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 X 요세미티를 비-레티나 맥으로 구동할 때 볼 수 있는 "버그 아닌 버그"가 있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시스템 아주 깊숙한 곳에 숨어 있지 않고 눈에 띄는 곳에 아주 당당히 위치해 있습니다. 창의 좌측 상단에 있는 빨간색 버튼 위에 커서를 놓으면 창닫기를 의미하는 'X' 표시가 나타나는데, 비-레티나 맥에서는 이 'X' 표시가 왼쪽으로 살짝 치우쳐 있습니다.
* 중심에서 벗어난 'X' 표시
접사 렌즈로 확대해 보면 차이가 확실히 드러나는데요, X 표시가 왼쪽으로 1 픽셀 정도 어긋나 있습니다. 반면에 상하 여백은 거의 일정한 모습입니다. 아무튼, X 표시의 좌∙우 여백 다르니 눈으로 볼 때도 이 차이가 나는 것이죠. ▼
* 접사 렌즈로 X 표시를 확대해서 촬영한 사진
"디테일을 추구하는 애플이 이런 실수를 하다니! 말도 안돼" 라고 놀라실 수도 있지만 사실 이 현상은 빨∙청∙녹 3개의 서브픽셀로 색상을 표시하는 디스플레이의 구조탓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빨간색 서브픽셀이 파란색이나 초록색 서브픽셀보다 상대적으로 왼쪽에 있으면서 빨간색으로 그려지는 X 표시도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입니다. 왜곡이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만 발생하는 이유도 이 서브픽셀들의 순서 탓인 것이죠. ▼
* 서브픽셀의 위치에 따라 4가지 방식으로 구분되는 현대의 LCD 디스플레이
따라서 이 현상은 화면 상에서 특히 도드라져 보이고, 스크린샷을 확대해서는 제대로 확인하기 힘듭니다. 마치 스크린샷으로는 불량화소나 화면밝기 비균일 문제를 담아낼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
결국 중심에서 벗어난 X 표시는 안경의 색수차나 착시 현상, 애플 디자이너의 실수, 또는 그래픽 버그가 아니라 디스플레이 구조와 서브픽셀 렌더링 방식 때문에 생기는 어쩔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럼 해결 방법은 없냐구요? 애플이 신호등 색상을 바꿀리 만무하니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은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맥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 밖에 없다는 허무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도 X 표시가 미묘하게 왼쪽으로 치우쳐 있기는 하지만, 서브픽셀이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촘촘하게 밀집되어 있으므로 눈에 확 띄진 않습니다. ▼
* 레티나 디스플레이 vs. 일반 디스플레이
레티나 맥북프로나 최근에 나온 레티나 아이맥 구매를 유도하는 애플의 숨은 꼼수일까요? 아무튼, OS X 요세미티의 기본 서체와 텍스트, 아이콘 등도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 더 미려하고 깔끔하게 표시되겠다... 기기 업그레이드를 몇년간 미뤄오신 분들이라면 슬슬 지갑을 여실 준비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매버릭스까지만해도 구간구간 어색한 부분이 눈에 보였는데 OS X 요세미티는 맥 운영체제가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거의 완벽히 대응하기 시작했으니 말이죠.
이번 포스트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Robbert Bloem' 블로그에 상세 분석 글이 올라와 있으니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 Robbert Bloem - The off-center close button
관련 글
• 아난드텍 레티나 맥북프로 리뷰 - 노트북 디스플레이의 제왕
• 쿠도블로그의 Retina-Ready 시스템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