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애플
애플이 별다른 공지도 없이 새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를 공개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뀌면서 출시된 지 한 세대만에 라인업에서 사라졌던 10.5인치 디스플레이 폼팩터의 아이패드가 아이패드 에어라는 이름으로 다시 라인업으로 돌아왔습니다. 한 동안 업데이트가 없던 아이패드 미니가 업데이트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운 소식입니다. 공개된 내용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를 살펴보겠습니다.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프로 마이너 업데이트
아이패드 에어는 아이패드 프로 10.5인치 제품과 폼팩터를 공유합니다. 제가 공개 직후 가장 눈여겨 봤던 부분은 디스플레이 부분인데요, 프로 이름이 붙지 않는 아이패드에 최초로 더 넓은 P3 색영역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와 트루톤 디스플레이가 들어갔습니다. 아이패드 에어 2에 들어갔다가 이후에는 아이패드 프로의 전유물이 된 저반사 코팅 역시 들어갔습니다. 예전 아이패드 에어가 아이패드 플래그십이었던 시절의 지위를 다시 되찾았다는 상징적인 선언인 셈입니다. 다만 최대 초당 120회까지 높아지는 화면 주사율을 가진 ProMotion 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 프로만의 특징으로 남았습니다.
남은 스펙도 간단히 살펴보자면 A12 bionic 칩이 들어가 플래그십으로써의 체면을 차리면서도 아이패드 프로와 성능에 차이를 두었고, 아이패드 에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같은 폼팩터를 사용하던 아이패드 프로 10.5보다 Wi-Fi, 셀룰러 모델 공히 13g 더 가벼워졌습니다. 카메라의 경우에는 아이패드 프로 10.5 모델에 비해 더 낮은 성능의 카메라가 들어갔는데요, 이 부분은 오히려 반기는 분들이 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낮은 성능의 카메라를 넣으면서 카툭튀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업데이트 되면서 사라졌던 홈버튼과 Touch ID 역시 남아 있습니다.
사진: 애플
또, 애플펜슬과 스마트키보드 지원이 모두 포함되었습니다. 애플펜슬은 9.7형 아이패드에도 들어갔었기 때문에 어찌보면 포함된 것이 당연하지만 스마트 키보드 지원(스마트 커넥터)까지 포함된 것은 애플이 아이패드 에어를 어느 정도 포지션에 가져다두려고 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만 애플펜슬의 경우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개선된 애플펜슬 2세대 제품이 아닌 기존의 1세대 애플펜슬이 지원됩니다.
아이패드 프로 라인업의 등장과 함께 플래그십 아이패드의 가격은 더 올라갔는데요, 이번 아이패드 에어는 기존 아이패드 플래그십 정도의 가격에 아이패드 프로의 매력적인 부분을 많이 가져왔습니다(Wi-Fi 모델 64GB 기준 629,000원부터, 셀룰러 모델 기준 799,000원부터). 거기에 최근 아이패드 프로의 업데이트 방향(Touch ID 삭제, 카툭튀 등)에 반감을 가진 분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기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교육 할인 대상자라면 여기서 3만원이 더 할인된 가격으로 기기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번 아이패드 에어의 가격은 기존 430,000원보다 20만원 더 비싸지만 더 얇은 디자인, 훨씬 나은 디스플레이, 더 높은 성능 등을 따져보면 오히려 새 아이패드 에어가 더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아이패드 프로와 비교했을 때는 37만원이 더 저렴하다는 점에서 개편된 아이패드 라인업의 중심으로써 역할을 톡톡히 해 낼것 같습니다.
아이패드 미니: 작은 아이패드 에어
사진: 애플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에도 아낌없이 자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위에서 아이패드 에어의 디스플레이르르 설명하면서 프로가 아닌 아이패드에 최초로 트루톤 디스플레이와 P3 색영역을 표시하는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아이패드 미니에도 트루톤 디스플레이와 P3 색영역을 표시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도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에어의 차이를 짚어드리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를 정도로 아이패드 미니에도 들어갈 만한 기능들이 모두 들어갔습니다.
A12 바이오닉 칩이 탑재된 것은 물론이고 애플펜슬 지원도 품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만의 특장점인 휴대에 적합한 작은 크기가 아이패드 에어와의 가장 큰 차이가 되겠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당연히 Wi-Fi, 셀룰러 모델 모두 300g 초반대로(300.5g, 308.2g) 아이패드 라인업에서 가장 가벼운 무게를 자랑합니다. 다만 아이패드 미니는 크기가 크기인지라 스마트 커넥터 지원은 빠졌습니다.
사실 아이폰 XS Max의 화면 크기가 대각선 기준 6.5인치인데 아이패드 미니의 7.9인치 화면이 유의미하게 더 큰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대각선 길이가 가져다주는 착시 현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같은 화면 면적에서 화면 비율이 길쭉해질수록 대각선 길이는 더 길어지는데요, 이를 감안해서 화면 면적 기준으로 이 두 기기를 비교해 본다면 거의 1.86배의 차이가 납니다. 이 계산에는 아이폰 XS Max의 경우 노치로 인해 가려지는 화면과 거기에 맞춘 UI로 실제 컨텐츠 표시 영역이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고려한다면 여전히 컨텐츠를 볼 수 있는 영역 기준으로는 2배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의 가격은 아이패드 에어의 가격보다도 더 저렴합니다. Wi-Fi 모델 기준으로 499,000원부터 시작하며 셀룰러 모델은 669,000원부터 시작합니다. 물론 7.9인치 화면 자체가 태블릿을 구매하려는 사용자들에게는 작다고 느껴질 수 있고, 이것이 새 아이패드 미니 판매량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이 화면 크기가 꼭 마음에 드는 분들이라면 새 아이패드 미니는 분명히 만족스러운 기기가 될 것입니다.
총평
애플이 갑작스럽게 업데이트한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는 아이패드 라인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매력적인 제품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번에 아이패드 라인업의 업데이트를 예상하긴 했지만 9.7인치 아이패드 모델이 정비되는 정도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이번 아이패드 업데이트는 그보다는 훨씬 더 충격적인 소식이었습니다. 두 제품이 출시되면 좀 더 자세한 리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멋지게 정비된 아이패드 하드웨어 라인업이 더 빛날 수 있게 해 줄 iOS 13을 기대해 봅시다.
필자: Jin Hyeop Lee (홈페이지) 생명과학과 컴퓨터 공학의 교차점에서 빛을 발견하고 싶습니다. DrMOLA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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