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이 한 달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올해 가을에 나온다는 맥용 "Reeder" 차기 버전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최근에 출시한 iOS용 Reeder 2에 제작자의 모든 역량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은데, 한때 맥용 Reeder를 애용했던 입장에서는 새 버전 출시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Reeder를 제외하면 현존하는 맥용 RSS 프로그램 중에서는 단연 ReadKit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맥 앱스토어에서 평소보다 70% 저렴한 가격인 1.99불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ReadKit은 처음 출시됐을 당시에만 하더라도 Instapaper, Pocket, Readability, Pinboard 같은 '나중에 읽기' 서비스와 연동해서 쓸 수 있는 북마크 앱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중반 자체적으로 RSS 리더 기능을 지원하면서 두 기능을 한데 아울러 관리할 수 있는 강력한 통합 RSS 리더 프로그램으로 거듭났습니다. 앱 자체적으로 RSS 피드 구독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설치형 RSS 리더 프로그램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포스트 구글 리더를 노리는 Feedly, NewsBlur, Feed Wrangler, Feedbin 같은 유무료 온라인 RSS 서비스와 데이터를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마음에 드는 기사를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파리 읽기 목록, 에버노트 등으로도 내보낼 수 있습니다. 피드 검색 기능도 검색 속도는 느리지만 확실히 작동하며, 특정 단어나 주제를 포함한 기사는 스마트 폴더로 보관함에서 솎아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온라인 기사를 구독하고 수집하고 관리하고 정리하는데 최적의 통합 솔루션입니다. 앱의 겉모습과 기사가 표시되는 부분도 다양한 테마 중에서 하나를 입히거나 사용자 지정 기능으로 입맛에 맞게 꾸밀 수 있습니다.
물론 단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워낙 방대한 서비스를 지원하기 때문인지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인데, 이는 웹 서비스 상태와 API의 성숙도와도 관련이 있는 것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안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BTT나 jiTouch 같은 외부 제스처 지원 프로그램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마우스/트랙패드 지원을 비롯해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이 다소 미흡한 것이 ReadKit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Reeder의 훌륭한 대체재가 나타났지만 여전히 Reeder가 그리운 것을 보면 앱을 사용하는 데 있어 감성적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구독 중인 사이트의 숫자가 얼마 되지 않거나 '나중에 읽기' 서비스를 특별히 이용하시지 않는다면 RSS 서비스 업체의 웹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이용하거나 ReadKit보다 가벼운 RSS 프로그램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RSS 구독 규모가 상당한 편이라 보다 체계적으로 피드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시는 분들은 현재로서는 ReadKit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Reeder 이후 현존하는 맥용 RSS 리더 프로그램을 거의 다 둘러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앞으로 나올 맥용 Reeder 차기 버전이 ReadKit으로 눈이 높아진 고급 유저의 눈을 돌릴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앞 문장의 '현재로서는'이라는 전제조건도 굳이 붙일 필요가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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