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민족의 대명절 설이 찾아왔습니다.
음력으로는 1월 1일인데, 양력으로는 보통 1월 말에서 2월 사이죠. 그러고 보니 정월대보름은 2월 5일이군요. 작년에는 2월 14일이었는데, 며칠 빨리 보름달을 보겠군요. 할머니 생신도 설 근처였던 것 같은데 날짜가 가물가물합니다. 작년에 메모해 둔 것이 있으니 찾아보고 잘 적어놔야 겠어요.
이처럼 우리나라는 양력과 음력을 같이 사용하는 몇 안되는 나라입니다. 그 때문에 새해 인사를 두 번이나 주고 받고, 중요한 사람의 생일을 깜빡하는 실수도 늘상 벌어집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난 이상, 또 외국인이라도 한국에 산다면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행히 시대가 좋아지면서 굳이 종이로 된 달력을 꺼내 보지 않아도 컴퓨터로 중요한 일정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맥 운영체제 안에도 캘린더 앱이 마련돼 있어 1년 동안 이뤄지는 여러 일정을 한눈에 조감하고, 또 미리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특히 OS X 10.9 매버릭스와 요세미티부터는 한국의 주요 공휴일과 기념일도 캘린더에 표시할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됐습니다. 이전에는 사용자가 일일이 다 공휴일을 입력해야 했는데 세상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이 옵션을 사용하더라도 설이나 추석 같은 주요 명절만 캘린더에 뿌려줄 뿐 음력 날짜 하나하나가 캘린더 상에 표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음력 생일이 3월 1일인 사람의 생일을 캘린더에 입력하려면 여전히 인터넷이나 수첩을 뒤져 양력 날짜를 찾아야 합니다.
1. OS X에 내장된 캘린더를 통해 음력 달력 보기
이전부터 많은 곳에서 소개된 방법이지만, 새로 맥을 접하는 분들을 위해 맥용 캘린더 앱에 음력 달력을 추가하는 방법과 음력 생일을 반복 입력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OS X 요세미티와 iOS 8을 시작으로 중국식 음력(중국력)을 지원해 별다른 설정 없이 캘린더에서 음력 날짜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음력 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미묘한 날짜 차이가 발생합니다. 중국 음력상으로는 5월 21일인데, 한국 음력 날짜는 5월 20일수 있는 것입니다.
➥ 참조: 한국-중국 음력 날짜 차이 비교표
몇 년에 한번씩 발생하는 차이라서 평상시에는 큰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어떤 해에는 부모님 생신을 놓치는 큰 사건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늘 한국식 음력을 보려면 가급적 다음 방법을 사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캘린더 사이드바를 이용해 쉽게 켜고 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1. 캘린더를 실행하고 메뉴 막대 ▸ 파일에서 '새로운 캘린더 구독...'을 선택합니다. ▼
2. 캘린더 URL 필드가 열리면 아래 경로를 입력하세요. 구글 캘린더가 제공하는 '음력 및 24절기' 달력(.ics)을 구독할 수 있는 주소입니다. 캘린더 파일을 다운로드 받지 않고 이렇게 구독하는 이유는 매년 캘린더가 자동 갱신돼 한번 추가하면 따로 관리가 필요 없다는 점입니다. ▼
http://www.google.com/calendar/ical/2oukaib1orcd1av7ufj8qec2b8%40group.calendar.google.com/public/basic.ics
3. 캘린더 구독 정보를 설정할 수 있는 대화상자가 열립니다. ▼
캘린더 이름은 원하는 것으로 바꿔도 무방하지만 위치는 가급적 'iCloud'를 선택하세요. 아이클라우드를 선택하면 맥뿐만 아니라 같은 계정을 사용하는 iOS 기기에서도 음력 달력이 자동으로 추가돼 편리합니다. ▼
4. 사이드바에 음력 달력이 추가되고, 1주일 간격으로 음력 날짜를 캘린더에 뿌려줍니다. ▼
캘린더 앱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타사 응용 프로그램에서도 음력 날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예시 속의 앱은 메뉴 막대를 통해 달력을 볼 수 있는 'Fantasical'이라는 앱입니다. ▼
이제 이 음력 날짜를 참고해 중요한 기일이나 일정을 캘린더에 입력하면 됩니다. 아참! 음력은 양력과 다르게 29일과 30일이 번갈아서 쓴다는 것 알고 계시죠? :-)
2. Lunar를 이용해 음력 일정 반복 입력하기
음력 일정의 특징이라고 하면 매년 반복되는 행사가 주를 이룬다는 점입니다.
우리 명절도 그렇고, 음력 생일도 그렇죠. 부모님 중 한분이 제사를 음력으로 기억하고 계시다면 음력으로 제사를 지낼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말이나 매년 초하루에 맘먹고 한해 모든 음력 일정을 달력에 적어둘 때가 많습니다.
음력은 윤달 때문에 반복 입력이 매우 어렵다고 하는데, 'Lunar'라는 유틸리티를 이용하면 캘린더에 음력 일정을 매우 간편하게 반복 입력할 수 있습니다. 몇년 전에 'felaur'님이 제작, 공개하신 툴인데 현재는 개발이 중단되었지만 최신 맥 운영체제에서도 호환성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Lunar 홈페이지가 닫히는 바람에 공식적인 루트로는 다운로드가 불가능하여 개인적으로 백업해 놓은 파일을 공유합니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제목과 음력 날짜, 캘린더를 선택하고 생성 단추만 누르면 됩니다. 이때 기존의 캘린더와 섞이면 관리와 일정 확인이 어려우므로 가급적이면 음력 이벤트 전용 캘린더를 따로 만드시는 게 좋습니다. ▼
자. 이제 할머지 생신 때 잊지 않고 안부 전화 드릴 수 있겠군요. 올해도, 내년에도 문제 없을 듯합니다. 겸사겸사 부모님 음력 생일도 2050년까지 넉넉히 입력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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