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제품을 내놓는 족족 분해기를 올리고 있는 iFixit에서 이번엔 2012 아이맥 21.5인치 모델의의 분해기를 포스팅했습니다.
➥ 링크: iMac Intel 21.5" EMC 2544 Teardown - iFixIt
분해기를 보면서 자가 분해 및 부품 교체가 점점 어려워지는 애플의 디자인 트렌드가 2012 아이맥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분해기에서 일부 중요한 내용을 뽑아 다시 정리해 봤습니다.
이번 분해기에 사용된 2012 아이맥 21.5인치 모델의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 2.7 GHz 쿼드코어 인텔 i5 CPU (6 MB L3 캐시)
• 8 GB 램
• 1TB 하드 드라이브 (2.5인치, 5400 rpm)
• NVIDIA GeForce GT 640M 그래픽 프로세서 (512 MB 비디오 램)
• 4개의 USB 3.0 포트와 2개의 썬더볼트 포트
• 802.11n Wi-Fi 및 Bluetooth 4.0
• 3.5mm 헤드폰 포트
• SDXC 카드 슬롯
• 기가빗 이더넷 포트
↑ 이미 다들 아시는 대로 아이맥의 테두리는 그 두께가 5mm에 불과합니다. 반면에 본체 가운데 부분의 두께는 테두리보다 8배 정도 더 두꺼운 4 cm 입니다. 이런 디자인이 가능했던 것은 광학 드라이브(ODD)의 제거도 크게 한 몫하고 있습니다.
↑ 2012 아이맥은 화면 아래쪽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본체 뒤에 있는 통풍구로 열기를 발산하는 구조입니다.
↑ 애플의 깨알같은.. 아니 겨자씨같은 디테일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맥 상단 부분에 후추 뿌려놓은 듯한 점들은 이번에 새로 도입된 듀얼 마이크 시스템입니다. 한쪽은 사용자의 음성을 입력받는 용도로, 하나는 주변 환경의 노이즈를 파악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즉, [(사용자 음성 + 주변 소음) - 주변소음 = 사용자 음성] 인 셈이죠 :-)
↑ 지난 세대 아이맥은 본체와 디스플레이 파트를 결합하는데 자석만 사용되어 뽁뽁이로 디스플레이 파트를 쉽게 분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2 아이맥은 본체와 디스플레이 파트 사이가 일종의 발포성 수지 접착제로 접합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양면 테이프가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디스플레이 파트를 분해하려면 일단 히팅건(혹은 드라이기)으로 접착제의 접착력을 충분히 떨어뜨려줘야 합니다.
↑ 이후 뽁뽁이를 사용해 디스플레이를 들어올릴 수 있습니다.
↑ 문제의 수지 발포성 접착제입니다.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아이맥의 두께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iFixIt은 말하고 있습니다. 한 번 디스플레이를 분리하면 접착력이 떨어지고 또 접착제가 쉽게 찢어지기 때문에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21.5인치 모델을 구입 후 자가 램 업그레이드를 고려하셨던 분들에게 상낭히 낭패스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이번 분해기에 사용된 아이맥에는 LG에서 생산된 LCD 패널이 사용되었습니다.
↑ LCD 패널을 분리한 후의 모습입니다. 좌우로 스피커가 위치하고, 가운데 환기용 팬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를 로직보드와 하드 드라이브가 메꾸고 있습니다.
↑ 아이맥 21.5인치 모델은 고급 모델을 주문할 때만 퓨전 드라이브를 선택할 수 있으며, 기본 모델(하위 라인)은 퓨전 드라이브 선택이 불가능합니다. 기본 장착되는 HDD는 랩탑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2.5인치 5400 rpm 사양입니다. 이 역시 아이맥의 얇은 두께를 위한 것으로 보이며, 3.5인치 HDD가 장착된 구형 아이맥에서 자주 발생하던 아이맥 공명 현상(본체가 '덜덜덜')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3.5인치 HDD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 HDD는 얼마전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에 인수된 히타치(Hitachi)에서 생산된 제품이며 고무로 만들어진 가이드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애플이 HDD용 가이드로 고무를 사용하는 것은 상당이 이례적인 일인데, 이번 아이맥의 두께가 기존에 비해 훨씬 얇아진 만큼 하드의 작은 진동에도 본체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플라스틱보다 완충력이 좋은 고무를 사용함으로써 이런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 애플은 이번 아이맥부터 구경이 작은 팬을 여러 개 사용하던 패턴을 버리고 크고 (아름다운) 팬을 하나만 사용하는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구형 아이맥에는 CPU 팬 따로, 본체 팬 따로, ODD 팬 따로 해서 총 3개의 팬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팬의 크기가 작을 수록, 팬의 개수가 많을 수록 소음이 커진다는 것을 떠올려 보면 이번 아이맥은 기존 모델에 비해 팬 소음이 크게 경감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 나팔관처럼 생긴 팬은 한쪽으로는 공기를 빨아드리고 한쪽으로는 공기를 내뿜는 블로워 방식입니다.
↑ 스피커 파트 입니다. 실제로 소리는 아이맥 하단의 공기 흡입부 쪽으로 흘러 나오게 되는 구조입니다.
↑ 아이맥 21.5인치 모델도 레티나 맥북프로처럼 CPU와 GPU가 동시에 식혀지는 구조입니다. 하나의 발열판에서 뻗어나온 두개의 히트 파이트가 CPU와 GPU 파트에 각각 붙어 있어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 램 슬롯은 2개가 마련되어 있으며 시중에서 판매되는 노트북용 램이 장착됩니다. 21.5인치 모델의 경우 오로지 8기가 램만 선택할 수 있는데, 추후 사용자가 직접 램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만 27인치 모델에는 제품 후면에 별도의 패널이 달려 램을 쉽게 교체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21.5인치 모델에는 이런 패널이 없습니다. 따라서 디스플레이 파트를 들어내야하고, 접착제도 교체해 넣어야하며, 로직보드도 완전히 들어내야 한다는게 함정입니다.
↑ 로직보드에서 방열판을 제거하면 CPU 및 CPU 슬롯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이맥은 애플의 다른 데스크탑 라인 제품인 '맥미니'와는 달리 '데스크탑용' 인텔 CPU가 탑재됩니다. 또, CPU가 로직보드에 납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낮은 성능의 CPU를 고성능 CPU로 사용자가 직접 교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빨간색 사각형으로 표시된 부분은 퓨전 드라이브 옵션을 선택했을 때 SSD 부품이 장착되는 커넥터가 위치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분해기에 사용된 아이맥은 퓨전 드라이브 옵션이 포함되지 않은 모델이고, 이런 모델들은 커넥터가 아예 제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기본 모델을 구매하는 경우 저장 장치를 추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iFixit에서 레티나 맥북프로에 들어가는 SSD를 올려 놓으니 크기가 딱 들어맞더라 하는 걸 보니 커넥터도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SATA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애플 전용 인터페이스가 사용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 여전히 CPU와 램, HDD가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이고 교체할 수 있다는 점
- 하지만 디스플레이가 본체에 자석이 아닌 양면 테이프로 붙어 있다는 점
- 게다가 램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내부 부품을 다 들어내야 한다는 점
- 애초 퓨전 드라이브 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두 번째 SATA 커넥터가 아예 달려있지 않다는 점
- 한번 디스플레이를 들어내고 나면 양면 접착제를 어딘가에서 공수해와야 한다는 점을 들어
iFixIt은 이번 아이맥의 수리가능성(Repairability) 점수로 3점을 주었습니다. 참고로 레티나 맥북프로 15인치 모델은 1점을, 레티나 맥북프로 13인치 모델은 2점을, 맥미니는 애플 제품 중 최고점인 8점을 받았습니다.
링크
• iMac Intel 21.5" EMC 2544 Teardown - iFix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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