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차세대 맥에 다시 엔비디아 그래픽 칩 도입하나?

2016.09.26 11:37    작성자: IYD

약 11일여 전, 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냈다. 물론 엔비디아가 채용 공고를 냈다는 것이 오늘 전해드릴 뉴스는 아니다. 채용공고의 내용이 중요한데, 애플의 새 그래픽 API인 메탈과 OpenCL을 다루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구한다는 것이 공고의 핵심 내용이다.

애플은 모바일 뿐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역시 운영체제와 그 하드웨어를 동시에 제조하는 기업이다. 즉,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에 대해 강한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애플이 맥 컴퓨터의 아키텍처를 x86으로 옮겨온 이래 맥 컴퓨터에 탑재되는 CPU는 항상 인텔의 제품이었다. 그와는 달리 별도로 탑재되는 GPU의 경우 시장에서 활발히 경쟁하고 있는 AMD와 엔비디아의 제품을 번갈아 탑재하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애플의 이런 행보에 변화가 감지되었다. 어느 시점부터 애플은 자사의 맥 라인업에서 엔비디아의 칩을 빼기 시작했다. 현재는 아이맥, 맥북프로, 맥 프로 등 애플의 맥 컴퓨터 중 별도로 GPU가 탑재되는 모든 제품군에서 엔비디아의 칩을 찾아볼 수 없다.

사실 애플의 AMD 편애는 새로운 맥 프로를 출시할 때부터 시작되었다. AMD는 자사의 Firepro 라인업을 애플 전용으로 커스텀한 D300, D500, D700 제품을 새로운 맥 프로에 공급했고, 당시 대규모로 이루어졌던 전문가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이렇게 탑재된 별도의 그래픽 칩셋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이루어졌다.


* 사진: 애플 제공

이후 출시된, 리프레시된 애플의 맥 컴퓨터들은 어김없이 AMD의 그래픽 칩셋을 탑재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15인치 맥북프로는 물론이고, 5K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출시된 최초의 아이맥 역시 AMD의 그래픽 칩셋을 사용했다. 아이맥의 경우 옵션으로 라데온 M295X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는 당시에 유일한 '통가' 풀칩을 사용한 그래픽카드로 애플과 AMD의 밀월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다만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면 지난 몇 년이 AMD 그래픽 칩의 암흑기였다는 것. 최상위급 단일 그래픽카드의 게임성능은 물론, 게임성능 기준으로 경쟁사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는 전력대 성능비를 보여줬다. 유저들이 이에 반발한 것은 당연지사. 많은 유저들이 새 맥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이 달리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하지만 적어도 올해 리프레시될 맥북프로나 아이맥에선 물 건너 간 듯 하다(링크).

애플이 이같은 유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AMD 그래픽 칩을 사용하고 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AMD가 애플의 입맞에 맞게 제품을 커스텀 해주는 것, 그리고 순전히 예상일 뿐이지만 엔비디아보다 훨씬 착하게 가격을 맞춰준다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AMD의 커스텀은 하드웨어적인 부분에만 들어간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도 들어가 있을 것이다.

AMD는 현재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는 저 레벨의 그래픽 API의 시초격이라 볼 수 있다. AMD의 맨틀이 공개된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DX 12를, 애플은 메탈을, 크로노스 그룹에서는 불칸을 발표했다. 애플이 메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AMD의 조력이 어느 정도 들어갔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억측은 아닐 것이다. Mantle과 Metal이 n만 뺀 애너그램이란 것이 과연 우연한 일일까? 거기에 AMD 그래픽카드가 상대적으로 고해상도에서 높은 성능을 보여주는 것, 범용 연산성능으로는 당대의 경쟁사 카드들을 제치고 있다는 점 역시 애플의 마음에 쏙 들었으리라.

애플은 그래픽 드라이버 역시 자사의 엄격한 기준에 맞춰 개발한다. 맥 제품군 중 최초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맥북프로 아난드텍 리뷰에서 보면 알 수 있듯, 애플은 제조사가 지원하지 않는 해상도의 GPU 가속 스케일링 루틴을 직접 개발했고, 더 나아가 인텔의 내장 그래픽과 별도로 탑재되는 그래픽 칩 사이에서 발생되는 화질차이를 그냥 두고보지 않고 필터링 루틴 역시 직접 개발했다. AMD는 이런 애플의 생리를 알고, 이 과정에 투입되는 노력의 일부를 분담해준 것으로 보인다.

AMD가 새로운 폴라리스 기반 그래픽카드들을 시장에 투입하며 차차 점수를 쌓아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엔비디아 역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애플은 단일 제조사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PC를 많이 판매하는 회사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뿐더러, 판매하는 제품들 대부분이 절대적인 가격대가 상당히 높다. 거기에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이라는 상징성까지 달고 있으니, 놓치기는 아쉬운 시장이다.


* 사진: Nvidia 채용 공고 "혁신적인 애플의 차세대 제품을 생산하는 데 도움을 줄 인재"

이에 엔비디아는 AMD가 가지고 있는 우위를 허물기 위해 노력을 하고있는 모양새다. 엔비디아의 구직 내용 상세에서 알 수 있듯, 지원자는 Metal API와 OpenCL을 더 발전시키는 업무에 투입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애플과 협력해서 일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게다가 드라이버 개발이나 커널 단의 개발 경험과 macOS, 리눅스 운영체제에 경험이 있는 사람을 특히 우대하는 것에서 엔비디아가 macOS용 그래픽 드라이버 개발 역시 중요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WWDC에서 애플은 메탈을 이용한 GPGPU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개발자에게 주문했고, 애플 스스로도 각종 전문가용 앱이나 인공지능 처리 등을 사용자의 기기에서 처리하는 등 맥 플랫폼에서 GPGPU의 중요성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별도 그래픽 시장의 강자인 엔비디아가 다시 맥 컴퓨터에 진입할 수 있을까? 그렇길 바란다.

필자: Jin Hyeop Lee (홈페이지)

생명과학과 컴퓨터 공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참조
엔비디아 채용 공고 페이지
애플, 다시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 도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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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닌데요

    아이맥 27인치에 들어가는 그래픽카드는 2년마다 교체되었었죠. 이건 아마도 그래픽카드의 성능과는 무관한 애플의 전략으로 보입니다.

    암드의 암울했던 시절에도 불구하고 이를 맥에 채용했던 걸 보면 말이죠.

    저는 새로 나올 아이맥에 '당연히' 엔비댜의 그래픽 카드가 나올 거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말이죠...

    좀 생뚤맞아 보이는 기사 같아 보이기까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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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군

    전에도 비슷한 댓글을 다셨는데 그런 경향성이 있었다 뿐이지 애플이 2년마다 꼬박꼬박 그래픽 카드 벤더를 바꾼다는 정책 같은 건 없었습니다.

    실제로 2016년 아이맥도 AMD가 애플에 공급계약을 따냈다는 보도가 있었구요. (2014~2016년 이렇게 3년 동안 AMD가 아이맥 그래픽칩을 공급한 셈이죠)
    그리고 맥북프로는 4년동안 Nvidia 그래픽 쓰다가 2015년에 들어서야 AMD로 갈아탔았습니다.

    이처럼 애플이 어떤 벤더 그래픽을 쓰는지에 대해 딱히 규칙성 같은 건 보이지 않습니다. AMD의 암울한 시절에 애플이 AMD칩을 채용한건 메탈 그래픽을 협력 개발한 이유가 크게 작용했을 걸로 생각하구요.

  3. 다음 세대 아이맥, 맥북 프로에 AMD칩이 투입될 거란 루머가 여럿 있었죠. 애플 운영체제에서 발견된 폴라리스 기반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도 그렇구요.

    전 새로 나올 아이맥이 '당연히'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탑재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기사에서 말씀드린건 차차기 맥 제품군들 얘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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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PL

    저는 왠지 5K 썬더볼트 모니터와 관련있을 것 같다는 추측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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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리아노

    확실하진 않으나 제 예상은 이렇습니다. 엔당측의 이러한 시도는 아마 맥북이 외장그래픽을 지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이리저리 다양한 방식으로 자사의 카드를 사용하게끔 지원해왔던 엔당이니까요. 심지어 엔당에서 배포하는 웹드라이버 덕분에 해킨토시에서도 9xx 세대까지 엔당카드들이 범용으로 쓰이고 있지요. 외장그래픽 시장이 보편화 되면 내장그래픽 성능이 아쉬운 맥북, 맥북프로유저들은 게이밍을 위해 외장그래픽 장치를 많이 찾게 될 것이고 엔당입장에선 그 속에 자신들의 카드를 집어넣고 싶을지도요. 그래서 관련전문가들을 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애플이 정말 엔당카드를 자신의 하드웨어에 집어넣을른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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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nPray

    최근에 맥북을 위한 egpu가 많이 나오고있고, web driver가 펴포먼스적에서 낮은걸로 아는데 그걸 보안할려는 의지일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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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

    윗 분들 말을 들어보니 저도 이해가 가는군요. 맥북과 아이맥에서 썬더볼트를 이용한 egpu 가 가능하다면 구지 애플이 nvidia 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어마어마한 수요가 생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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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

    앞으로 VR시장을 무시 못하기 때문에 그리고 VR이 워낙 고사양의 그래픽을 요구하기 때문에 AMD 보다 엔비디아 쪽으로 기운건 현명한 판단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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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스

    아이맥에서 CUDA 기반 프로그램을 돌려볼 생각을 해 보니 갑자기 떨려 오네요..

  10. Blog Icon
    흐음...

    그냥 완전 소설 추측글이네요... 이런 글이 왜 백투더맥에 올라오는지

  11. 해외 매체인 블룸버그 통신 역시 이 구인광고를 기반으로 이와 같은 소식을 전한 바 있고, 많은 국내매체가 이를 따라 비슷한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완전 소설 추측이건 어쨌건 근거를 가지고 거기서 전개를 하는 건데 이런 식의 댓글은 불쾌하군요.

  12. Blog Icon
    제발

    제발 하나님 이번 맥북프로에 엔비디아 그래픽칩이 들어가게 해주세요
    amd로 랜더링 돌리다가 초가삼간 다태워먹고 남는건 유니바디 디자인과 사과로고 모니터 패널밖에 안남을꺼같아요
    가뜩이나 팀쿡은 요새 구멍이란 구멍은 다 줄이고 구멍하나에 모든걸 해결하려고 해요... 아 제발 하나님 애플을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