까요?

기존에도 리퀴드 메탈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을 애플이 개발한다는 루머가 있었지만 별 다른 후속 기사 없이 사람들 속의 기억 속에서 점점 멀어진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카본 섬유 관련 루머들은 단순한 루머로 치부하기에 내용이 굉장히 구체적이고, 앞 뒤 루머와 팩트 사이에서 뚜렷한 인과성과 연속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장 이 정도의 기사와 자료를 근거로 올해나 내년에 탄소 섬유를 기반으로 하는 애플 제품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섯부른 판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이미 소니를 비롯한 다수의 기업들이 애플보다 몇 년이나 앞서 탄소 섬유를 주재료로하는 제품들을 다수 선보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타기업의 제품을 그대로 답습하기 위해 이처럼 탄소 섬유와 관련된 일련의 행보를 걷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에서도 짧게 언급했지만 만약 애플이 탄소 섬유를 기반으로 하는 어떤 제품을 내놓는다면,  그것은 지금 판매되는 애플 제품들 보다 더 가볍고 튼튼한 것은 물론, 알류미늄 벽돌(brick)을 깎아 유니바디 맥북을 만드는 것에 버금가는 충격적이고, 완전히 다른(completely different) 무언가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ONE™



참조 자료 및 기사
- '탄소 섬유란?' by Wikipedia
Apple orders carbon fiber en masse
Carbon composite mold design by Apple Inc - United States Patent 8,257,075
Apple ordering parts for new product made of carbon fiber
Carbon fiber could be Apple's key to a lighter next-gen iPad
- Working at Apple
Apple's Rumored Carbon Fiber Part Shipments Said to Be Result of Multi-Year Partnersh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