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의 마지막 왕 : 아이폰 8 시리즈 리뷰

2017.10.13 16:53    작성자: 닥터몰라

스티브 잡스는 2007년 최초의 아이폰을 공개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왕조를 출범시켰습니다. 처음에는 그리 크지 않던 왕조는 점점 세력을 확장해 나갔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기존 핸드폰 시장을 호령하던 많은 나라들이 스러지고, 새로운 나라들이 생겼으며, 새로 생긴 나라들 중에도 많은 영토를 확보하며 위용을 뽐내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간신히 생존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애플이 건설한 아이폰 왕조는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항상 위용을 뽐내는 나라였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사진 : 애플

 

지금까지 아이폰 왕조의 역대 왕들의 초상화를 보면 모두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이고, 아래위로 대칭되는(그리고 꽤 넓은) 배젤을 가진 디스플레이가 기기 중앙에 있으며, 디스플레이의 아래로는 홈 버튼이, 위로는 수화 스피커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크기가 점점 커지고 세부적인 디자인들이 달라지긴 했어도, 누가 봐도 저 핸드폰은 아이폰이다 하는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유지되었습니다. 역시 세부적인 사용자 경험의 내용은 계속해서 바뀌었지만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은 유지되었습니다. 어느 화면에서나 홈 버튼을 누르면 홈 화면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지요.

 

사진 : 애플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왕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아이폰 8 시리즈입니다. 사실 원래대로라면 7s가 등장할 차례였지만, 아이폰 8은 조금 특별한 존재입니다. 먼저 아이폰 4s 이후 6년만에 뒷면 재질이 다시 유리로 돌아가고, 이와 함께 지금까지와 다른 느낌의 컬러들이 추가되면서 디자인적으로 통상적인 ’s’ 세대의 아이폰보다 큰 폭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A11 바이오닉 칩은 최상의 성능과 전력효율을 뽐내고 있으며, 아이폰 유저들이 고대하던 더 커진 이미지 센서의 탑재와 A11 바이오닉 칩의 뉴럴 엔진과 개선된 ISP는 전체적인 사진 품질 역시 끌어올렸습니다. 이 외에도 아이폰에는 최초로 추가된 트루톤 디스플레이는 언제 어디서나 ‘보는 경험’ 역시 끌어올려줬습니다.

 

사진 : 애플

 

아이폰 8은 분명히 전통적인 아이폰 왕조의 새 지도자로 우뚝 서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8은 역대 아이폰들이 받아왔던 스포트라이트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여러분들이 잘 아는 아이폰 X이라는 출중한 형제 때문이지요. 애플은 언제나처럼 아이폰 8을 발표했지만, 아이폰의 미래라는 수식어와 함께 아이폰 X 역시 발표했습니다.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새로워 보이는 것에 더 큰 관심을 주기 마련이지요. 스포트라이트는 아이폰 X에 집중되었습니다. 

 

하지만 찬찬히 따져보면 아이폰 X과 아이폰 8 시리즈는 생각하는 것만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A11 바이오닉으로 동일하고 전, 후면에 들어가는 카메라의 센서 역시 동일합니다. 디자인 외에 아이폰 X과 아이폰 8 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는 TrueDepth 카메라 시스템을 이용한 Face ID와 홈 버튼이 없어지면서 달라진 유저 인터페이스, 그리고 새로운 OLED 디스플레이, 그리고 후면의 망원 카메라 품질 정도입니다(더 밝은 조리개와 OIS). 공교롭게도 이 차이점들은 호불호가 갈리는 기능이라는 점입니다. 아직 아이폰 X이 출시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은 Face ID보다 익숙한 Touch ID가 더 편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OLED 디스플레이의 번인을 걱정하는 사용자들 역시 많습니다. 무엇보다 1세대 아이폰으로부터 이어지던 홈 버튼의 제거는 일부 사람에게는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아이폰 X은 999달러라는 시작 가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폰 8 플러스의 799달러보다도 200달러나 더 높은 가격입니다. 물론 아이폰 X의 새로운 변화들은 기술적인 쾌거이며,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부여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폰 8 시리즈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아이폰 X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판단을 도와드리기 위해, 아이폰 X과 아이폰 8 시리즈를 모두 사용해본 닥터몰라가 아이폰 8 시리즈를 낱낱히 해부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채널 고정!

 

디자인 : 다시 한 번 샌드위치

 

사진 : 애플

 

아이폰의 디자인이 바뀌면 항상 이전 아이폰의 디자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이폰 5가 처음 나왔을 때는 투톤 디자인이 이상하다며, 아이폰 4와 4s의 샌드위치 디자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아이폰 6 디자인이 나온 뒤에는 많은 사람들이 5와 5s 디자인을 그리워했습니다. 물론 아이폰 7이 나왔을 때 6와 6s 디자인을 그리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듯 합니다. 전체적인 디자인 언어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가장 싫어했던 디자인 요소인 가로줄을 없앤 디자인이었으니까요. 이번 아이폰 8 역시 이런 경향을 이어갔습니다. 아이폰 8은 아이폰 6에서부터 이어져온 전체적인 디자인 언어는 유지하되 그것을 다듬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번 아이폰 디자인의 가장 큰 변화는 뒷면이 다시 유리재질로 돌아갔다는 점입니다. 유리는 알루미늄과 함께 애플이 매우 잘 다루던 소재 중 하나였는데요, 아이폰 8에서도 애플은 여전히 유리를 다루는 실력을 뽐냈습니다. 후면 디자인이 유리가 되면서 카메라 하우징 부분의 디자인 역시 더 다듬어졌는데요, 카메라 하우징은 여전히 알루미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부분이 유리와 어우러지면서 유리 위에 둥둥 떠있는 느낌을 자아냅니다. 또 전작에서는 플래시 부분이 오목하게 파여 있었던 것과 달리 아이폰 8 시리즈에서는 표면 유리 아래쪽에 플래시가 들어가면서 좀 더 매끈한 표면을 보여줍니다.

 

 

아이폰 8은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골드 세 가지 색상을 가지고 있는데요, 세 색상 모두 유리 재질과 어울려 깊이감을 자아냅니다. 애플에 따르면 이런 색상을 나타내기 위해 7층의 컬러 프로세스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 결과 모든 색상이 공통적으로 주변의 빛의 양과 보는 방향에 따라 그 색이 바뀌게 되는데, 특히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의 변화가 가장 드라마틱합니다. 위 사진의 스페이스 그레이는 거의 제트블랙에 가까워 보이는데요, 특정 조건 하에서는 거의 제트블랙과 같은 느낌을 내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완전히 쥐색에 가까운 색을 냅니다.

 

 

실버 역시 사진으로 봤을 때는 화이트에 가까워 보일 수 있겠지만, 실물을 보면 은은한 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보기에는 나머지 두 색상인 스페이스 그레이와 골드에 비해서는 가장 평면적인 색감을 가지고 있는 색상인 듯 합니다.

 

 

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아이폰 8 시리즈의 히어로 컬러는 바로 이 골드 컬러입니다. 골드 컬러는 아이폰 X에서도 볼 수 없는 아이폰 8 시리즈만의 컬러이지요. 아이폰 8의 골드 컬러는 기존 아이폰들의 골드 컬러보다는 로즈골드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로즈 골드라는 단어로 이 색상을 표현하는 것 역시 무리가 있습니다. 어떤 각도에서는 베이지색으로 보이고, 어떤 각도에서는 분홍색으로도 보입니다. 가끔씩 골드라고 부를 만한 색상도 눈에 띄지요.

 


언제나 그랬듯 아이폰 8 시리즈 역시 참 사진발을 안 받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인데다 디자인은 개인 취향을 많이 타는 영역이니, 여러분들이 직접 사진들을 보면서 아이폰 8 시리즈의 디자인을 평가해 보세요.

 

아 참,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 8 시리즈의 유리는 기존에 스마트폰에 적용된 어떤 유리보다도 견고한 유리를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해외 리뷰들에 따르면 여전히 가슴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등의 충격에 완전히 견디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특히 뒷면 유리는 깨지면 오히려 전면유리보다 교체 프로세스가 더 복잡하다고 하니 최대한 조심하면서 써야할 것 같네요.


디스플레이 :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에 트루톤을 얹다

 

사진 : 애플

 

아이폰 8 시리즈의 디스플레이는 기본적으로 아이폰 7 시리즈의 디스플레이와 동일합니다. 다만 아이폰 7 시리즈 디스플레이 자체가 워낙 훌륭한 품질이었기 때문에 아이폰 8 시리즈의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모바일 기기에서 최상급에 속하는 성능입니다. 정확한 색상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아이폰 7은 거의 완벽한 디스플레이였습니다. 심지어는 에이조에서 자사의 모니터가 정확한 색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한 눈에 보여주기 위해 아이폰의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네이버 녹색과 모사의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표현되는 네이버 녹색, 에이조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네이버 녹색을 비교하면서 아이폰과 에이조 디스플레이가 정확한 색상을 표현하고 있다고 소개할 정도였으니까요.

 

 

아이폰 7의 디스플레이에 대한 (정말) 자세한 정보는 ‘아이폰 7 자세히 알아보기 : 디스플레이(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폰 8 시리즈의 디스플레이에 새로 적용된 기술은 트루톤 디스플레이 기술입니다. 트루톤 디스플레이 기능은 화면의 화이트포인트를 고정된 수치로 두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여러 채널의 주변광 센서로 주변광의 화이트포인트를 측정하고, 여기에 맞춰 화면을 조절해주는 기능입니다. 네, 맞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9.7인치에 처음 들어가고 아이패드 프로 2세대에 들어간 바로 그 기능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빛을 내지 않는 물체들은 정해진 색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물체에서 보는 색은 매우 많은 파장의 빛이 섞여 있는 백색광이 해당 물체에 부딪혔을 때 어떤 파장을 흡수하고 어떤 파장을 반사하는지에 따라 그 색이 정해집니다. 예를 들어 우리 눈에 초록색으로 보이는 물체가 있다면, 이 물체는 가시광선 중에서 붉은색, 푸른색 파장대의 빛들을 흡수하고, 초록색 파장대의 빛을 반사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빨간색과 파란색 파장대의 빛만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이 물체를 보면 이 물체는 검은색으로 보일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주변 세상을 이렇게 보기 떄문에 우리 눈은 주변광에 적응합니다. 주변광이 전체적으로 노란 빛을 띠고 있다면 푸른 빛 파장대를 인지하는 원추세포는 상대적으로 더 민감해지고, 반대로 붉은 빛과 녹색 빛의 파장대를 인지하는 원추세포는 상대적으로 더 둔해질 것입니다. 이런 적응은 우리가 다양한 광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정확한 색을 보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디스플레이는 이런 법칙을 무시합니다. 만약 우리가 상대적으로 노란 빛의 주변광 하에 있다면 우리 눈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주변광에 적응한 상태일 것입니다. 이 때 디스플레이가 빨간빛, 초록빛, 파란빛의 서브픽셀을 이용해서 6500K 색온도를 만들고 이것이 흰색이라고 보여주면 우리 눈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민감해져 있는 푸른 빛을 보는 원추세포는 파란빛의 서브픽셀에서 나오는 빛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고, 반대로 빨간 파장대와 초록색 파장대를 감지하는 원추세포들은 이 색들을 상대적으로 둔감하게 받아들여 결과적으로 화면이 푸르딩딩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물론 디스플레이에 계속해서 집중하게 되면 눈의 세포들이 디스플레이의 색온도에 맞춰 다시 적응할 것이므로 이런 현상이 완화되겠지만, 이 경우에 디스플레이에서 눈을 떼고 주변을 본다거나 할 때 눈은 계속해서 바뀌는 빛의 구성에 적응하려고 들어 쉽게 피로해질 것입니다.

 

사진 : 애플

 

트루톤 디스플레이는 화면의 색온도를 주변광에 맞춰 조절함으로써 이런 현상을 최대한 억제합니다. 덕분에 우리는 트루톤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디스플레이를 볼 때 눈이 훨씬 더 편하다고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폰 8 시리즈의 디스플레이가 아이폰 7 시리즈의 디스플레이와 차별화되는 점은 단 하나, 트루톤 디스플레이 뿐입니다. 하지만 보는 경험 측면에서 볼 때 이는 절대로 작은 변화가 아닙니다. 물론 주변광에 맞춰 화면의 화이트포인트를 바꾼다는 개념 자체는 상당히 오래된 개념이고, 당연히 애플의 트루톤 디스플레이가 이 개념을 처음 상용화시킨 물건도 아닙니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애플은 이 기능을 매우 정교하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고, 보는 경험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습니다.


성능 : 곧 찾아옵니다

 

CPU, GPU, 스로틀링, 배터리 성능 등 아이폰 8 시리즈 성능에 대한 모든 것이 UnderKG의 아이폰 8 시리즈 성능 리뷰와 함께 공개됩니다.


카메라 : 한발짝 더 내딛다

 

 

스마트폰의 가장 중요한 입력 장치는 당연히 터치 스크린입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자리는 누구의 차지일까요? 적어도 저는 스마트폰에서 터치 스크린 다음으로 큰 역할을 하는 입력장치는 카메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iOS 11에서 개발자들에게 ARKit이 공개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앱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카메라의 중요성은 점점 늘어갈 것입니다.

 

아이폰 8은 아이폰 7에 비해 사진 품질이 꽤나 발전했습니다. 이렇게 발전한 사진 품질의 이면에는 더 커진 센서 뿐만 아니라 A11 바이오닉 프로세서에 내장된 강화된 ISP와 뉴럴 엔진의 성능, 그리고 그 동안 더 다듬어진 소프트웨어 역량이 결집되어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카메라에 대한 내용을 다루기 전에 소소한 변화 한 가지를 짚어보고 갑시다. 아이폰 8 시리즈는 사진을 찍을 때 탭틱 피드백을 줍니다. 이는 iOS 11로 업데이트된 아이폰 7에도 추가되지 않은 기능으로 소소한 아이폰 8 한정 기능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전체적인 동작 원리부터, 센서 크기나,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의 동작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이폰 7 자세히 알아보기 : 카메라(링크)’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먼저 아이폰 8 시리즈의 카메라 시스템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이미지 센서의 물리적인 면적이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센서의 면적이 넓어진다는 것은 더 많은 양의 빛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사진은 빛으로 그려내는 그림이기에 대부분의 경우에 더 많은 빛은 더 좋은 사진을 위한 필요조건입니다.

 

사진 : dxomark

 

덕분에 아이폰 8 시리즈는 저조도에서 아이폰 7 시리즈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빛의 양이 적어지게 되면 일정한 배경 노이즈가 전체 빛의 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집니다. 물론 이런 노이즈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보정할 수 있고, 실제로 우리가 보는 사진들은 갖가지 노이즈 보정이 들어가 있는 결과물입니다. 지금까지 아이폰은 상대적으로 작은 센서 크기를 가져 이런 문제가 더 심했습니다. 애플은 적극적인 노이즈 보정을 실시했고, 그 결과 픽셀들이 서로 뭉쳐보이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를 수채화 현상이라고도 말하죠.

 

하지만 아이폰 8 시리즈에서는 더 커진 픽셀과, 픽셀 자체가 더 깊어짐으로써 누화로 인한 잡음을 최소화했고, 덕분에 아이폰 7 시리즈보다 눈에 보이는 노이즈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이런 수채화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조도에서도 좀 더 선명하고 정확한 색감의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커지고 깊어진 센서는 저조도에서 뿐 아니라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화질 역시 끌어올렸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번 아이폰 8 시리즈의 가장 큰 개선점은 DR(다이나믹 레인지)의 개선입니다. 다이나믹 레인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화면 안에서 가장 밝고, 가장 어두분 부분에 대한 표현 범위입니다. 다이나믹 레인지가 좁으면 밝은 부분을 중점적으로 표시하려고 할 때, 어두운 부분의 세부 표현들이 완전히 날아가고, 반대로 어두운 부분을 중점적으로 표시하려고 할 때 밝은 부분의 세부 표현들이 날아가게 됩니다.

 

사진 : dxomark

 

아이폰 8 시리즈는 아이폰 7 시리즈에 비해 더 넓은 다이나믹 레인지를 잡아줍니다. 이는 특히 밝은 빛과 그늘이 함께 존재하는 주광 하에서 사진을 찍을 때 더 나은 사진을 잡아줄 뿐 아니라 이후 보정할 때도 원하는 대로 보정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아이폰 8로 사진을 찍으면 하늘이 실제보다도 더 푸른 하늘로 표시가 되는데요, 이는 아이폰이 사진의 해당 영역이 하늘임을 알고 거기에 맞춰 최적화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A11 바이오닉 칩의 뉴럴 엔진을 사용합니다. 인공신경망 연산은 특히 컴퓨터 비전, 즉 이미지 처리에 많이 사용됩니다. 특정한 장면을 인공신경망에 넣으면, 해당 장면이 어떤 의미를 띠고 있는지를 출력하는 식의 응용이 있지요. 물론 애플은 이미 아이폰 7에서부터 이미 찍힌 사진들에 대해 머신 러닝 기능으로 이런 기능들을 제공해 왔습니다.

 

하지만 A11 바이오닉 칩이 들어간 아이폰 8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갔습니다. 아이폰 8의 뉴럴 엔진은 실시간으로 인공신경망을 통해 사진을 분석하고 사진의 각 부분이 어떤 것을 찍고있는지를 인지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인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사진에 맞도록 최적화를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해당 조각이 하늘을 비추고 있는지, 구름을 비추고 있는지, 콘크리트 바닥을 비추고 있는지, 유리창을 비추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해당 질감을 가장 잘 살려낼 수 있도록 이미지 처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 : 아이폰 7 플러스 / 아래 : 아이폰 8 플러스

 

또, 아이폰 8시리즈 카메라 시스템의 큰 개선점은 바로 플래시입니다. 먼저 플래시의 밝기가 최대 25% 더 밝아졌습니다. 위 사진은 빛이 하나도 없는 환경에서 오직 플래시의 빛만으로 찍힌 사진입니다. 아이폰 7 플러스로 찍힌 사진에 비해 아이폰 8 플러스의 사진이 더 밝고, 전체적으로 더 고른 밝기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아이폰 8 플러스는 화이트 밸런스 역시 더 정확하게 잡고 있습니다.

 

위 : 아이폰 7 플러스 / 아래 : 아이폰 8 플러스

 

또 아이폰 8 시리즈의 플래시 시스템은 슬로 싱크 기능 역시 포함하고 있습니다. 슬로 싱크 플래시는 카메라의 OIS 기능을 이용해 긴 셔터스피드를 확보하고 플래시를 순간적으로 점멸시킴으로써 전경과 배경을 모두 살리는 기능입니다. 이는 HDR 사진과도 비슷한 원리인데 긴 셔터스피드 중 대부분의 시간은 약한 플래시를 비춰서 배경에서 오는 빛을 받고, 이후 플래시를 빠르게 점멸시키면서 그 시간동안 원하는 피사체의 사진을 담아냅니다. 이를 통해 플래시를 켜서 사진을 찍을 때 배경이 완전히 날아가던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위 사진 역시 전체적으로 아이폰 8에서 찍힌 사진이 더 밝고 정확한 화이트 밸런스를 잡고 있을 뿐 아니라, 배경 역시 더 잘 잡아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 Austin Mann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는 사진작가인 Austin mann이 아이폰 8 플러스를 사용해 찍은 사진입니다. 아이폰 7 플러스에서 플래시를 사용한 경우 플래시의 빛을 받은 피사체가 부각되고, 상대적으로 낮은 조도를 가진 배경은 너무 어두워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슬로 싱크 기능이 적용된 아이폰 8 플러스의 사진은 긴 셔터스피드 동안 배경의 빛을 충분히 받은 사진과 플래시 빛을 받은 피사체의 사진을 적절히 합성하여 양 쪽 모두를 적절히 살려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기능은 아이폰 8 플러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인 인물 사진모드입니다. 인물 사진모드는 아이폰 7 플러스에서 추가된 기능으로, 듀얼 카메라를 모두 활용해 소프트웨어적으로 배경을 흐려주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이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이폰 7 자세히 알아보기 카메라편(링크) 참조하세요.

 

iOS 11 업데이트와 함께 아이폰 7 플러스에서의 인물 사진 모드 알고리즘 역시 더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아이폰 8 플러스에서는 더 커진 망원 센서와 향상된 알고리즘으로 더 훌륭한 품질의 인물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커진 망원 카메라의 센서는 아이폰 7 플러스보다 저조도에서 더 나은 품질의 인물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주며, 기존에는 빛이 부족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인물 사진 모드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인물 사진 모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사진 : Austin Mann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이폰 8 플러스부터는 ‘인물 사진 조명’이라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인물 사진 모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아직은 베타 딱지를 달고있는 기능이긴 하지만 분명히 흥미로운 기능입니다. 인물 사진 조명은 더 정교해진 깊이 맵과 얼굴 인식 기능을 바탕으로 해당 장면에서 여러 조명이 주어졌을 때 사진이 어떻게 보이게 될 지를 계산하여 이를 나타내줍니다. 인물 사진 조명 모드를 촬영할 때 직접 설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진을 찍은 이후에도 여러 인물 사진 조명 모드를 전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기능은 아이폰 8 플러스에서 찍힌 인물 사진에 대해서만 적용이 가능합니다. 아이폰 7 플러스에서 찍힌 인물 사진은 아이폰 8 플러스에서도 인물 사진 조명을 적용할 수 없으며, 반대로 아이폰 8 플러스에서 찍힌 인물 사진은 다른 iOS 11 기기에서도 다른 인물 사진 조명 모드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 위 : 기본 인물 사진 모드 / 아래 : 인물 사진 스튜디오 조명, (초상권 보호를 위해 사진의 무단 수정 및 재배포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인물 사진 조명은 전체 사진을 덮는 단순한 필터와 달리 깊이 맵을 이용해 피사체가 조명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를 계산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좀 더 자연스러운 보정 사진을 연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스튜디오 조명 등은 아직 베타모드인 만큼 조금 어색한 효과가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아이폰 7 플러스의 인물 사진 모드가 그랬듯 앞으로 계속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스튜디오 조명 모드를 제외하면 크게 어색한 효과가 없는데 스튜디오 조명 모드의 경우 어색한 장면이 자주 연출됩니다. 짤막한 팁을 드리자면 단순한 화이트백에서 촬영한 사진보다는 복잡한 배경을 배경우로 둔 경우에 뒷 배경을 더 깔끔하게 날려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이폰 8 플러스의 사진 품질 향상은 카메라 시스템의 센서가 커지고 이미지 신호를 처리하는 ISP의 성능 뿐만 아니라, A11 바이오닉 칩에 새로 추가된 뉴럴 엔진의 효율적인 인공신경망 연산 능력과 이를 이용한 소프트웨어의 합작품입니다. 실제로 아이폰 8 플러스의 카메라 시스템에 들어간 이미지 센서는 아이폰 X의 그것과 같고, A11 바이오닉 칩 역시 동일합니다. 다만 아이폰 X의 망원 카메라는 조금 더 밝은 조리개값의 렌즈가 들어가고 OIS 역시 적용된 데다가 망원 카메라와 메인 카메라 사이의 거리 역시 멀어졌기 때문에 줌 이미지 품질이나 인물 사진의 이미지 품질에 한해서는 아이폰 X이 더 뛰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이폰 X과 같은 수준의 카메라 성능을 보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총평 : 최고의 ’아이폰’ 하지만...

 

사진 : 애플

 

지금까지 아이폰 8 시리즈의 이모저모를 뜯어봤는데요, 아이폰 8 시리즈는 아이폰 6에서부터 시작되어 애플워치, 심지어는 아이폰 X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는 디자인의 완성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면을 단일한 알루미늄 판으로 처리하고 안테나 라인을 넣었던 디자인에서 벗어나 후면을 유리로 덮게 되면서 전 후면 대칭 디자인을 달성했으며, 유리가 주는 새로운 느낌과 새로 단장한 컬러로 분명히 디자인적인 차별화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아이폰 7 시리즈의 완벽에 가까운 디스플레이에 주변 색온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화면의 화이트포인트를 조절해주는 트루톤 기능을 추가한 디스플레이는 최고의 모바일 LCD 디스플레이면서 최고의 OLED 디스플레이에 비해서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폰 X과 같은 더 커진 이미지 센서와 A11 바이오닉 칩의 성능은 아이폰 8 시리즈의 사진 품질 역시 한 단계 더 끌어올렸습니다. A11 바이오닉 칩에 추가된 뉴럴 엔진과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진의 각 부분을 최적화하는 기술은 저조도 사진품질 뿐 아니라 주광 사진의 품질을 끌어올리는데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특히 아이폰 7 시리즈에 비해 더 밝아진 플래시와 슬로 싱크 기능은 플래시로 찍은 사진의 품질을 끌어올려 줬습니다. 저조도 카메라 성능의 강화와 함께 이런 플래시 기능의 강화는 아이폰 카메라가 좀 더 다양한 상황에서도 멋진 사진을 담아낼 수 있게 해줍니다.

 

여기에 더해 아이폰 8 시리즈에는 Qi 표준 무선 충전이 추가되고, 최대 18W 고속 충전 역시 지원하는 등 지금까지 고대했던 반가운 변화들이 많습니다.

 

분명 아이폰 8 시리즈는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던 아이폰 왕조의 적통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는 아이폰입니다. 하지만 아이폰 X과 함께 공개된 아이폰 8 시리즈는 분명 아이폰 X이라는 새 왕조의 왕과 비교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아이폰 왕국의 세력다툼에서 아이폰 8 시리즈가 완전히 밀려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아이폰 왕국을 이끌어나갈 혈통이 누구인지는 자명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애플은 아이폰 X을 아이폰의 미래라고 말했고, 결국 아이폰 왕국의 권력은 아이폰 X의 후계자가 가져가게 될 것입니다. 이 경우 아이폰 8 시리즈는 전조의 마지막 왕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새로운 설계되는 앱들은 아이폰 X의 사용자 경험에 맞춰질 것이고 iOS의 사용자 경험 역시 아이폰 X과 그 후계자에 최적화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새 왕조의 첫 번째 왕이 될 아이폰 X이 아이폰 왕국의 세력다툼에서 완전히 승리하지 못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아이폰 X은 지금까지 아이폰의 핵심적 유저 경험을 뒤집습니다. 이런 급진적인 변화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거부감을 줄 수 있습니다. 거기에 아이폰 X에 들어간 여러 가지 기술들은 너무 비쌉니다. 아이폰 X의 제조 원가는 아이폰 7 플러스의 제조원가에 비해 훨씬 비쌉니다. 물론 애플은 자사 물건에 확실한 가치를 책정하는 회사이기에 아이폰 X의 가격은 역대 어느 아이폰보다도 비쌉니다. 또, 아이폰 X에 맞춰 여러 앱들이 업데이트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것이라는 것 역시 아이폰 X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입니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 보면 지금 당장 새 아이폰이 필요하다면, 오히려 아이폰 X보다도 아이폰 8 시리즈를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의 완성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변화의 시작을 선택할 것인지는 이제 여러분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필자: Jin Hyeop Lee (홈페이지)

생명과학과 컴퓨터 공학의 교차점에서 빛을 발견하고 싶습니다. DrMOLA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조
• 전조의 마지막 왕 : 아이폰 8 시리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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